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발레와 근육운동 본문
나는 발레리나든 발레리노든 나풀거리는 것처럼 높이 뛰는 동작이랑 앞으로든 뒤로든 힘차게 뻥 차는 동작이 너무 좋다. 발레 동작들을 보면 인간 몸의 한계치까지 한번 써보겠다는 의지 같은 것도 느껴지고.
발레 공연을 보는 것도 좋지만 발레리나 하면 생각나는, 불면 날아갈 듯한 여리여리한 몸과 주먹만한 얼굴, 섬세한 몸짓들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해서 발레를 배우기 시작한지 어언 1년째.
한 10년 전에 몇달 배우다 관둔 다음 좀 아쉬웠는데 회사 앞에 발레 학원이 문을 열고 오픈 행사를 하길래 이때다 하고 등록했다.
물론 성실하게 나간 건 아니지만 그래도 여력이 되는 한 한시간씩 낑낑대면서 동작들을 따라해보고 오는데 발레를 하면 할수록 내가 발레에 대해 많이 오해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레벨1에서 전혀 레벨 업을 못 하고 있어서 완전히 다 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제일 크게 느꼈던 게 있다면 근육을 기르고 싶다면 발레가 정말 좋은 운동이라는 거다.
유연성은 기본이라 일단 스트레칭을 하면서 온 몸의 관절을 풀어주는데 그 다음부터는 거의 모든 게 코어를 중심으로 버티면서 어떤 동작을 하는거다. 다리를 뻗든 구부리든들어올리든 차든 모든 동작을 코어 박스를 딱 붙잡아 둔 상태에서 해야 하는데 며칠 빠져서 복근 운동이나 등근육 운동, 고관절 운동을 소홀히 했다 싶으면 금세 티가 난다. 코어가 부실하면 점프도 잘 안 되고, 중심이동도 잘 안 되고, 까치발로 설 때도 버티지를 못한다. 대부분을 턴아웃(다리 방향을 골반 양쪽 바깥으로 돌리는 형태)으로 해야 하니까 힘이 배로 든다.
그렇게 한 시간 하고 다음날이면 온 몸이 뻐근한데 며칠 하다보면 몸이 바로 서면서 가벼워지고, 평소에 안 쓰던 근육들을 골고루 썼구나 하는 걸 알 수 있다.
오늘도 며칠을 빠졌다가 발레 다녀왔더니 몸이 쑤시면서도 개운하다. 제일 좋은 건 그 다음날 오래 앉아 있어도 등허리가 안 아픔. 고질병인데 근육이 잡아주면 통증이 확 줄어든다.
아 그리고 근육도 길러지고 운동량도 많지만 체중 조절을 하려면 밥은 좀 덜 먹어야 된다. 좋은 운동이지만 살이 빠지지는 않아요. 하다보면 살 때문에 동작이 잘 안 돼서 살을 빼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든다.
그리고 스트레칭을 열심히 해도 생각보다 유연성이 그리 좋아지진 않는다. 늙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좀 더 열심히 다녀야 늘겠지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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