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장염 핑계로 오랜 피로를 풀다 본문
토요일에 학원 다녀와서 집에 있던 치킨을 두 조각 뜯고 스터디카페에 갔는데 소화가 하나도 안 됐다는 느낌이 마구마구 들었다. 그래도 다음날 모의고사 쳐야 하니까 좀 참고 공부를 했는데 그러지 말걸 그랬어. 장염으로 발전했잖아.
결국 다음날 학원도 못 가고 아침 굶고 스터디 카페 가서 아픔을 참아가며 모고만 풀어서 온라인 첨삭 신청하고, 엄마가 북어국 끓여줘서 맛 좀 보고 쇼파에 풀썩 앉았는데 그길로 쇼파에서 잠을 자기 시작해서 오후 내내 자고, 저녁에 잠깐 일어났다가 초저녁에 또 자고, 그 다음날 오전에 늦잠까지 자고, 도서관 가서 오후 내내 또 졸고 그렇게 내리 이틀을 병든 닭처럼 꼬박꼬박 졸았는데(앉아서도 그냥 잠깐 졸았다기 보다는 엄청 깊게 잠들었다.) 어제 아침에 일어나서야 느꼈다. 와 이게 묵힌 피로 다 풀려고 그런거구나. 그동안 머리가 무겁고 항상 피곤했는데, 머리가 깨끗하게 맑아졌다. 이틀동안 몇 끼 굶고 죽만 먹었더니 몸무게 앞자리도 바뀌어 있고 몸이 가뿐해졌다.
시험 두 달밖에 안 남았는데 이게 뭔 날벼락이냐 이 몸뚱아리가 또 나 놀리고 괴롭히네 싶었는데, 웬걸 오히려 한 박자 푹 잘 쉬니까 더 나은 것 같다. 그렇다고 공부가 예전보다 잘 된다는 건 아니지만 이 느낌만은 참 좋다.
앓는 바람에 러닝을 5일만에 재개했는데 어찌나 개운하던지. 딱 두달 남았으니 신나게 달려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