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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알량한 힘 따위 믿고(그래봐야 그냥 먼저 태어난 게 권력) 하는 짓이 하도 뻔뻔스러운 인간이 있길래 SNS에 욕을 한마디 했다. 물론 특정 인물을 지칭한 건 아니고 그냥 내 감정을 토로한 것일 뿐. 어차피 연결된 사람은 내 친구들이니 사정 알만한 사람들이 좋다고들 했다. 그런데 다음날 전화를 한 통 받았다. 제발 사람 좀 살리자고 호소하는데 "모르겠다", "혼란스럽다"라고 하다가 결국 외면한 사람이다. 그가 그랬다. "로얄아, 네 기분이 안 좋은 건 알겠고 그 사람이 잘못한 건 맞는데 욕 한건 좀 그렇지 않니? 회사 사람들도 보고 있거든." 언뜻 로얄이를 걱정하는 척하는 그 말을 듣고 당시에는 기분 나쁘게 해드려 죄송하다고 답했지만 나중에 생각하니 더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어려운 일을 함께 하자거나 또..
금오도를 나와 바로 순천으로 향했다. 순천에 가자마자 들른 경자네집. 맛있어ㅠㅠ 남도 음식이 내 입맛보다 좀 짜다는 게 아쉽긴 했지만 식재료가 워낙 좋아서 어딜가나 만족스럽다. 경자네집은 중앙시장 부근에 있는데 3시부터는 문을 닫고 식사를 하신다. 헐레벌떡 찾아갔다. 경자네집에서 나와서 66,67,670 버스 중 하나를 타면 순천만에 갈 수 있다. 해가 저무는 순천만. 봄보다 갈대 키가 높아 더 멋진 풍경. 새들이 열을 지어 왔다갔다 하는데 장관이다. 높이 날아서 제대로 못 찍은 게 아쉽구만. 어쩜 이렇게 강이 미끈하게 빠졌는지.. 꼭 유리가 깔린 것 같다. 새들이 추는 춤을 그대로 비춰준다. 순천만의 노을. 눈물나게 아름답다. 딱 보름이라 가기 전부터 기대를 했더랬다. 갈대밭 한가..
혹시 생각 있으면 오라는 얘기에 "훌쩍 떠나고 싶다는 말 하지만 말고 가고 싶을 때 가자!!" 라고 마음 속으로 두 번 외친 바로 다음날 휴가 내고 남도로 떠났다. 새벽 5시 20분 첫 KTX를 타고 열심히 달렸다. 물론 그 전날 또 술을 왕창 마신 덕에 타자마자 뻗어서 도착할 때쯤 겨우 일어나긴 했지만... 9시 여수엑스포역 도착! "야 너 오라니까 진짜 동네 마실 가듯 쉽게 오냐?"라면서 반겨주는 친구들^^ 배타고 금오도로. 금오도는 목재가 좋고 사슴을 풀어 키워야 해 조선시대에는 봉섬으로 지정했다고 한다. 그 말인 즉슨 사람이 못 살았다는 것. 사람이 살기 시작한 건 120년 전부터라고 택시아저씨가 설명해줬다. 바다다. 남해안이다. 비렁길. 벼랑을 비렁이라고 한다고. 5코스까지 있..
로얄이네 집에 전기 밥솥이 생겼다.(ㅇㄱ선배 감사감사!! +_+) 3인용 꼬꼬마. 귀여운데 밥 하는 시간이 좀 오래걸린다는 게 아쉬움. 할머니 제사 때 집에서 가져온 전이랑 첨 만들어 본 마늘강정, 청량고추 넣고 끓인 너구리. 마늘 강정은 마늘을 노릇하게 구운 다음 고추장, 간장, 물엿 넣고 자작하게 졸이면 짠! 만들어진다. 홍고추로 색깔 더 내고 깨 뿌려 먹으니까 맛있다. 옆단지에 일요일마다 생물 오징어, 낙지, 제철 회 파는 트럭이 오길래 오징어 회를 사왔다. 어찌나 싱싱한지 완전 투명함. +_+ 절반은 오징어볶음. 이것도 난생 처음 해본 거. 마무리는 오징어 라면. 해장용으로 먹은 계란 무국. 이것도 처음 해본 카레다. 장보러 가기 귀찮아서 닭가슴살 통조림, 양파, 올리브,..
