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예전 글 (167)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한번 할 때 똑바로 꼼꼼하게, 세심하게, 최선을 다해서, 이걸로 끝내자는 생각으로 하면 두번 세번 수정할 필요가 없잖아?저기... 일도 다 안 끝났는데 퇴근하고 가겠다고 하면 어떡해?오늘까지 마치라고 지시한 일을 내일까지 하겠다고 통보하는 건 어디서 배워먹은 책임감이지?출근 시간 좀 지키세요.일 시키면 일부터 하고나서 친구랑 카톡 하라고.전화해서 물어보면 되잖아? 일을 그렇게 좀 열심히 해봐. (입 속에서만 맴도는 말들...)
1년에 한번씩은 부산에 가는 것 같다. 충동적으로 가는 여행은 보통 가까운 영종도인데 부산은 벌써 두 번이나 뜬금없이 갔다. 작년 새해 일출 보러 한 번, 이번엔 대구 출장 가면서 또 한번. 충동여행이 좋은 점은 좀 더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는 거고 안 좋은 점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것이다. 갑자기 호텔을 예약했더니 너무 비쌌다. 연휴라 더더욱 비쌌다. 남은 방도 몇 개 없는데 평소보다 2~3배씩 받았다. 뭐 어쨌거나 부산은 참 좋다. 갈 때마다 좋다고 생각한다. 바람이 불어도 안 불어도, 비가 와도 날이 맑아도 할 일이 있고 볼거리가 있고 먹을 게 있다!
재작년부터 제주도 갈 일이 갑자기 늘었다. 그 해 여름에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더운 날씨 속에서 자전거를 탔었는데, 그 후로 제주도 갈 일이 자꾸 생긴다. 폭염을 견디면서 끝까지 완주한 데 감복해서 설문도 할망이 복을 주신건가.(고맙수다) 이번에는 바닷가는 안 가고 주로 중산간 위로만 다녔다. 제주도는 몇 번 안 가봤을 때는 바다로만 돌았는데, 좀 익숙해지고 나니 자꾸 산이랑 오름에 오르고 싶다. 주말 내내 제주도에 돌풍을 동반한 비가 올거라고 해서 걱정했는데 의외로 맑았다. 새벽 첫 비행기를 타고 가도 렌트카 찾고 하면 시간이 금세 흘러간다. 렌트카 셔틀 기다리고 키 받아 나오는 데까지 1시간 정도 걸렸다.(제주도 대중 교통 정비 좀...) 8시 반 넘어 차를 받고 바로 영실코스 찍고 내달렸다...
벚꽃이 지면 봄이 다 지나간 것 같은데 실제로는 벚꽃이 지고나면 만개하는 예쁜 봄꽃도 많다. 아산에 간 김에 현충사에 들렀는데 서부해당화가 활짝 폈다. 꽃잎이 겹겹이 나서 한송이 한송이 탐스럽다. 유명한 홍매화가 피는 초봄이나 단풍이 멋드러진 가을에 가는 것도 좋겠지만 4월말 연두빛 현충사 풍경도 나쁘지 않았다. 4월말에 남한산성에 올랐는데 벚꽃, 개나리, 진달래가 여전히 펴 있어서 서울 근교라는 게 믿기지 않을정도였다. 노란 죽단화가 중간중간 포인트가 되고, 조팝나무, 이팝나무도 흩뿌린 듯 하얀 꽃들을 피웠는데 사진을 안 찍었네;; 벚꽃이 가고 나면 역시 철쭉이다. 내가 바로 꽃분홍이다!!! 요즘엔 철쭉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데(우리 집에서 올림픽대로로 나가는 램프도 철쭉으로 뒤덮여 ..
