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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예민하게 살고 싶지 않지만, 일상의 어느 한 부분 한 부분들이 거슬려서 화가 치밀어 오르는 순간들이 있다. 거창한 게 그렇게 화가 나면 그나마 좀 나으련만, 별 중차대한 문제가 아니라서 더 짜증이 나고 답답해서 미치겠다. 그 중에 제일 사소한 것 같으면서도 화는 지나치게 났던 게 지하철 선반 문제다. 언젠가부터 내가 주로 이용하는 2,3호선에 새 지하철이 한 두대씩 다니기 시작했는데, 이놈의 지하철에 선반이 하나도 없는거다. 10년 넘게 노트북 넣은 배낭을 거북이 등짝처럼 메고 다닌 탓에 지하철 타면 빈 선반부터 찾는 게 일이었는데, 그 좋은, 유용한, 편안한, 쾌적함과 해방감을 선사해주는, 이용자 대중들의 허리와 어깨와 무릎 관절을 가볍게 해주는 그 선반이 없어진거다. 좀 돌아 가더라도 버스보다 지하철..
아침에 일어났는데 더 뛰고 싶다고 혼자 징징거리지만 말고 조금만 시간을 늘려볼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원래는 이번주말 시험 보고 시간이든 거리든 늘려야지 맘먹고 있었는데 고 일주일도 참기가 싫더라. 그래서 1시간을 꼬박 뛰어봤는데 의외로 숨 쉬는 것도 편하고 발목도 바로 얼음찜질 해줬더니 괜찮네?!? 이렇게 하여 1시간을 쉬지 않고 뛸 수 있는 몸이 만들어졌습니다! 짝짝짝~ 셀프 박수!!! 오늘은 그동안 몰라서 못 썼던 애플워치 기능을 이용해봤는데 그것도 유용하더라. 630 페이스에 맞춰놓으니 느려지면 워치가 알람을 울려준다. 그동안 1킬로당 페이스만 대충 확인 하면서 뛰었는데 실시간으로 정속을 유지하니까 좀 더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이제 1시간 맞춰서 10번 정도 더 뛰고 10k 기록 단축하는..
요즘 식사 할 때나 스트레칭 할 때, 잠깐 머리 식힐 때 sns나 뉴스 같은 건 웬만하면 안 보려고 하는데, 봐 봐야 괜히 정신만 더 시끄러워져서다. 특히 sns에 지인들이 올리는 기사들과 논평들을 보고 있자면 화딱지가 나기까지 하니 그냥 안 보고 생각 안 하는 게 속편하고, 수험 생활에도 도움이 된다. 그래서라기 보다는, 더 뛰고 싶으나 뛸 수 없는 몸 때문에 아쉬운 마음을 유튜브 달리기 동영상들을 순회하면서 달랜다. 어차피 대부분 영상이 거의 뛰는 것만 보여주니까 무음으로 해놔도 자세 같은 것들 보는 데 문제 없고, 풀코스 완주를 거뜬하게 해내는 사람들 보면서 나름 나도 언젠가는 풀코스를 뛰리라 다짐도 해보고 그러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운동 요령도 배우는 여러가지 효과가 있다. 근데 보면 볼수록 나도 ..
1차 시험이 2주 앞으로 다가왔는데, 분명히 지금 당장 시험 보면 간당간당할 것 같은데 왜이렇게 별로 걱정이 안 되고 차분한걸까. 심지어 잠도 너무 잘 자고 있음. 이유를 생각해보니 그래도 꾸준히 평일 오전에는 1차 공부를 해왔다는 점이 크다. 역시 공부든 뭐든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고, 나는 꽤 긴 시간을 써왔으니 뭐라도 쌓인 게 있겠지. 아직 1회독만 한 과목들도 남은 기간 동안 빠르게 한두번 더 돌릴 수 있을 것 같고, 두루뭉술하긴 하지만 어쨌든 계획이랑 큰 차이 없이 공부하고 시험장에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까 맘이 편한 것 같다. 편하니까 좀 집중해서 시간 쓰면서 외워야 할 것들을 꼼꼼하게 보게 되네. 여튼, 1차를 못 보면 2차도 못 보는 것이니 여기서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는 없지만..