졌지만 정말 좋은 사람들을 얻었잖니. 그래서 난 졌다고 생각 안 한다. 선배 그거 정신승리에요. 진 거 맞아요. 우리 졌어. 그게 포기한다는 뜻이 아닌 것 뿐이에요. 야 이렇게라도 해야 버티니까 하는 소리야. 회사 경영진들이 그냥 싫어서 누군가가 해직 당하고, 연봉제+퇴직금누진제폐지+임금피크제+호봉상한제 등 전경련 패키지를 회사가 들고 나왔는데 그래서 이제 안 하겠다던 사람이 굳이 또 한번 본인한테는 별 도움도 안 되는 삶을 1년 더 살겠다고 결심을 했는데...... 속으로는 아, 네 목에 칼 들어와도 아무도 안 지켜줄거야. 당해봐야 알지. 라고... 아니 진짜 속내는 니가 인간이냐. 어떻게 본인에게 유리한 게 뭔지도 판단을 못하는 한심아!! 아니 그보다 더 진짜 마음은 그런 약한 인간들을 돌본다는 자부..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602922&no=39 요즘 웹툰 '송곳'을 보고 있는데, 처음에는 제목이 '낭중지추'를 지칭하는 말인가 했는데 송곳같은 사람들을 비유한 것 같기도 하다. 읽는 사람 처지에 따라 해석돼서 그런가. 요즘 로얄이는 회사에만 가면 송곳으로 찌를데를 찾고 있는 사람들을 착잡한 심정으로 봐야한다. 송곳 3-4회에도 참 다양한 사람들이 회사를 위해 노조원이나 노조원 자격이 있는 사람들을 회유하는 장면이 나온다. "아래위도 없는 놈들" "결국 다 잘려" "싸워서 몇 푼 올려봐야 뭐해. 얘기 잘 해줄테니까 이거나 받아" "애들 졸업도 안 했잖아" "걔 원래 먼저 승진해야 되는데 그거 안 되서" 등등. 참 다양한 말들이 '만들어진다..
클래식 cd나 가끔 사곤 했었는데 다시 cd를 사기 시작했다. 예전에 돈 모아서 카세트 테이프 사고 시디 살 땐 노래도 많이 들었는데 mp3 이후 오히려 노래 듣는 게 귀찮아지다가 폰 앱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기 시작한 다음부터는 거의 음악을 안 듣다시피 하고 살았다. 너무 넘치면 없는 것만 못하다는 게 이런 걸 두고 하는 얘기일수도 있겠다. 일정액만 내면 무제한으로 음악 스트리밍을 해주는 서비스가 편리하긴 하다. 회사에서도 혼자만의 세계에 빠지고 싶어서 스트리밍 서비스로 음악을 듣는다. 그래도 만져지는 무언가로 소장하면 더 애착이 간다고 할까. 예전 사진첩은 가끔 들춰보지만 디지털 파일로 저장한 지난 여행 사진은 다녀온 직후 말고는 한번도 안 열어 본 것도 많다. 유사한 예로, 정재승 교수 강연에..
태지오빠가 돌아오긴 돌아왔구나. 해피투게더 보고 나니 뭔가 묘하게 설레면서 잠이 안 온다.ㅠㅠ "난 널 잊었다고 생각했었어." 에서 "작-은 마음 드리리라~!!"로 바뀐 내맘~ 용케 콘서트에 가게 됐다. ^^V
"사람이 어떻게 그럴수가 있어"라는 말을 말끝마다 하게 되는데 갈수록 "그래 인간들이 그렇지 뭐."라는 말로 대체하고 있다. 일하는 척하던 사람들이 일이 터지니까 뭔가하는 척을 하다가 결국 아무것도 안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리고 "갈등을 서둘러 봉합하고 합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사이 알량한 권력은 사람을 자르고 징계를 통보하고 실제로 움직이는 사람들에게 으름장을 놓는다. 로얄이가 사회에 나와 온갖 부침을 이른 연차에 많이 겪으면서 알게 된 건 어떤 사건이든 터진 직후, 그러니까 이슈가 가장 폭발할 때는 목청 높이던 사람도 하루만에, 아니 몇 시간만에 입장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고 나서 언제나 중간자 역할을 자처하고 끝까지 문제를 해결하고 가겠다는 약자들만 회유하려 든다. 열기가 꺼질 ..
우편함에 두툼한 봉투가 들어 있어서 보니 프랑스에서 편지가 왔다. 무려 정부에서 보낸거라 가슴이 두근두근. 이것이 속도위반 고지서 되시는구나. ㅠㅠ 소매치기 당하고 과속딱지 받고 여행의 여운이 참 길기도 하다. 나름 속도 봐가면서 달린다고 달렸는데 이런 일이. 다시한번 우리 내비에게 감사하면서 조용히 결제를 했다. 과속단속 범칙금 납부팁/ 열어보면 불어로된 종이 세 장이 나오는데 당황하지 말고 첫번째 녹색종이 하단에서 얼마가 부과됐는지 확인하고 (로얄이는 렝스에서 까엔으로 가는 길에서 27km/h를 과속해서 90유로를 때린다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두번째 주황 종이에 씌어있는 www.amendes.gouv.fr 에 접속해서 no. de Telepaiement 번호랑 키(cle)값을 입력하고 마스터나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