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아직은 외롭지 않아 본문
코로나 확진 됐을 때 근육통이 온몸을 두들기는데도 그동안 쌓아놓은 체력이 버텨준다는 느낌이 들었었다. 하루이틀 약 먹고 잘 잤더니 잔기침 좀 나는 것 말고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 역시 러닝 최고!
코로나 자가격리는 체력이 괜찮은 성인한테는 병마와 싸우는 게 문제가 아니라 심리전이 문제인 것 같다. 아무리 혼자 다닌다고 해도 도서관에 가면 매일 출근 도장 찍는 사람들이랑 내적 친분도 좀 쌓고, 지하철 타고 오가면서 사람 구경도 좀 하고, 사람들이 대화하는 것도 자연스럽게 듣게 되고 그래서 외롭다는 느낌이 별로 안 드는데, 자가격리를 하면 그런 것에서마저 고립이 되니 그야말로 외톨이 중에 외톨이가 되는 것.
처음에 틀어박히면서 얼마나 외롭고 심란할까 걱정 했는데 아직은 다행스럽게도 우울하고 무기력하고 그렇지는 않다.
다만 시간 감각이 좀 무뎌진다는 느낌은 있다. 약 먹고 낮잠을 푹 자길 몇 번 했더니 더 그런 것 같은데, 아이패드로 유투브나 넷플릭스 좀 켜봤다가 공부하려고 책 좀 팔랑팔랑 넘겨 봤다가 운동 좀 하자 싶어서 플랭크나 스트레칭 좀 하고 어쩌고 하면 어느새 해질 무렵이다. 며칠째 반복 중이라 계속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곱씹어 보고, 다음주 모의고사까지 공부 계획도 자꾸 다시 짜보고 그러고 있다.
이제 전범위라 더 열심히 봐야하는데 공부 속도는 도서관에 앉아 있을 때보다 더디다ㅠ 호손효과는 훌륭한 이론입니다. 사람들의 관종의식을 활용해서 작업능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이론으로 만듦ㅋㅋ 어릴 때부터 학교 책상에서나 칸막이 없는 도서관에서 공부가 더 잘 됐던 걸 보면 주목을 받으면서 공부를 해야 확실히 능률이 오른다.
시간이 빨리 갔으면 좋겠기도, 속절없이 흐르지만은 말았으면 좋겠기도 하고… 구구절절 끄적여놓은 걸 다시 읽어보니 아 역시 혼자 있으니까 심란한 게 맞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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