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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인구 고작 4700만명이 우리나라 3배 크기 영토에 흩어져 사는 스페인이란 곳은 참 부러운 나라다. 대서양과 지중해를 낀 반도국가에 해발 3000m가 넘는 산지가 넓게 펼쳐져 있고, 평지도 많아서 농사 짓고 가축 키울 대지도 넓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지중해 연안은 대체로 기후도 온화하지만 해산물이 넘쳐난다. 고기는 말해뭐해. 이베리코 흑돼지 세계적으로 유명하잖아…거기에 가우디, 피카소, 달리, 호안미로 같은 유명 건축가와 예술가의 작품이 도처에 있다. 이슬람 지배 기간이 길어서 독특한 양식의 문화유적도 많다. 그래서 스페인 8박 일정은 참 짧다. 그렇다고 일정을 늘릴 수도 없고… 엄마의 체력을 믿고 좀 빡빡하게 짜봤다.(이번에 이렇게 해서 후회 했으니 담부턴 훨씬 널럴하게 짜야지… 어차피 바르셀로나..
우리 엄마가 좋아하는 티비 프로그램과 채널은 정해져 있다. 뉴스는 엠비씨만 본다든가, 트로트 경연은 엠비엔만 본다든가. 그렇지만 채널을 가리지 않고 시청하는 프로그램은 단연 여행 관련 내용이다. 걸어서 세계속으로와 세계테마기행은 최최애와 최애! 톡파원25시라든가 현지 거주민이 소개하는 다른 프로그램들도 채널 돌리다 걸리면 꼭 보는 편이고, 연예인들 놀러가는 건 물론이고 다문화 고부열전도 거의 매주 챙겨본다. 그러니까 국가를 가리지 않고 다른 나라가 나오는 프로를 좋아한달까. 그 프로그램들을 보면서 엄마가 항상 아쉬워하던 게 아빠랑 주로 패키지 여행만 다니다 보니 티비에서 소개하는 맛있는 걸 다 못 먹고 왔다는 점이었는데, 그 때마다 나는 “그러게, 나랑 낑낑이(내 동생)가 가자고 할 때 같이 갔으면 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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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친구가 어차피 얼굴 보는 김에 여의도에서 보자길래 대에충 4시는 너무 빠듯하고 3시 즈음 보자고 약속한 다음 길을 나섰다. 지하철 타고 가는 길에 일찍 나선 친구한테 연락이 와서 당산역에서 9호선을 못 타겠으니 그냥 걸어가겠단다, 그래? 그러면 나는 여의나루에서 내릴테니 한강공원에서 접선하자고 합의를 했다. 근데 종로3가에서 책 읽다가 헐레벌떡 환승을 했는데, 경로의존성에 따라 나도모르게 1호선으로 갈아타버렸다. 3년동안 그 경로로 학원을 다녔더니 몸이 저절로 움직여버림; 돌아가느냐, 신길역으로 가서 어디 중간 지점을 다시 찾아볼까 고민하다 종각에서 내려서 광화문까지 따릉이로 이동했는데, 아이고야 거긴 또 데시벨 조절을 하지 않는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서울 시내 노인이란 노인은 다 모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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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까지 놀러와서 맛집 탐방 다니고 그럴 상황이 아닌 것 같다. 출도옹~!!!!!내란 범죄자 즉각 체포!!!!! 탄핵 하라~!!!!지역이 지역인지라 한줌단이면 어쩌나 했는데….뚜둥!!!!!!부산 쏴라있다!!!!!
공군이 계엄 상황을 신속하게 공유 받아서 계엄군이 국회에 의원들보다 먼저 도착했다면?계엄군이 여야당 대표와 국회의장을 체포, 구금 했다면?(실제로 체포조와 저격수가 현장에 있었고 계엄군은 창문을 깨고 국회 진입을 시도 했다.)계엄군과 국회 앞 시민들과 유혈 사태라도 벌어졌다면?(계엄군은 무장했고 실탄도 있었다. 군사 병원에 전시 분류작업 지침이 내려왔다.)이 상황을 합헌으로 조작하기 위해서 실제로 북한에 총이라도 한 발 날렸다면?(군사경찰이 양구군청부터 접수했고, 전방 군인들에게는 유서를 쓰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이틀 전부터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만약에'를 상상하다보면 혼이 빠질 것 같다. 4.19를, 5.18를 영상, 사진으로, 다양한 증언집과 소설이나 영화로 생생하게 알고 있는 사람에게 이런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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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브레이크가 얼더라. 어떻게 알았냐면, 오늘 아침에 자전거 브레이크가 얼어서 ㅈ될뻔 했거든.오늘도 출근용 복장으로 반소매 티셔츠, 그 위에 지퍼달린 저지, 그 위에 경량 패딩, 그 위에 누빔 패딩이 들어간 바람막이를 딱 갖춰 입고, 터치용 얇은 장갑 위에 딥윈터용 자전거 글러브를 딱 끼고, 귀까지 비니 딱 당겨쓰고, 넥워머 코까지 딱 올려 쓰고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내리막을 달려갔다. 그렇게 지하철 역도 지나고 창릉천 초입까지 잘 갔는데 어? 브레이크가 뻑뻑하네? 싶더니 점점 자전거가 잘 안 나가… 내려서 확인 해보니 브레이크가 바퀴를 물고 안 떨어진다ㅠ 레버도 당겨도 보고 브레이크 잡아 열어보고 했는데 움직일 생각을 안 하고ㅠㅠ 브레이크가 안 잡히면 살살 타고 가겠는데 잡힌 브레이크가 안 풀리니까..
