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자전거 브레이크도 언다 본문
자전거 브레이크가 얼더라. 어떻게 알았냐면, 오늘 아침에 자전거 브레이크가 얼어서 ㅈ될뻔 했거든.
오늘도 출근용 복장으로 반소매 티셔츠, 그 위에 지퍼달린 저지, 그 위에 경량 패딩, 그 위에 누빔 패딩이 들어간 바람막이를 딱 갖춰 입고, 터치용 얇은 장갑 위에 딥윈터용 자전거 글러브를 딱 끼고, 귀까지 비니 딱 당겨쓰고, 넥워머 코까지 딱 올려 쓰고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내리막을 달려갔다.
그렇게 지하철 역도 지나고 창릉천 초입까지 잘 갔는데 어? 브레이크가 뻑뻑하네? 싶더니 점점 자전거가 잘 안 나가… 내려서 확인 해보니 브레이크가 바퀴를 물고 안 떨어진다ㅠ 레버도 당겨도 보고 브레이크 잡아 열어보고 했는데 움직일 생각을 안 하고ㅠㅠ 브레이크가 안 잡히면 살살 타고 가겠는데 잡힌 브레이크가 안 풀리니까 그냥 무쓸모 자전거가 되버림. 얼른 가서 죽 끓여야 하는데! 오늘 생일잔치날이라 가뜩이나 바쁜데!! 아침 천변에는 지나가는 사람도 없고 들어줄 사람도 없는 허공에다 화를 내다가 결단을 내렸다. 버리고 간다.
대중교통을 타러 가기까지는 너무 먼 거리, 그렇다고 뛰어가자니 또 먼 거리를 어찌 가나 싶어 택시가 지나갈 리 만무하지만 혹시나 하고 택시를 불러봤는데 예상과 달리 곧바로 택시가 잡혔다. 바로 앞 동 아파트에서 출근하러 나오는 택시 기사님이 있었다. 복 받으세요. 당신이 오늘의 은인이십니다.
자전거를 타면 천변으로 다이렉트로 가기 땜에 차도로 둘러가는 거나 자전거 타는거나 비슷했다. 택시비만 깨짐ㅠ 요즘 택시비 왜이리 비싼지… 택시를 바로 타서 좋았지만 경제적으로 좋지 않음.
돌아오는 길에는 자전거포까지 언제 끌고가나 한숨 푹푹 쉬면서 걸어가서 자전거를 찾았는데 해 뜨고 날 풀리니까 브레이크도 녹았는지 잘 들어서 그냥 타고 왔다.
오늘의 교훈: 영하로 떨어지면 자전거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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