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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내일부터 평일 아침 수업이 월화목금 있어서 아침 달리기를 하기는 시간이 빠듯할 것 같아 달리는 요일을 좀 조정했다. 웬만하면 월,목에 뛰었는데 일요일 수업 끝난 오후랑 수업 없는 수요일에 뛰기로… 집까지 왔다가 환복하고 뛰러 나가면 너무 늦어질 것 같아서 기왕 신림동에 간 김에 서울대 트랙을 이용해보기로 했다. 이런 해가 쨍쨍한 오후에 쓰려고 고글을 사놨는데 안 챙겨간 거 뭐임;; 그리고 레깅스 갈아입기 전부터 후회했다. 그냥 쇼츠나 챙길걸ㅠ 요즘 새벽에 뛰었더니 이렇게 더운 줄 몰랐네. 또 완전 직사광선 내리쬐는데 왜 모자 안 챙기고 헤드밴드를 챙겼는지… 이래서 시행착오라는 말이 있는 것이로군. 아무튼 유튜브로 열심히 봐뒀던 트랙 지속주 훈련을 해보려고 일단 1.5키로 가볍게 조깅하면서 몸풀고 8키로는..
초여름 새벽 공기가 이렇게 상쾌하고 기분 좋은 줄 몰랐었지. 달리기를 하면서 싱그러운 아침을 맞이하는 행복을 누리고 있다. 오늘은 지속주를 좀 꾸준히 해보려고 630 페이스를 웬만하면 맞추려고 노력 했다. 근데 하천은 큰 강(한강)쪽으로는 내리막일 수밖에 없어서 초반 페이스가 빨라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그냥 음악 박자 맞춰 뛰다 보면 어느새 페이스가 생각보다 너무 빨라져 있고, 돌아올 땐 또 박자를 잘 맞췄는데 느리다. 아직은 이렇게 시계 보면서 맞춰 가며 뛰는 게 재밌는데 러닝의 묘미인가 싶기도 하고. 아직은 달린 날은 피곤한데 좀만 더 체력이 올라와줬으면 좋겠다. 그 때까진 부지런히 달려주는 수밖에…
대선 전후로 정치 혐오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정치관련 뉴스나 선전전만 봐도 짜증이 울컥울컥 나서 웬만하면 뉴스도 안 보고 피해다니려고 한다. 그런데 피할 수 없는 게 지선 선거운동인데 이건 뭐 집에 틀어박혀 있지 않는 이상 길거리 어디를 가도 선거운동원을 마주칠 수밖에 없어서 요즘 내 유일한 스트레스가 되고 있다. 많이 양보해서 지하철역 안팎에서 인사하고 그러는 것 정도는 뭐 이해할 수 있다. 이 때 아니면 우리 동네 의원들이랑 자치단체장들 언제 마주치고 얼굴이라도 한번 보겠냐. 그리고 싫은 놈들은 한번 째려봐주면서 나름 의사표현도 할 수 있고. 정말 싫은 건 유세차량이랍시고 노래 틀고 돌아다니는 트럭들이다. 이건 뭐 주택가고 도서관 앞이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골고루 돌아다니면서 주의력을 깨는데 진짜 나가..
시험 공부를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바꾼 건 기상 시간이다. 5시에 알람을 맞춰두고, 알람 끄고 밍기적 거리더라도 6시 전에는 웬만하면 일어난다. 학원 빨리 가서 복습 좀 하려고 주말에 일찍 일어나기 시작했는데, 퇴사 후에는 아예 평일까지 생활 습관으로 굳혔다. 일찍 일어나면서 달리기도 시작했더니 잠의 질이 달라졌다. 눈 붙이면 자고, 새벽에 깨는 새나라의 어른이 됐다. 이렇게 밤에 개운하게 잘 자도 공부하면서 졸린 건 어떻게 해볼 수가 없다. 도서관에 앉아 있으면 여지없이 졸음이 몰려온다. 커피를 마셔봐도 고작 아메리카노 한 잔 정도 카페인으로는 압도적인 졸음기운을 물리치는 게 불가능하다. 안 돌아가는 뇌를 억지로 억지로 굴리는 데 그 에너지가 좀 많이 쓰이겠냐만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곯아떨어질 때가 ..
오늘은 오랜만에 홍제천 상류 쪽을 뛰었다. 그동안 페이스 맞춰 뛰는 거 연습한다고 길이 좀 복잡하고 험한(오르막내리막도 많고 끊긴 곳도 많고, 징검다리 건너야 하는 부분도 있어서 정속을 유지하기 힘듦) 상류 쪽은 잘 안 갔는데, 오랜만에 경치 구경 하고 싶어서 방향을 바꿨다. 어차피 약한 오르막길이고 업앤다운이 계속 이어지므로 페이스는 신경 안 쓰는 걸로.. 이 쪽 길은 사람도 하류보다 적고 천을 거슬러 오를수록 산속으로 파고드는 느낌이 든다. 홍은동 아파트촌을 지나서 홍지문까지 가면 산을 가리던 아파트들이 사라지고, 단독주택과 낮은 빌라들만 옹기종기 자리잡은 조용한 마을이 나온다. 이 때부터는 북한산이나 인왕산을 바라볼 때 시야를 가리는 높은 건물도 없고, 집들도 다양한 형태여서 아기자기하게 보는 재미..
