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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나는 발레리나든 발레리노든 나풀거리는 것처럼 높이 뛰는 동작이랑 앞으로든 뒤로든 힘차게 뻥 차는 동작이 너무 좋다. 발레 동작들을 보면 인간 몸의 한계치까지 한번 써보겠다는 의지 같은 것도 느껴지고. 발레 공연을 보는 것도 좋지만 발레리나 하면 생각나는, 불면 날아갈 듯한 여리여리한 몸과 주먹만한 얼굴, 섬세한 몸짓들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해서 발레를 배우기 시작한지 어언 1년째. 한 10년 전에 몇달 배우다 관둔 다음 좀 아쉬웠는데 회사 앞에 발레 학원이 문을 열고 오픈 행사를 하길래 이때다 하고 등록했다. 물론 성실하게 나간 건 아니지만 그래도 여력이 되는 한 한시간씩 낑낑대면서 동작들을 따라해보고 오는데 발레를 하면 할수록 내가 발레에 대해 많이 오해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레벨1에서 ..
여기 쓰는 대부분의 글들은 일기장에나 써야 할 내용들이다. 이 블로그의 취지 자체도 그냥 일상 얘기를 주절거리겠다는 거다. 회사에서 보면 하는 일 아무것도 없고 놀러다니는 것 같은데 오너의 총애를 받는 임원이 있다. 직원들이 보기에 가시적으로 내놓은 성과는 없는데 오너는 항상 끼고 돈다. 가족인가? 그것도 아니면 어떤 얘기까지 회자되냐면, 그 인간이 예전에 한번 공장에 불이 났는데 온몸으로 막았다더라, 빵에 대신 갔다더라, 이 회사가 성장하는데 결정적인 그 뭐 엄청난 영업을 따왔다더라 등등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면 참 기발하면서도 어이 없는 설정들이 그 인간이 지금까지 회사에 붙어 있는 이유랍시고 구전으로 돌아다닌다. 이런 구전을 제일 좋아하는 집단에 있다보니 별의별 얘기를 다 들었던 것 같다. 나도 동참해..
오늘 배운 판례만으로도 참 대단한 회사들이 세상에는 참 많다는 걸 알았다. 모 공기업(고속도로를 관리하는)A사는 퇴직하는 직원 B(분명히 평생 공기업 직원으로 편하게 지내다 임원 달고 떵떵거렸을 것이다)에게 1%의 말도 안 되는 금리로 회사를 차릴 자본금을 대여한다. A와 B는 용역 계약을 맺고, A는 근로자를 채용해 톨게이트 수납 업무를 맡긴다. A는 사무실도 따로 없고, 출퇴근 관리든 직원 교육이든 암튼 뭐든 한 게 없이 따박따박 용역계약에 따라 돈을 받아서 자기 몫을 떼고 근로자들에게 지급했다. 여기서 근로자와 A사의 묵시적 근로관계를 인정할 수 있느냐가 쟁점이었는데, 그건 별론으로 하고 그냥 사례 자체가 어이가 없음;; 아래 칼럼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할까 https://m.hani.co.kr/ar..
드디어 오늘부터 1년간 학원 수업을 듣게 됐다. 어릴 때 그렇게 한번 가보고 싶던 종합반을 이제서야 경험해보는구나. 라떼는 종합반이라는 건 그 지역 내 중산층 정도 되는 집의 아이들이 다니는 학원이었다.(보통은 다들 학원을 다니니까 난 서민인데? 라고들 하겠지만, 당시에는 ‘중산층’은 선망의 대상이었고 학원비를 밀리지 않고 낼 수 있는 집은 내 기준 중산층이었다.) 가랑이 찢어져 가며 피아노 학원을 겨우겨우 보내줬던 우리 집에서 종합반은 언감생심이었다. 이 점에서는 우리 부모님 리스풱~ 그렇게 없이 살면서도 애가 좋아한다니까 피아노학원만큼은 기본 예산에 넣고 보내주셨다. 초가삼간에 고래등 같은 피아노를 넣어놓고 맘껏 칠 수 있게 해주시고.(피아노는 외가에서 쓰던 낡은 걸 가져옴) 이제 나이 먹고 스스로 ..
‘실질적 문맹’이라는 말이 몇 년 전부터 보였다. 예를 들면 이런 칼럼(https://hankookilbo.com/News/Read/201607061477289612). 이 용어가 등장한 다음부터는 잊을만 하면 뉴스에 뜨는 흔한 표현이 된 것 같다. 글을 읽을 수는 있으나 이해할 수는 없는 경우를 실질적 문맹이라고 부른다는 것인데, 이유는 요즘 사람들이 SNS 사용과 유튜브 같은 동영상 시청을 과도하게 하기 때문이란다. 요즘 주로 내근을 하다보니 세상 돌아가는 것도 궁금하고 나이까지 들어 젊은 사람들 무슨 생각하는지도 궁금해서 인터넷 커뮤니티나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 사이트 댓글, 페이스북 등을 훑어보고 있는데 실질적 문맹에 대해서는 댓글에서 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유독 젠더나 정치 관련 콘텐..