몇 년 동안 간간이 포스팅을 하긴 했는데 뜀박질을 여러번 시도하고, 아파서 쉬고 그러다 아예 말아버리는 과정을 몇 번 거쳤다. 이제는 어느정도 러닝 생활자라는 말을 붙일 수 있을 정도는 되겠다 싶어 또 설레발 한스푼 끼얹어 적어둔다. 오늘 문득 달린 누적 거리를 살펴봤는데 런데이 기준 610km가 넘었다. 작년 10월에 다시 뛰기 시작했을 때 누적 거리가 200km가 안 됐으니 7개월동안 적어도 400km는 뛰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정도야 한달이면 다 뛰어버리는 괴수들이 일반인 중에도 많이 있으니 대단한 건 아니지만, 7개월동안 부상 없이 조금씩 시간과 거리를 늘려왔다는 걸 셀프 칭찬해주려고 한다. 어차피 생활 체육, 취미 수준이라 아직 훈련 받는 건 시도를 못 해봤고, 혼자 초보가 할 수 있는 적..
약 13년간 하던 일을 접었다. 앞으로 10년을 더 기대해보자.
족저근막염 이후에 겁이나서 달리기를 못 하다가 어느새 또 흐지부지 되고 발레 등록을 한 다음부터는 그냥 발레만 했는데 어느날 우연히 이 동영상을 보게 됐다. https://youtu.be/665r9k2E0_o 달리기를 했더니 70대 노인들도 신체 능력이 젊은이 못지 않고, 또또또 중요한 것은! 무릎 근육이 오히려 강화 됐다는 것! 이 영상을 보고 난 다음날 그냥 일어나자마자 바로 운동화 신고 나섰다. 메니에르병 의심된다는 진단 받고 아예 안 꼈던 무선 이어폰도 다시 페어링 하고, 런데이 앱도 오랜만에 켜봤다. 도장이 다 찍혀 있어서 2주차 1회차를 누르고 시키는대로 마냥 뛰었다. 1분30초 달리기- 2분 걷기가 반복되는 인터벌 훈련인데 이것만 뛰어도 어찌나 상쾌하던지. 오늘 또 나가서 이번에는 3주차 1..
동네에 여러 김밥집들이 있지만 블로그 같은 데서 입소문이 나면서 꽤 유명세를 타던 곳이 한 곳 있다. 유명한 건 묵은지참치 김밥인데, 새우튀김 김밥이나 깐풍 김밥 같은 것들 다 맛있고, 그냥 맛있는 게 아니라 양도 한 줄 먹으면 배가 빵빵할 정도로 많았다. 부부가 같이 하는데 장사가 잘 되는데도 친절하기까지한 참 괜찮은 김밥집이었다. 인기가 많아서 월~수는 단체 주문만 받고, 목요일부터 일반 판매를 하는데 이상하게 꼭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생각나서 목요일까지 기다렸다가 달려가곤 했다. 오늘도 점심으로 그 김밥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따릉이를 타고 신나게 갔는데, 아니 이런... 감사 인사와 함께 가게 '임대문의' 문구가 붙어 있다. 김밥 가게 생각있는 사람은 연락 달라는 거 보니 레시피 같은 것도 공유해주..
(제목은 어디서 본 걸 베꼈음) 마블 영화를 영화관 가서 다 보고. 오래 살 일이다. 양조위가 나온 영화라면 한국에서는 듣도보도 못한 로맨스물이랑 코믹물까지 되는대로 찾아봤던 나날이 있었더랬다. 아무리 영화가 재미 없어도 참 재밌는… 뭐 그런 효과를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멋진 배우다. (아흠.. 멋져요) 감독도 그랬던 걸까. -마블 영화 감독을 맡았는데, 평소에 흠모하던 토니량과 함께 작업을 해보고 싶다… 하지만 이것은 마블 영화! 낼모레 환갑인 액션배우도 아닌 배우를 주인공 시키자니 좀 그렇고. 그래 그럼 빌런을 시키면 되겠다. 그런데 그 빌런한테 서사를 몰빵하고 등장 빈도도 주인공보다 더 높여보자! 그런데 그 빌런이 다른 사람도 아니고 양조위잖아. 양조위 그 눈빛, 그걸 또 써!먹!고! 싶단 말이지..
이문자 선생. 이제서야 이 분의 존재를 알고 이름을 기억하게 됐다. https://hankookilbo.com/News/Read/A2021090207530004261 피해 여성의 곁을 지킨 '여성의 전화'의 대모 [가만한 당신] www.hankookilbo.com 여성의전화가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건 알았는데 어떻게 돌아가는지, 예산은 어디서 나오는지 등등 아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이걸 읽기 전에는 민간조직인 줄도 몰랐다. 이런 것들을 몰랐던 게 얼마나 다행인가 하면, 여기 나오는 숫자들을 언뜻 보기만 해도 엄청나서 여성들의 삶이 무슨 지뢰밭을 지나가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안 밟으면 다행인데 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일들을 상담해온 곳이 이 여성의 전화더라. 그런데 과연 몰랐던 게 다행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