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치스와 골드문트
홍제천 상류 본문
오늘은 오랜만에 홍제천 상류 쪽을 뛰었다. 그동안 페이스 맞춰 뛰는 거 연습한다고 길이 좀 복잡하고 험한(오르막내리막도 많고 끊긴 곳도 많고, 징검다리 건너야 하는 부분도 있어서 정속을 유지하기 힘듦) 상류 쪽은 잘 안 갔는데, 오랜만에 경치 구경 하고 싶어서 방향을 바꿨다. 어차피 약한 오르막길이고 업앤다운이 계속 이어지므로 페이스는 신경 안 쓰는 걸로..
이 쪽 길은 사람도 하류보다 적고 천을 거슬러 오를수록 산속으로 파고드는 느낌이 든다. 홍은동 아파트촌을 지나서 홍지문까지 가면 산을 가리던 아파트들이 사라지고, 단독주택과 낮은 빌라들만 옹기종기 자리잡은 조용한 마을이 나온다. 이 때부터는 북한산이나 인왕산을 바라볼 때 시야를 가리는 높은 건물도 없고, 집들도 다양한 형태여서 아기자기하게 보는 재미가 있다.
세검정 삼거리를 지나서 좀 더 달리면 저 멀리 북한산 높은 봉우리들이 바로 보인다. 평창동 초입에서 반환점을 돌면 10km 정도 되는데, 거리도 딱 좋다.
오늘 아침 기온은 15도, 적당히 기분 좋은 바람이 부는 날씨에 지난번에 듣던 서태지 콰이어트 나이트 공연 실황을 마저 들으면서 시원한 공기 속을 뛰니까 힘든 줄도 모르겠고 그저 신이 나더라. 항상 태지오빠 콘서트의 대미를 장식하는 take5는 또 들어도 뭉클했다. 이런 걸 삶의 소소한 행복이라고 부르는 거겠지.
이 넓으은~ 세상으을~ 느끼는 강한 내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