인간은 참 놀랍다. 자연의 현상을 보고 패턴을 읽고, 체계화 하고 그걸 응용해서 새로운 걸 창조해내는 작업을 수천년간 계속 해오고 있다. 무엇이든 공부를 조금만 해봐도 인간들의 분석, 학습 능력에 감탄하게 된다. 각 분야마다 어찌나 고수들이 많은지... 최근에는 유튜브로 발레 스트레칭이나 자세잡는 법 같은 것들을 좀 찾아보고 있는데, 운동 컨텐츠를 볼 때마다 또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된다. 와 인간들이 어찌나 몸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근육을 강화하고 통증을 줄여주는 방법들을 많이도 고안해놨는지 각종 영상들이 말그대로 쏟아진다. 한국어로 된 영상만 해도 발레리나, 물리치료사, 의사, 헬스 트레이너, 필라테스 강사 등 많은 전문가들이 자세 잡는 법, 힘 주는 법 등을 상세하게 설명해준다. 발레 시간에 선생님..
눈치 보지 말고, 일단 나만 생각하자 했더니 의외로 고민들이 술술 풀린다. 그동안 쓸데없는 데에 집착했고 생각이 고여있었구나 느낀다. 대략적인 계획은 세워뒀고, 마무리를 잘 하고 실행만 하면 된다. 물론 하루아침에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는 없고 1년 또는 그 이상 준비를 해야하긴 하는데, 그래도 대학 진학을 앞뒀을 때처럼, 취업 직전처럼 좀 설렌다.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도 있고. 이제는 훌쩍 떠나기 어려울 것 같아서 주말에 부산에 다녀왔다. 배가 어지럽게 움직이는 부산항 풍경 넋놓고 바라보는 것, 영도다리 건너기, 초원복국 가서 복국먹기 등을 당분간 못할 것 같다는 게 좀 아쉽다. 나중에 잘 돼서 부산 와서 개업 해볼까? 라는 생각도 좀 했다. 아쉬운 건 아쉬운대로, 미련은 미..
나를 싫어한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한도끝도 없을만큼 구구절절이 해명을 늘어놓았다. 나는 너를 좋아하노라고. 의연하고 어른스럽고 책임감 넘치던, 언제나 언니같던 친구가 너무 힘들다고 숨이 꺽꺽 넘어가도록 울었다. 나도 모르게 따라 울었는데 전화를 끊고 나니 웬지 모를 후련한 기분이 들었다. 하루종일 천진난만한 상상을 하면서 좆같은 세상 내 꼴리는 대로 살거라고 나름 비장하게 다짐했던 날 저녁에 일어난 일이다.
요즘들어 부쩍 문득문득 이상한 기분이 든다. 붕 떠있고 현실감이 안 느껴진다. 매일매일 비슷한 패턴으로 회사와 집을 왕복해서 그런 걸까. (따지고 보면 그렇게 챗바퀴 도는 삶도 아니다) 뭔가 기대를 걸어봤던 시험에서 무참하게 깨져서일까(공부한 건 잘 봤고, 안 한 건 못 봤으니 실망할 것도 좌절할 것도 없는데) 책을 안 읽고 스마트폰을 너무 들여다봐서일까, 하던 일 대신 매일 모니터나 들여다보고 있어서일까. 이걸 무기력증이라고 한다면 그렇고, 아니라고 한다면 뭔지 잘 모르겠다. 사람들과 교류가 확실히 줄어들긴 했지만 그렇게 고립돼 지내는 것 같지는 않다. 자꾸 약속이 있고 꾸준히 술도 마신다. 한약을 다 먹어서인가? 운동을 덜 해서인가? 이럴 때마다 좀 극복을 해보려고 자꾸 여러가지 시도를 하게 되는데,..
일단 가격이 넘 올랐다. 4만4000원이라니... 시험 두번 보면 거의 10만원에 육박한다. 신토익이라는 게 도입돼서 문제가 뭔가 다채로워졌다. 그래서 처음 모의고사 한번 풀어보고 완전 좌절했네;; 무료로 토익 공부를 하려면 해커스가 역시 좋더라. 모의고사 문제집 별 생각없이 영단기?라는 데서 나오는 걸 산 바람에 그 사이트에 들어가서 문제풀이 특강을 들으려는데 영상이 잘려있음;; 문제집 작년 가을에 샀는데요ㅠ 해커스는 2월 토익대비 집중 특강 같은 게 엄청 잘 돼 있다. 고마워서라도 한번 등록해볼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 어쨌거나 700만 넘기면 되는 건데 예상보다 점수가 훨 잘 나왔다. 이참에 좀 더 공부해서 900을 노려볼까? 싶기도 했으나 다른 일이 많아서 일단 보류하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