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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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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몸과 마음의 안식처였던 종로도서관이 휴관을 한단다. 올해는 시험 끝나도 어디 놀러도 안 가고 다시 도서관 다니면서 컴활 자격증도 따고, 영어랑 스페인어 공부도 하고 토지도 마저 빌려보고 어쩌고... 하는 계획을 세워놨는데 아쉽게 됐다. 집에서 30분 거리 내에 있는 공공 도서관을 전부 가보고 종로도서관을 아지트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한 게 약 2년 전이다.(그 때는 딱 1년이면 수험이 끝날 줄 알았더랬지. 1년만 해보고 안 되면 말자고 생각했는데... 미련이란 것이 참;;) 종로도서관은 열람실 삼면이 거의 통창 같은 넓은 창으로 돼 있어서 개방감도 좋고 책상도 오크색이라 따뜻하고 안락한 느낌이다. 창가에서 공부하다 고개를 들어 보면 저 멀리 남산 타워랑 키 크고 오래된 나무들을 보면서 눈을 쉴 ..
'저물어 간다'라는 말이 예전에는 뭔가 닳고 기울어지는 느낌이라 싫었는데 가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해가 저물어야 푹 잘 수 있고 또 내일이 열린다는 걸 40년 넘게 경험해서 그런가보다. 2022년이 거의 저문 지금 시점도 꽤 평온한 마음가짐으로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인생에서 곱씹어볼만한 엄청난 실수를 해봤고, 그걸 다시 수습하는 과정을 한 번 더 치러야 하지만 별 수 없다는 생각을 하니 그럭저럭 할만한 것도 같다. 회사를 오가는 규칙적인 생활도 좀 도움이 된 것 같고. 올해 결산을 해보자면, 1) 규칙적인 생활이 주는 안정감을 충분히 즐길 수 있었음. 저녁에 술 안 마시고 집에서 저녁 먹고 빨리 자는 거 정신건강에 매우 좋다. 장이 편안해짐. 2) 내 머리가 아직은 그래도 돌아간다는 대견함 같은 것..
신나게 공부 잘 해놓고 등신 짓거리를 한 덕분에 어이 없이 탈락하고 또 다시 시험 공부를 할 수밖에 없게 된 나. (30대말, 무직) 그런데 작년처럼 마냥 공부만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돈이 떨어졌다. (10년 넘게 일했는데 거지야? 라고 물으신다면... 완전 빈털털이 아니고 당장 생활비로 쓸 수 있는 일반 예금 통장에 든 현금이 없다는 뜻입니다;;) 이제 돈 벌 줄 알고 남은 돈을 스페인 가서 홀랑홀랑 신나게, 재미나게 잘 썼다. 그리고 마침 7년 넘게 잘 쓰던 나의 소중한 그램이 운명을 달리 하셨다. 이번 기회에 진정한 앱등이로 거듭나면서 스타벅스 카공 입장 프리패스도 얻을 겸 맥북에어를 질렀고, 똑같은 거 한 번 더 공부하면 지겨울테니 모의고사라도 보자 싶어서 1월부터 시작하는 종합반을 끊었다...
작년 10월말 퇴사하고 본격적으로 수험생 생활을 시작, 1차를 지나치게 잘 본 와중에 생동차생 답지 않게 모의고사 상위권을 달리면서(네가 이렇게 시건방 떨까봐 하느님이 속도조절 해준거다라는 사람도 있었음ㅠ 타고나게 자신감이 넘치는 데 어쩝니까…) 순조롭게 공부를 해 나갔다. 이틀간 답안지를 열나게, 문자 그대로 좔좔좔좔 외워서 졸라게 부다다다다다다 썼고, 선택과목에서 처음 보는 문제가 나와 좀 당황했으나 그럭저럭 기본 개념을 생각하면서 마무리 하고 시험장을 나왔다. 공부에는 후회가 없었고, 시험은 좀 후회스러운 점이 있었지만 그 정도는 시험 본 사람이라면 하는 후회가 아닐까. 지난주에 합격자 발표를 확인하고 너무 황당해서 입을 못 다물었다. 한 과목이 0점 처리 돼서 다른 과목을 전부 잘 봤음에도 불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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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울 것 같은데 같은데 싶으면서도 깨지지 않던 1시간의 벽을 드디어 뚫었다. 장하다~!! 여행 다녀온 후에 서서히 몸을 좀 만들자고 생각하고, 5k, 7k, 10k로 거리 늘리면서 일주일에 두번씩 뛰고 조깅 후에 100m 전력질주를 해줬는데, 전력질주 했더니 다리에 알도 좀 배기고 그 다음에 뛸 때 좀 더 편해진 느낌이 들길래 운동이 되는구나 싶었다. 10k 안 뛴 날은 돌아오는 길에 있는 언덕도 꼭 뛰어오고. 빌드업이란 것도 흉내내보기도 하고 그랬다. 대단한 훈련은 아니지만 조금씩은 발전한 듯. 작년 9월에 런데이 30분 뛰기부터 시작해서 1년 좀 더 걸렸다ㅠㅠ 오늘은 손기정 마라톤 날! 신청했는지 몰랐는데 문자가 오고, 택배가 오고 그러길래 잠실 운동장으로 나갔다. 1:00 페이스 레이서가 보이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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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책을 살 때 한 권 사서 읽고, 다 읽으면 또 사는 게 안 될까. 오랜 고민이다. 욕심에다 스스로 이 책을 다 읽을 시간이 있을지 객관화가 안 되니까 4~5권씩 사서 2~3권 읽고 또 다른 책들 사서 2~3권 읽고... 그래서 책꽂이에 언제나 읽어야 할 책들이 넘쳐나고, 가끔씩은 내가 그 책을 샀는지 어쨌는지도 잘 기억이 안 나서 주문하려던 찰나에 책장에 꽂힌 걸 발견하는 일도 가끔 있다. '금난새와 떠나는 클래식 여행'은 그런 책이었다. 그 시절에 마침 클래식에 궁금증이 좀 생겼던 것 같은데, 먼저 읽고 싶은 소설책이나 역사책이랑 같이 주문을 하는 바람에 우선순위가 뒤로 밀렸고, 그렇게 10년 넘게 계속 밀리고 밀려난 책. 먼저 펼쳐보는 책이 소설-에세이-사회과학 및 역사 순서이다보니 문화예술 관련..
