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낱개 인간의 고군분투 본문
나를 싫어한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한도끝도 없을만큼 구구절절이 해명을 늘어놓았다. 나는 너를 좋아하노라고. 의연하고 어른스럽고 책임감 넘치던, 언제나 언니같던 친구가 너무 힘들다고 숨이 꺽꺽 넘어가도록 울었다. 나도 모르게 따라 울었는데 전화를 끊고 나니 웬지 모를 후련한 기분이 들었다. 하루종일 천진난만한 상상을 하면서 좆같은 세상 내 꼴리는 대로 살거라고 나름 비장하게 다짐했던 날 저녁에 일어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