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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몸살에 감기에 죽겠다. 목이 칼칼하던 목요일에 1시까지 막걸리, 소폭, 노래방+맥주로 달린게 화근. 집에 들어오는 길에 우유 사러 편의점에 갔다가 '화火로 화禍를 다스리자'는 생각이 퍼뜩 들어서 사왔다. 고추장으로 버무린! 불타는! 멸치! 멸치떼가 서로의 몸을 탐하며 누워 있는... 난 방부제가 따로 들어있으면 좀 더 믿을만 해. 음식에 직접 방부제를 뿌리지는 않았을 거 아냐. 근데 이거 맞는 이론임? 대가리가 똑똑 끊어져서 눈마주치고 입안으로 넣는 만행은 저지르지 않아도 된다. (머리만 따로 모아 버렸다) 정체가 의심스러운 와인을 따고 설날에 선물 받은 조각 치즈를 겯들인다. 완전 맛있어!! 쁘레지당 치즈치즈!! 아이고 취한다...
오늘은 하루종일 비가 오는구나. 아침에는 촉촉하게 내려서 기분이 좋았는데 낮에는 밖에 나갔다가 물에 빠진 MB되는 줄 알았다. -_-;; 그래도 창문틀에 화분을 줄세우고 갔는데 비가 들이쳐서 싱싱한 빗물을 공급해줄 수 있었다. 우리도 창문 앞에 앉아 있었는데 비 안 맞았당. 이 사진 속 두번째 노란 통에 심었다. 1월쯤. 그리고 약 2주가 흐르고. 삐죽! 싹 났다 +_+ 이 싹을 보기 전까지는 망했구나 생각했는데, 그래도 계속 물을 주니까 어느날 불쑥 올라왔다. 이 때 루꼴라는 벌써 떡잎이 벌어지고 새 잎이 2개씩 돋아나 있었음. 시간은 흘러흘러 3월 초. 잎이 6개 돋아나자마자 분갈이. 루꼴라랑 처음부터 같이 키웠는데 루꼴라는 햇빛을 못 받으니까 키만 멀대같이 크는거랑 달리 페퍼민트는 아주 안정적으로 ..
로얄 자취를 시작한지 어언 6개월이 지났을 무렵, 외로움에 사무치며 다이소 온라인숍을 서핑하다 좋은 친구를 만났으니... 바로 이 녀석들. 이게 작년 12월 쯤... 왼쪽부터 루꼴라, 페퍼민트, 로즈마리, 바질 되겠습니다. (이미 영면에 드신 로즈마리와 바질을 보니 눙물이ㅠㅠ) 화분을 가져다 문지방에 놔둔 이유는 로얄 팰리스에 숨겨진 비밀이 있기 때문. 로얄 팰리스 문지방에는 옆 집으로 들어가는 보일러 배관이 있어서 겨울 내내 따뜻하다!!! +_+ 오~ 진짜? 그렇다니까~ 그래서... 일주일 후 뿌리에 털이 돋아나더니 흙이랑 합체 뭔가.... 키.... 키다리......ㅠㅠ 겨울이라 빛을 못 봐서 키만 큰다. 아아 - ㅠㅠ . . . 그 후로 흘러흘러.... 3월. 짠!!! 키 안 다리 루꼴라들. 분갈이..
요즘 맛을 들인 게 있다. 집에 들어올 때 지하철에서 파는 특산물 구경하기. 구경하다 보면 사고 싶고 그래서 몇 개 사봤는데 질이 괜찮고, 그래서 또 구경하고 카드를 꺼내드는(십지어 카드 결제도 된다) 악순환 구렁텅이에 발을 슬슬 빠져들고 있을 때쯤 어제도 지하철 계단을 걸어 올라오니 눈 앞에 남도 특산물 판매대가 펼쳐져 있고, 늦은 시각이라 딴 건 다 접었는데 뭔가 쌓여 있어서 보니 그럴싸하지만 그럴싸하지 않은, 하지만 내 취향에는 맞는 '콘플레이크 천마차'가 쌓여 있었다. 생마도, 생마 갈은 것도, 마차도 좋아해요. 참고로 천마에는 유래가 전해지는데, 어떤 아가씨가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다가 어머니가 전신 마비, 약초를 찾아 헤맸는데 차도가 없음, 한 청년이 나타나서 약초를 줬는데 마비가 풀림, 이 약..