사이트 개설 초기부터 구글 뉴스 색인에 넣으려고 이짓 저짓 다 해봤는데 실패하고ㅠ 그동안 구글의 유료 콘텐츠 전략이 바뀐 덕인지 사이트 개편하면서 SEO 신경 쓰고 구글 tool이랑 연동을 해서 그런건지 이유는 정확하게 모르겠다만 아무튼 드디어 입성했다. 방금 전에 확인하고 나니 이깟 게 뭐라고 눈물이 다 나려고 한다ㅋㅋ 예전 회사에서는 너무도 당연했던 것들인데... 회사가 좋아지고 있다는 느낌이 드니까 힘이 샘솟는다. 내일은 더 열심히 일해야지~~!! 아자!
작년 3월에 발목을 다치고 1년동안 할 수 있었던 운동은 자전거 타는거랑 요가밖에 없었는데, 드디어 등산도 가능할 정도가 됐다. 병원 갔을 때 의사가 반깁스를 해주면서 인대는 자기가 회복하는 거라고 기다려야 한다고 했는데 진짜로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들이 있구나 싶다. 어쨌든 발목 때문에 두 번이나 고생고생 해봤으니 이제는 조심 좀 하자- 북한산은 늘 좋다. 비봉 쪽으로 올라가다 능선에서 향로봉 방향으로 꺾으면 너른 바위가 나오는데, 서울 시내랑 북한산 봉우리들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지난 연말은 그대로 좀 즐거웠다. 12월 초에는 심하게 괴로웠는데 어느새 사르르 풀렸다. 참 사람 일은 알다가도 모르겠는 것. 내년에는 이번 연말보다 쫌만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도.
작년 이맘때 즈음 경주에 갔었는데, 불국사에서 석굴암 올라가는 길 단풍이 정말 멋져서 그걸 다시 보고 싶은 마음에 또 경주로 향했다. 석굴암 오르는 길은 중간까지 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있는데, 위를 보면 형형색색 나뭇잎들이 춤을 추고 그 사이사이로 햇살이 비춰들어 환상적인 분위기다. 또 낙엽 덕에 걷는 길도 울긋불긋, 갖가지 모양과 색깔 나뭇잎들이 겹겹이 쌓여서 돌길을 걷는데도 묘하게 푹신푹신한 느낌이 든다. 올해는 단풍의 절정에 방문을 한 터라 석굴암 가는 길은 아직 단풍이 덜 들었지만 경주 시내 전체가 붉게 물들어서 또다른 흥취를 줬다. 이번에는 2박3일 있었는데, 여기저기 바쁘게 돌아다니지 않고 그냥 슬슬 거닐면서 도시 구경을 했다. 가는 곳마다 경주는 조경을 정말 신경 쓰고 있구나 하는 인상을 받..
지난주에는 워크샵을 갔는데 자꾸 후배들에게 훈계가 하고 싶어졌다.(실제로 몇 마디 하기도ㅠㅠ) 내 삶을 반추해가면서 '쟤들보다 내가 더 힘들었는데 나는 이렇게 저렇게 잘 헤쳐왔고 징징대는 게 보기 싫어!'라는 생각이 든 순간부터 걷잡을 수 없이 꼰대화가 된 것 같다. 이런 생각을 뇌에서 삭제하고 싶다.
정말 오랜만에 블로그가 생각났다. 그동안 정말 뭔가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조차 안 들어서 블로그도 저 기억의 뒤편 어딘가에 있었던 듯.2년 전에 호기롭게 회사를 때려치우고(!라기보다는 두 달동안 내근직으로 좌천-> 지방발령 연타를 맞고 나서 막막한 심정을 안고 떨리는 손으로 사표를 내고 나왔지;;) 새로운 사업을 같이 꾸리고 어쩌고 저쩌고... 그렇게 보낸지 2년 반이 흘렀다. 매 주말 출근에 몸이 바쁜 것도 있었지만 다른 걸 생각할만한 여유가 없었다. 사람 집중력에는 한계가 있고, 내 조막만한 뇌는 몇 가지 일을 살뜰하게 살필만큼 용량이 크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사람이 못 할 일은 없지만 단번에 할 수 있는 일도 없다. 회사든 사람이든 '성장한다'라는 말의 뜻을 이제서야 알게 됐다. 지루한 업무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