을 읽고 나니 작가의 다른 책인 가 너무너무 궁금해졌다. 혼자서 박경리 소설 릴레이 읽기 시즌으로 정하긴 했으나 잠깐 미뤄두고 이 책을 들었다. 서평으로 워낙 유명한 작가이니 분명히 읽을만한 가치가 있으리라...에서 느꼈던 것처럼 역시 필체가 좋다. 문장이 단도직입적이라 경쾌하고 하나의 글에 다양한 소재를 끌어다 쓰고 있음에도 안정감이 느껴진다. 물론 내용이 가끔 너무 널뛰기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지만 짧은 분량 내에 많은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그랬겠거니 넘어간다. 본인의 경험담과 작가를 둘러싼 사회 환경이나 작품의 배경을 함께 곁들이면서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내용 소개도 해주니 글 하나를 읽으면 최소한 3가지의 다양한 간접경험을 할 수 있다. 이 책의 유일한 문제는, 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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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이었다.” 이 문장을 머리 속 이미지로 그려보자면, 바로 오늘 서울 풍경을 떠올릴 수 있겠다. 집에서 나오니 온통 눈 밭, 사람들이 지나가며 밟아 놓은 눈 위로 또 눈이 쌓이고 있었다. 나무가 우거진 곳은 그야말로 흰 터널이 됐다. 창릉천과 북한산이 눈을 뒤집어 쓴 모습도 절경이었다. 단풍이 지기 전에 폭설이 내리니 나무들이 무게를 못 이기고 여기저기 부러지고 내려앉아 있었다. 안타까운 마음과 단풍과 눈이 어우러진 멋진 광경에 감탄하는 마음이 교차했다. 동네 아이들이 8등신 눈사람을 만들었다. 너무 기분 좋아서 붕어빵을 나눠주고 왔다.
매일 블로그에 글을 하나씩 올리는 이유는 티스토리 오블완 챌린지 때문이다. 뒤늦게 이런 챌린지를 알게 되어서 어차피 21일을 채우지는 못하고, 어제까지 백화점 상품권 응모 기회는 잡았다.뭐 대단한 걸 주는 것도 아니지만 이 참에 매일 쓸데 없는 글이라도 하나씩 올리다 보면 일상에서 글감을 생각해두게 될 것 같았다.한 열흘 해보니,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문득문득 쓸 말이 막 머릿속을 둥둥 떠다니는 때가 있고, 오늘처럼 아무런 생각이 없는 날이 있다. 그렇지만 이렇게 아주 짧은 글이라도 남긴다. 필체를 좀 바꾸고 싶은데 이렇게 매일 뭐라도 조금씩 쓰면서 실험을 해나가고 싶어서. 무라카미 하루키는 매일 정해진 분량만큼 글을 쓴다고 하고, 이슬아는 일간 이슬아를 쓰면서 매일매일 거르지 않고 글을 보냈다..
2년 전에 산티아고 순례길 가기 전에 스페인어를 좀 알고 가야겠다 싶어서 듀오링고를 시작했는데 벌써 795일을 돌파했다.795일이나 공부한 것치곤 실력이 너무 일천해서 민망하긴 하지만 그래도 가끔 TV에서 스페인어가 나오면 어? 스페인어다! 어?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단어도 있다! 같은 감탄문 정도는 날릴 수 있을 정도가 됐다. (2년 넘게 한 것 치고는 참 초라하구나.. )스페인어는 전세계에서 영어, 중국어, 힌디어 다음으로 4번째로 많은 인구(5억4830명)가 사용하고 있고, 모국어 국가 순위는 2위(31개국)다. 그리고 포르투갈이나 이탈리아에서도 스페인어가 어느정도 통한다고 하고 남미 여행을 하려면 필수로 좀 배워둬야 하는 것 같다. 나는 언젠가 의 배경이 된 칠레의 이슬라네그라에 꼭 갈 것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