10km를 일주일에 두번씩 달리는 스케줄을 짜고 두번 그렇게 달려봤는데 아직은 몸이 적응이 안 된 탓인지 많이 피곤하고 졸립다. 적응 될 때까지는 죽으나 사나 그냥 스케줄대로 뛰는 수밖에 없겠지만, 안 뛰는 날 피로를 좀 풀어보려고 보강 운동을 시작했다. 스트레칭은 어차피 매일 하던 거지만 강도를 좀 높였다. 발목이 안 좋다고만 생각했는데 손으로 주물주물 만져보니까 발목보다는 오히려 발목 바로 위에 있는 정강이 바깥쪽 근육이 뭉친 느낌이 더 강하더라. 좀 풀어줬더니 발목까지 편안해진 것 같다. 마사지 기구를 하나 사야 할까 싶기도…원인이 발목이 아니라 정강이라는 걸 알고 나니까 맘이 좀 더 편해진다. 발바닥은 거리를 늘리면서 좀 느낌이 오길래 마사지볼 열심히 굴려주고 있다. 족저근막염은 아프기도 하지만 ..
두번째 10km 달리기! 발목을 위해 이틀 쉬고 아침에 나갔다. 매번 달릴 때 클래식만 듣다가(참 고상하여라) 오늘은 갑자기 생각이 나서 태지오빠 공연 실황을 들었다. 뛰는 게 한층 경쾌해지더라. 필승 부를 땐 드럼이랑 베이스가 박자를 땅땅 맞춰주는데 나도 모르게 막 탄력이 붙고 이건 뛰는 게 아니라 내 심장의 바운스를 타는 것임. 그런 것임. 여러모로 참 좋더라. 메시지도 좋고 오랜만에 목소리 들어 좋고 음악도 좋고. 물론 아침부터 퍽 더업 더 어쩌고 이런 욕도 들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긴 하다만ㅋㅋㅋㅋㅋ 퍽덥/ 에블띵 퍽덥/ 퍽덥 더 비즈니스/ 퍽업 뮤직 비즈니스~~~~!!! 노래 찾다 보니까 서태지 25주년 콘서트에 bts가 신인 그룹으로 초대를 받았었더라. 참 bts를 떡잎부터 알아 본 태지오빠 역..
드디어 10km 완주했다. 걷뛰 안 하고, 페이스 유지하면서 10k 뛴 건 처음이다. 또 한번 셀프 박수 짝짝짝!!! 2022년 5월 14일을 그림일기로 그린다면, 1차 시험 합격 점수를 손에 쥐고 10km 마라톤 완주 지점을 넘어 들어가는 장면을 포착한 수채화가 될 것 같다. 배경은 밝은 바탕에 파란 하늘이다. 작년 말에 일을 그만두면서 이번 1년은 자격증 공부를 성실하고 묵묵하게 하는 것, 달리기를 꾸준히 하는 것 딱 두 가지만 잘 하자고 생각했는데 일단 두 개 다 어떤 관문 하나씩을 넘는 것까지는 했다.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한 건 아니었지만 매일 꾸벅꾸벅 졸면서라도 평일 오전에는 문제를 풀었고(합격의 기쁨과 더불어 이제 객관식 문제집 안 풀어도 된다는 게 너무너무 좋다. 진짜 지겨웠다), 약한 발..
시험이랑 생리가 겹쳤다. 참 마법같은 문장이다. 이 문장을 말하는 것만으로 수많은 공감과 동정과 응원과 위로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이 짧은 문장을 하나 쓰는 것만으로도 그야말로 ㅈ됐다는 걸 제대로 표현할 수 있다. 나 역시 누군가에게 이 말을 듣는다면 이루말할 수 없을만큼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위로를 전하리라. 생리는 인류의 절반 정도의 삶의 질과 아주아주 밀접하게 관련 있건만 2022년 5월 13일 현재, 우리 은하의 중심 블랙홀을 가시적으로 구현해낸 인류는 그 흔하디 흔한 생리 전 증후군과 생리통에 대한 해결책은 찾지 못했다. 그래서 하루종일 아랫배가 아프고, 머리가 띵하고 복잡하다. 시험 볼 걱정보다 생리 걱정이 먼저라니. 주변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나는 생리통이나 pms가 그리 심한 편도 아니..
오늘 달리기는 처음에는 참 좋았다. 연이틀 스쿼트랑 복근운동을 좀 해서 그런가 별 생각없이 뛰었는데 페이스가 60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벌써 기량향상이 됐나 싶을 정도로 쭉쭉 뻗어나갔다(러너들이 보기엔 이러나 저러나 깔짝깔짝 조깅 정도 하면서 왜 저러나 싶겠지만, 제 기준에서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ㅎㅎ) 그런데 30분 지나면서 다리 근육이 뭉치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더니 다리가 너무 무거워져서 막판에는 거의 다리를 끌다시피해서 겨우 한시간을 채웠다. 결국 오늘의 페이스는 목표인 630이 아니라 610과 640을 오가는 널뛰기 페이스가 됐다. 이렇게 지맘대로 뛸거면 애플워치 알람은 왜 설정 했냐고;; 물론 어제 저녁에 떡볶이, 순대에 허니버터칩을 신나게 먹어치우고 잔 탓도 있겠고, pms 영향도 있겠으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