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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일상에서 벗어나려면 사는 장소를 바꾸거나, 만나는 사람을 바꾸거나, 하던 일을 바꿔야 한다고 한다. 요즘들어 너무 같은 사람들 사이에 머물러 있는 건 아닌가 싶다. 늘 비슷한 대화를 나누고, 사고는 쳇바퀴처럼 멤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들도 아무리 길게, 깊게 이어가본들 결론은 도돌이표다. 혹시나 해서 대화를 부여잡아 봤자 내 스스로 참 지겨운 인간이라는 생각만 남는다. 전에는 여행이라도 훌쩍 다녀오면 뭔가 바뀔 것 같았는데 일상으로 복귀하면 역시 변한 건 없다는 사실만 깨달을 뿐.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건 성격상 조심스럽다. 사람들에게 관심 갖고 알아가는 게 귀찮기도 하고. 사는 장소를 바꿀 수는 있지만 내 생활 대부분 시간을 보내는 일터가 변하지 않으니 이 또한 도로묵이다. 이건 안정된 생활과..
성범죄자 모친상에 대통령부터 온갖 정권 유력자들이 화환을 보내고, 전세계 아동 대상 성착취물을 공유하는 사이트 운영자 범죄인 송환이 불발되고, 3선 서울시장이 성추행 혐의를 받자 운명을 달리했다. 이렇게 심란하고 잠이 잘 오지 않는 때에는 책에나마 맘을 기대본다. 같은 인간으로 대접 받기가 이렇게 힘든거였나. 우리는 선량한 자들로부터 너무 오랫동안 차별 받아왔다. 서평을 쓰려고 맘 먹고 있었는데 아무것도 하기 싫어졌다.==========================================================================='김지은입니다'를 다 읽고나서는 서평을 꼭 써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성폭력의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면 저 멀리 국딩(초딩) 시절까지 가야한다. 하교 길에 집에..
드디어 세번째 조카가 태어났다! 어서와 강이야~ ^__________^
일년에 두번씩은 가는 부산. 갈 때마다 좋은 부산. 이번에는 다른 데를 더 가보자 싶어서 해운대, 광안리를 일정에서 뺐다. 부산 갈 때마다 거의 해운대에 숙소를 잡았으니 이미 충분히 본 것도 같고, 뱅기를 타고 가니까 거리도 너무 멀어서... 뭔 바람인지 부산에 가야겠다 생각했을 때 금정산이 생각났다. 제일 짧다는 범어사-북문-고당봉 코스로 왕복했다. 고당봉에 오르면 시야가 탁 트이면서 부산 시내부터 광안대교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멀리서 봐도 역시 참 아름답고 재미있는 도시다. 산의 도시 답게 정말 구릉이 많고 그 사이사이 건물이 복닥복닥 들어차 있다. 이 코스는 좀 가파르긴한데 길을 워낙 잘 닦아놔서 오르내르기 편했다. 그래도 내 무릎은 소중하니까 다음부터는 짐을 수하물로 부치거나 ktx 타고 스틱..
TV를 돌리다 한복 강좌를 보게 됐는데, 같이 보던 엄마가 "너도 한복 한번 배워봐라"라시는 거다. 뜬금없이 웬 한복?엄마 말인 즉슨, 내가 고등학교 때 가정시간에 만든 한복이 그렇게 멋졌다고... 나름 바느질은 잘 하는 편이라 간단한 수선은 직접 해왔는데 옷을 내가 직접 지어 입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회사일, 영어공부, 생존을 위한 운동 등 할 일이 눈 앞에서 물결치고 있지만 꼭 할 일 없어 심심한 사람처럼 한복 학원을 이리저리 알아보다 집에서 가까운 문화센터에 등록했다. 그리고 엄마랑 광장시장 가서 원단도 뜨고 자랑 각종 부자재도 덜렁덜렁 사들고 왔다. 의외로 패턴 그리는 거나 재단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길래 내친김에 재봉틀까지 들였다. 봉틀이는 샀다고 자랑하자마자 황작가가 돌돌이라고 이름도 ..
(2013년 7월에 나온 칼럼. 이정도 혜안은 없어도 최소한 고민이라는 걸 좀 하고 살자는 차원에서 갈무리해둔다.) 지난 21일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아베 총리의 집권 자민당이 역대 최고 의석을 확보하며 압승했다. 강경 국수주의와 극단적 우경화로 치달아 온 아베 총리가 국민적 정당성을 재확인 받았다고 자신할만하다. 이미 예상한 결과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8·15 광복절을 목전에 둔 시기여서 솔직히 더 씁쓸하다. 일본 침략 전쟁의 피해 당사국 입장에서는 일본 극우 진영의 역사관에 `수정주의`란 점잖은 수식어를 달아주기도 싫은 게 사실이다. 거창한 사관도 아닌, 확신범들에게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자기 망상일뿐이다. 여기서 다시한번 극일을 생각해본다. 정치외교적..
창업멤버로 벌써 4년. 갖은 실수와 실패를 거듭했는데 하나 그래도 얻은 건 있다. 뭘 시작할 때는 적기라는 게 있다는 것. 고객들에게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질 수 있고 경쟁사가 미처 생각지 못하고 있을 때나 서비스를 잘 구현하지 못하고 있을 때, 알맞은 시기에 우리가 뭔가를 내놓으면 그나마 먹힌다는 것. 안 망한다는 것. 거부감이 덜하다는 것. 뭐 대단한 성공은 해본적이 없어서 뭐라 말 못하겠지만... 조국 후보 논란 끝에 대통령이 대입제도 개선까지 언급하는, 언급할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지난 몇십년간 고통받아 왔던 근본적인 이유를 개선하기에 딱 좋은 시기다. 이번 논란이 왜 일어났는가. 공정하지 못해서? 뭐가? 입시제도가? 그렇게 얘기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묘한 위화감을 느낀다. 특히..
달리기는 부상과 끝없이 싸워야 하는 종목인 것 같다ㅠ 어느새 5km, 30분 정도는 가뿐하게 뛸 수 있어서 자신감도 붙고, 페이스도 조금씩 올리면서 신나게 내달리고 있었는데 헉. 어느날 갑자기 발바닥에서 뭔가 뜨끔한 느낌이 들었다. 뭐지뭐지뭐지???? 부상이지. 내 어깨와 무릎을 침 몇 방으로 낫게 해준 한의원 의느님(여긴 회사가 이전하기 전 마포에 있을 때 회사에서 제일 가까웠던 한의원인데 내 각종 관절마디 염증을 정말 잘 고쳐줬다)을 또 찾아갔다. “이번엔 발바닥인데요....ㅠㅠ” 하니까 발 내부 그림을 보여주면서 발목부터 발바닥으로 이어진 데 염증이 생겼다고 한다. 그러니까 그 유명한 족저근막염이 생긴 거다. 그리하여 누적 거리 195km에서 또다시 일주일 정도 푹 쉬어줘야 하는 일이 또 생겨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