시험 발표일이 다가올수록 자신감은 수직 하강하고 있다. 1년을 그렇게 외우고 외우고 또 외웠는데 그걸 제대로 못 썼다니...내 답안지만 생각하면 자괴감이 몰려온다. 합격과 불합격 확률을 굳이 숫자로 표현해보자면 49% 합격, 51% 불합격이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일말의 희망을 못 놓고 애 태우고 잠도 잘 못잔다. 시험 전만 해도 이번에 못 붙으면 나는 다시 도전 안 한다! 라는 생각이었는데 다시 책을 뒤적거리는 걸 보면 사람 마음이라는 게 얼마나 갈대 같고 미련은 또 얼마나 인간을 헤매이게 하는가 싶다. 마음을 못 잡고 방황하는 나날이 계속되는 가운데, 무너져가는 정신력을 아예 해머로 때려부수는 짓을 몸소 찾아내서 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대형 면허 시험. 오늘로 벌써 세번째 낙방했다ㅠ 유투브 보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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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는 자신이 이미 겪은 일이기 때문에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데, 미래는 가능성으로만 존재할 뿐이라 조금도 상상할 수 없다는 것. 그런 생각에 인간의 비극이 깃들지요.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과거가 아니라 오히려 미래입니다. -루이 라벨의 말, 고립과 고독의 차이가 생각나는가? 예, 여기 노트 맨 앞에 적어놓았어요. '고립은 자신에 대한 애착에서 생겨나는 것으로 타인을 멸시하기에 비극을 초래한다. 하지만 고독은 우리 자신으로부터도 이탈하는 것이다. 이 이탈을 통해 각 존재는 공통의 시원으로 돌아갈 수 있다.' 살아가면서 인생에 따옴표나 방점이 찍히는 순간들이 있다. 졸업 및 입학, 취업, 퇴사, 만남과 헤어짐, 지금의 내 상황에서는 이번달 말에 있을 합격자 발표. 처음으로 방점을 찍은 후에도 생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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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과 살림을 공짜로 제공하던 엄마들의 시대를 지나, 사랑과 폭력을 구분하지 못하던 아빠들의 시대를 지나, 권위를 쥐어본 적 없는 딸들의 시대를 지나, 새 시대가 도래하기를 바랐습니다. 아비 부의 자리에 계집 녀를 적자 흥미로운 질서들이 생겨났습니다. 이 질서를 겪어볼 기회를 소설에게 주고 싶었어요. 늠름한 아가씨와 아름다운 아저씨와 경이로운 아줌마가 서로에게 무엇을 배울지 궁금했습니다. 이슬아 작가는 낮잠 출판사를 설립해 모부를 직원으로 채용했다. 이슬아는 경제권을 가지고 집안 대소사를 결정하는 가녀장이고, 낮잠 출판사의 사장이자 직원인 복희와 웅이의 고용인이다. 소설은 낮잠 출판사와 세 주인공의 집안 내력, 주변인들의 이야기로 채워진다. 각 캐릭터가 재밌는 사람들이라 깔깔 웃으면서 가볍게 읽을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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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여행 일정은 20일 남짓이었고, 순례길은 11일 걸었다.(중간에 하루치를 기차로 점프했으니 전부 걸었다면 12일 걸렸을 듯) 출발 전에 포르투랑 파티마에서 사흘을 보냈고, 끝나고 마드리드랑 바르셀로나에서 닷새를 보냈는데 혼자 가기에는 좀 긴 일정이었다는 생각이... 혼자 쏘다니다보면 생각보다 쉽게 지치고, 맛있는 걸 푸짐하게 못 먹는 데 대한 짜증도 쌓인다. 해외는 길어도 한 2주 정도 일정으로 좀 아쉽게 다녀오는 게 좋은 듯. #해안길 일정 및 숙소, 괜찮은 식당(몇 개 없지만) 공유. 1일차: 포르투-> 마토지뉴스(지하철 이동) -> 빌라 두 콘데(Vila do conde) 23.2km 포르투 순례길 시작은 포르투 대성당부터지만, 해안까지 가는 데만 하루 걸린다고 해서 새벽에 지하철로 해안길 초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