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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글/벽 보고 말하는 로얄

긍정적인세상(6)"이제는 화합할 때"

로얄곰돌이 2014. 11. 30. 18:43

알량한 힘 따위 믿고(그래봐야 그냥 먼저 태어난 게 권력) 하는 짓이 하도 뻔뻔스러운 인간이 있길래 SNS에 욕을 한마디 했다. 물론 특정 인물을 지칭한 건 아니고 그냥 내 감정을 토로한 것일 뿐. 어차피 연결된 사람은 내 친구들이니 사정 알만한 사람들이 좋다고들 했다.

 

그런데 다음날 전화를 한 통 받았다. 제발 사람 좀 살리자고 호소하는데 "모르겠다", "혼란스럽다"라고 하다가 결국 외면한 사람이다. 그가 그랬다. "로얄아, 네 기분이 안 좋은 건 알겠고 그 사람이 잘못한 건 맞는데 욕 한건 좀 그렇지 않니? 회사 사람들도 보고 있거든." 언뜻 로얄이를 걱정하는 척하는 그 말을 듣고 당시에는 기분 나쁘게 해드려 죄송하다고 답했지만 나중에 생각하니 더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어려운 일을 함께 하자거나 또는 힘든 사람을 위해 조금도 자신의 시간을 내지 않는 그는 로얄이를 걱정하는 척했지만 사실은 그냥 이렇게 불안한듯한 상황이 싫은거다. 그래서 해고자에게 안쓰러운 표정일랑 지어보일지언정 그를 위해 단 한번도 뭔가를 한 적은 없다.

 

로얄이는 사람이 걱정되면, 또 본인이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를 위해 움직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설혹 내가 불이익을 받을지언정. 작은 조직에서는 그런 사람이 단 몇명만 있어도 부당한 일이 일어나기 쉽지 않다. 

 

비슷한 논리가 로얄이네 회사를 휘감고 있다. "이제는 화합할 때"라는 구호 아래 다들 모여들었는데 그 화합이라는 게 사실상 회사가 원하는대로 해주는 거였던 것 같다. 과반수가 해직자에게 눈을 감은 상황에서는 회사는 더욱 신나게 칼을 휘두르고 있다. 안타깝지만 그럴수록 생산품은 질이 떨어져 가는 게 눈에 보일 정도다. 오늘도 열심히 일하는 척하며 눈알을 굴려대는 인간들을 보니 인간에 대한 환멸이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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