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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아침에 비가 안 오는 것 같아서 운동복 챙겨입고 나갔는데 비가 보슬보슬 내리고 있었다. 덥지도 않고 촉촉하니 기분이 좋았는데 희한하게 달리기 시작하니까 비가 그치고 습기는 그대로인 상태에서 해가 뜨니까 기온이 높아졌다. 구름을 뚫고 태양열이 땅을 달구는데 덥혀진 공기는 구름에 막혀서 한증막을 만들어내는 조화… 하아… 역시 여름 러닝은 고난이로구나. 그래도 지난번보다 호흡이 훨씬 편해졌고, 목도 거의 안 아팠고 가래도 안 끓었다. 코로나놈이 이제 몸에서 완전히 나가려는 듯? 후유증은 제발 여기까지만이었으면 한다. 달리기 하고 돌아오는 길에 비가 또 내렸는데 빗방울이 몸에 닿는 느낌이 어찌나 상쾌하고 좋던지. 다음에는 비가 적당히 오면 그냥 나가서 뛰어야겠다. 달리다 보면 호흡이 가빠지고 잠깐 멈추고 싶을 ..
심각한 후유증은 없는데 좀 거슬리는 후유증이 남았다. 1. 살이 빠졌는데, 자꾸 더 빠짐 자가격리하는 일주일 내내 먹고 자고 먹고 자고 정말 잘 먹고 잘 잤는데 살이 좀 빠져있어서 근육이 빠졌나? 했는데 운동을 재개했는데도 오늘 보니 살이 더 빠졌다. 몸무게 앞자리가 바뀐 것뿐만이 아니고 중학생 때 이후로 처음 본 몸무게를 기록했다. 몸이 바이러스랑 싸우느라 개고생한 듯. 살집이 좀 있어야 체력도 잘 붙을텐데 이런이런… 몸보신을 좀 해줘야겠다. 2. 운동할 때 힘이 안 붙음 자가격리 마친 다음날 뛰었을 때도 뭔가 몸에 근육이 붙는 느낌이 아니라 몸이 좀 흐물흐물한 느낌이었는데 오늘도 좀 그랬다. 처음부터 끝까지 땀은 엄청 흘리고 숨은 차는데 허벅지 근육이 펌핑이 안 되는 것 같음. 복근운동도 좀만 해도 ..
드디어 자가격리가 끝나고 한번 나가서 뛰어봤다. 일주일동안 거의 일생동안 못 잤던 잠을 다 끌어온 듯이 잠만 잤더니 여기가 꿈인지 생신지, 몸이 다 나은건지 어떤건지도 잘 모르겠더라. 일단 무리하지 말고 5킬로만 뛰자하고 나갔는데… 하… 역시 힘들구나. 지독한 바이러스다 참. 그렇게 먹고 자고 먹고 자고만 했는데도 몸을 꽤 망가뜨려놨음. 속도가 문제가 아니고 뛰는 내내 몸이 흐물거리는 느낌? 힘이 안 붙고, 속도 쓰려서 신물 올라오고, 그냥 억지로 관성으로 겨우 뛰었다. 회복된 후에도 후유증이 좀 남고 컨디션이 어떤 사람은 50%도 안 올라온다고 하던데 앞으로가 걱정이다. 운동을 하든 보양식을 먹든 좀 끌어올려봐야지. 어쨌거나 이제 면역력이 생겼으니 당분간은 안 걸리겠지. 몸이 시험 때까지만 잘 버텨줬음..
코로나 확진 됐을 때 근육통이 온몸을 두들기는데도 그동안 쌓아놓은 체력이 버텨준다는 느낌이 들었었다. 하루이틀 약 먹고 잘 잤더니 잔기침 좀 나는 것 말고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 역시 러닝 최고! 코로나 자가격리는 체력이 괜찮은 성인한테는 병마와 싸우는 게 문제가 아니라 심리전이 문제인 것 같다. 아무리 혼자 다닌다고 해도 도서관에 가면 매일 출근 도장 찍는 사람들이랑 내적 친분도 좀 쌓고, 지하철 타고 오가면서 사람 구경도 좀 하고, 사람들이 대화하는 것도 자연스럽게 듣게 되고 그래서 외롭다는 느낌이 별로 안 드는데, 자가격리를 하면 그런 것에서마저 고립이 되니 그야말로 외톨이 중에 외톨이가 되는 것. 처음에 틀어박히면서 얼마나 외롭고 심란할까 걱정 했는데 아직은 다행스럽게도 우울하고 무기력하고 그렇지..
코로나가 한창 유행일 때는 회사에 다니고 있어서 사람들 만나고 점심 저녁 밖에서 먹고 잘 돌아다녔는데도 말짱하더니, 요즘엔 시험 공부한다고 그야말로 외톨이 생활을 했는데 코로나 양성이 나왔다. 슈퍼 유전자 이런 건가? 나름 안심하고 있었는데 사람 접촉도 안 하고 걸려버렸으니 슈퍼는 커녕 완전 열등 유전자고 그 전엔 걍 운이 좋았던 듯. 코로나 걸리면 목 아픈 게 보통 때랑은 달라서 딱 안다던데 난 그런 것도 아니고 목이 좀 잠기고 칼칼하다 근육통이 와서 혹시 싶었다. 근육통도 평소 몸살 기운보다는 덜했는데 그래도 찜찜하니 검사나 받자하고 병원 갔더니 양성이 딱 떴다. 약 먹고 하도 많이 잤더니 몸 상태는 개운한 게 그냥 뛰어도 될 것 같긴 한데 아직 격리 중이라 달리기도 못함ㅠ 엄마는 이 기회에 약 먹고..