김연수 중단편 단행본 '세계의 끝 여자친구' 마지막에 수록된 '달로 간 코미디언'을 읽고. 부모님의 삶을 맨 처음 떠올려 본 게 언제였더라. 대학에 들어가고도 한참 지났을 때였다. 친하게 지내던 선배들이 하나 둘 결혼 하는 걸 보면서, 또 결혼 후 내 삶을 상상해보기 시작한 뒤인 것 같다. 어느날 불현듯 머리를 파고드는 질문이 있었다. '엄마 아빠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그 전까지 내 세계에 엄마 아빠의 어린 시절, 젊은 시절은 텅 빈 공간이었다. 아니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고 봐도 되겠다.... 이 질문을 떠올렸을 때부터 가끔씩 부모님이 들려주던 옛이야기를 곱씹으며 50년 남짓한 인생을 공감하려 애써 봤다. 그런데 좋은 일, 자랑스러운 일은 금세 이해가 됐지만 어떤 고통이 그들을..
어느날 문득 방에 살아있는 거라곤 나밖에 없다는 걸 느끼고...(건물이 지은지 얼마 안 되서 바퀴벌레도 안 나옴) 생물과 정을 나누면서 함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정을 나눈 뒤에는 일심동체가 되기 위해 먹을 수 있는 걸로만 골랐다. 이번 로얄 애그리컬추럴 프로젝트는 검은콩이닷! 다이소에 가서 에코포트를 샀다. 검은콩은 빨리 크기 땜에 리틀가든은 없고 에코포트만 판다. 에코포트는 이렇게 생긴거. 분갈이 할 때 화분째로 넣으면 알아서 분해가 된다고. 좋구나! 흙을 털어 넣고 1~3cm를 파서 검은콩을 넣은 다음에 흙을 덮는다. 물을 듬뿍 뿌린다. (근데 물 한번에 너무 많이 주면 막 화분이 새ㅠㅠ) 햇볕 안 드는 방바닥에 놔두고 일주일 정도 지나면 콩나물 대가리가 올라온다. 아직까지 콩깍지가 ..
자취생이지만 가끔씩 예술의 전당에 가서 문화 생활을 한다. 로얄로 살려면 소양을 쌓아야 하니까. 물론 주로 혼자 간다. 15일 일요일에는 같이 놀 사람이 없어서 회사에 갔다가 발레 '스파르타쿠스' 티켓을 우연하게 손에 넣었다. (감상평) 발레리노가 펼치는 박력 있는 무대. 초심자가 봐도 졸지 않고 2시간 반동안 즐길 수 있다! 스파르타쿠스역을 맡은 이영철씨 몸놀림만 보고 있어도 황홀했다. 남자 몸이 저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 2시간 반동안 수컷 냄새가 객석을 에워쌌다. 야생 동물처럼 움직이는 근육들을 움직여서 무대를 날렵하게 날아 다녔다. 그렇지만 이 작품에서 제일 재미있는 장면은 예기나 역을 맡은 박슬기씨한테서 나왔다. 독백에서 토업 하면서 앞으로 그랑바뜨망을 연이어 하는데 박슬기씨한테 정말 잘 어울..
드디어 첫번째 포스팅. 그동안 차 선물 많이 받았는데, 그 중에 케이스가 제일 예쁜 걸 소개하려고 한다. 티뮤지엄에서 나온 '로즈버드 핑크'. 이게 들어 있던 상자는 더 예뻤는데 사진을 못 찍어 놨다. 상자에 차통이랑 차 우리는 거름망이 들어 있고 분홍색 리본으로 묶여 있었다. (보면 알겠지만 사진을 못 찍는다. 수전증도 있고 빛, 프레임 같은거 난 몰라.) 오늘은 토요일이고 잠을 좀 늦게 잘 것 같아서 장미차를 마시면서 고상한 기분을 즐기기로 했다. 차를 마시며 읽을 책은 선거날 집에 갔다가 동생한테서 빼앗아 온 '주진우의 정통시사활극 주기자'. 먹는 방법은, 거름 망에 장미 찻잎 2~3개를 넣은 다음 꽃잎이 하얘질 때까지 기다리는 거다. 찻물을 우린 뒤 하얗게 변한 장미 잎. 향은 계속 남아 있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