속도에 신경을 안 쓰고 멋대로 뛰니까 10킬로 뛰고도 숨이 많이 남길래 집에 오는 길에 안 멈추고 언덕 포함 1.5킬로를 한번 더 뛰어봤다. 근데 그렇게 힘들지가 않네? 거리를 좀 더 늘리는 게 어떨까 생각 중. 하프까지는 좀 뛰고 싶은데 지금 페이스로는 2시간 이내에도 못 들어오니까 그게 좀 걸린다.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 먹는 것 같아서. 시험 끝나고나 한번 해봐야 하나 어쩌나 잡생각이 좀 들었다. 어제는 좀 황당한 일을 전해 들었다. 물론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특히 엘리트 집단이라고 분류되는 업종에서는(주로 언론, 미디어) 민주노조 출신들이 집단 내에서 권력을 잡고 나면 악질이 되기도 하는데, 그냥 지 맘에 안 든다고 인사권을 막 휘둘러버림… 심지어 눈치도 안 보고 말도 안 되는 명목으로 트집 ..
시험이 다가오니까 이것저것 다 귀찮아지고 그냥 하루하루 어디 부분 다시 봐야지, 자꾸 까먹는 거 기억 좀 났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 다른 생각들이 싹 밀려나가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달리기도 그냥 체력유지용, 생존형으로 하게 된다. 지난주부터 아~ 기록 재는 것도 귀찮다~~ 그랬는데 오늘은 뛰면서 워치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다. 뛸 때 한 90%는 무념무상이었고, 5%는 망할놈의 과목 하나를 이번주에는 다 씹어먹어버려야겠다는 다짐을 했고(막상 그렇다고 다 외워지지는 않는다ㅠ 읽었으면 머리에 좀 남아라ㅠㅠ 이 돌머리를 어째) 나머지 5%는 조성진 찬양을 했던 것 같다.(라흐 3번은 들을수록 미친 연주라는 생각이… 첫 소절부터 지상에 내려앉은 천사가 머릿속에 떠오름) 그렇게 되는대로 숨 안 차고 편안하게 발..
토요일에 학원 다녀와서 집에 있던 치킨을 두 조각 뜯고 스터디카페에 갔는데 소화가 하나도 안 됐다는 느낌이 마구마구 들었다. 그래도 다음날 모의고사 쳐야 하니까 좀 참고 공부를 했는데 그러지 말걸 그랬어. 장염으로 발전했잖아. 결국 다음날 학원도 못 가고 아침 굶고 스터디 카페 가서 아픔을 참아가며 모고만 풀어서 온라인 첨삭 신청하고, 엄마가 북어국 끓여줘서 맛 좀 보고 쇼파에 풀썩 앉았는데 그길로 쇼파에서 잠을 자기 시작해서 오후 내내 자고, 저녁에 잠깐 일어났다가 초저녁에 또 자고, 그 다음날 오전에 늦잠까지 자고, 도서관 가서 오후 내내 또 졸고 그렇게 내리 이틀을 병든 닭처럼 꼬박꼬박 졸았는데(앉아서도 그냥 잠깐 졸았다기 보다는 엄청 깊게 잠들었다.) 어제 아침에 일어나서야 느꼈다. 와 이게 묵힌..
이슬아 작가가 20대 초중반 글쓰기를 가르치는 일에 용감하게 뛰어든 연유부터, 글쓰기 교사를 하면서 만났던 사람들과 글쓰기에 대한 작가의 견해를 엮어낸 책이다.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지겨울 때 서고에 가서 그때그때 맘에 드는 책을 골라서 야금야금 읽는데, 박경리, 박완서 같은 대작가들 책을 좀 읽다보니 한편으로는 좀 피곤해서(박경리 선생은 돌아가시지 않았다면 찾아가서 한번 여쭙고 싶다. 왜그렇게 등장인물을 못 살게 구시냐고ㅎㅎㅎ 하나같이 운명이 참 얄궂어서… 박완서 선생은 사람 참 낯부끄럽게 하는 데 일가견이 있으시고ㅎㅎㅎ 차마 쪽팔려서 꺼내기 힘든 속마음을 왜 자꾸 들추세요;;) 가벼운 에세이를 찾아보게 됐다. 그러다 우연히 만난 이슬아 작가.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크게 관심은 없었고 언젠가 한번 기회되..
어제 잠들기 전에 날씨를 확인 했더니 오늘 오후에나 갠다고 해서 아예 포기를 했는데 눈 딱 떠보니까 창밖이 훤한 게 뭔가 느낌이 좋았다. 비가 안 오는 걸 확인하고 옷도 갈아 입었는데, 아 몸 컨디션은 너무 안 좋았다. 술 마신 다음 날 아니면 해 본 적 없는 쇼파에서 뒹굴기를 잠깐 하다가 일단 운동 하고 늘어지자 싶어서 나갔다. 컨디션이 안 좋으니 7k만 뛰자고 런데이 설정하고 휘적휘적 뛰는데, 어쩐지 뛰다 보니까 컨디션이 쭉쭉 올라오는 느낌이 드네? 그래서 7k 휘리릭 뛰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1km 채 안 되는 언덕에서 모자라는 양을 채웠다. 매번 뛰러 나갈 때는 마지막에 언덕에서 마무리하자고 생각하는데 뛰다보면 힘들어서 그냥 천변에서 러닝은 마무리 하고 언덕은 걸어오곤 한다. 오늘보니 언덕 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