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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드디어 페이스가 5분대로.. 6분에서 1초 짧은건데 앞자리가 바뀌었다는 게 정말 기분이 좋구만. 페이스가 빨라진 이유를 몇 가지 추론 해보자면, 1.거리를 줄임. 시험이 정말 콧잔등을 스치듯이 가까이 다가와서 10k 다 뛰면 심리적으로 시간 낭비가 좀 크다는 생각이 듦(그럼 그 시간만큼 공부를 더 하느냐? 그건 잘 모르겠다만 아무튼 심리적으로 그렇다) 거리를 줄이니까 좀 아쉬워서 속도를 좀 더 내게 됐다. 2.마일리지가 쌓임 지난번에 중간에 좀 걷기도 했지만 15킬로 뛰었고 느려도 확실히 거리가 느니까 근육이 오래가는 느낌이 들더니 속도를 당겨도 몸에 무리가 없었음. 그동안 축적된 것도 있을거고. 3.초반에 나도 모르게 좀 힘차게 뛰었더니 1킬로 속도가 좋았고, 오늘은 거리가 짧으니 빌드업이란 걸 좀 해..
오늘은 참 뜻깊은 날이다. 7년 전에 뉴욕 여행 갔을 때 만났던 인성 언니랑 홍제천을 같이 뛴 날이기 때문. 회사에서 찍혀서 인천 끝에 있는, 황량한 벌판에 고고하게 서 있던 추운 사무실로 출퇴근을 하다가 좋은 선배들이 본사에서는 사표를 쓰고 나갔다는(=쫓겨났다는) 소식을 듣고… 나도 그냥 냅다 사표를 던졌고, 뉴욕행 티켓을 사서 바로 다음주인가 날아갔다. 하필 한겨울이라 날씨는 오지게 춥고 기상 이변으로 뉴욕은 역대급 한파에 눈폭탄까지 쏟아졌었더랬지. 혼자 칼바람을 맞으면서 여기저기 쏘다녔더니 가뜩이나 심란한 마음이 더 복잡해지고, 외로웠다. 그런데 그 여행에서 포인트를 하나 또렷하게 찍고 왔는데, 아직도 눈에 삼삼한, 잊지 못할 즐거운 추억을 하나 남긴 것이다. 김선배가 동생이 뉴욕 근처 산다고, 가..
혼자만의 실험을 해보는 중인데, 7km 뛸 때랑 10km 뛸 때 하루종일 얼마나 피곤한지 체감적으로 느껴보고 있다. 지난번에 7km 뛰었을 때는 늦장마 와중에 잠깐 비가 소강상태일 때 뛴 거라 고온다습하고 땀이 비오듯 흘렀다. 어제 10km는 입추가 지나서 그런가 새벽 공기의 결이 약간은 달라졌다는 느낌이 들었고, 바람도 불어서 지난번보다 훨씬 쾌적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뛰었다. 속도는 7km 뛰었을 때가 평균 10초 정도 빨랐음. 그런데 이 3km 차이가 뛸 때는 그렇게 크게 와닿지 않는데 몸이 느끼는 충격은 많이 다른 것 같다. 7킬로만 뛰었을 땐 활력이 넘치고 하루종일 힘이 펄펄 나는 것 같았다면, 어제는 하루종일 졸고 졸고 또 졸고, 집에서 점심먹은 김에 아예 쇼파에서 한 30분 편하게 잤는데도 스..
늦잠을 자서 뛸까말까 하다가(해 뜨면 너무 더워서) 그래도 가자며 7시 넘어 나섰다. 평소보다 공복도 길어지고 덥기도 덥고, 습도가 환장하게 높아서 안그래도 좀 힘들겠다고 생각은 했는데… 첨에는 한강까지 뛰었다가 따릉이 타고 돌아올 생각이라 10km 뛰는 게 별 부담스럽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한강까지는 완만한 내리막이라 쉬움) 중간에 너무 멀리 가지 말고 그냥 중간에서 반환하자고 맘을 바꿔서 좀 더 무리를 하게 됐다. 오랜만에 10킬로 뛰는데다 덥고 습해서 호흡도 불편하고 하필 또 생리 기간 중이고 역시 장 상태도 별로였는데, 그래서 그런가 뛰고 나서 스트레칭 잠깐 했더니 머리가 핑핑 돌고 땅바닥이 지글거리기 시작하고 다리에 힘이 풀리더라. 돌담에 기대서 잠깐 쉬었더니 눈 앞에서 아지랑이 피는 느낌..
심각한 후유증은 없는데 좀 거슬리는 후유증이 남았다. 1. 살이 빠졌는데, 자꾸 더 빠짐 자가격리하는 일주일 내내 먹고 자고 먹고 자고 정말 잘 먹고 잘 잤는데 살이 좀 빠져있어서 근육이 빠졌나? 했는데 운동을 재개했는데도 오늘 보니 살이 더 빠졌다. 몸무게 앞자리가 바뀐 것뿐만이 아니고 중학생 때 이후로 처음 본 몸무게를 기록했다. 몸이 바이러스랑 싸우느라 개고생한 듯. 살집이 좀 있어야 체력도 잘 붙을텐데 이런이런… 몸보신을 좀 해줘야겠다. 2. 운동할 때 힘이 안 붙음 자가격리 마친 다음날 뛰었을 때도 뭔가 몸에 근육이 붙는 느낌이 아니라 몸이 좀 흐물흐물한 느낌이었는데 오늘도 좀 그랬다. 처음부터 끝까지 땀은 엄청 흘리고 숨은 차는데 허벅지 근육이 펌핑이 안 되는 것 같음. 복근운동도 좀만 해도 ..
드디어 자가격리가 끝나고 한번 나가서 뛰어봤다. 일주일동안 거의 일생동안 못 잤던 잠을 다 끌어온 듯이 잠만 잤더니 여기가 꿈인지 생신지, 몸이 다 나은건지 어떤건지도 잘 모르겠더라. 일단 무리하지 말고 5킬로만 뛰자하고 나갔는데… 하… 역시 힘들구나. 지독한 바이러스다 참. 그렇게 먹고 자고 먹고 자고만 했는데도 몸을 꽤 망가뜨려놨음. 속도가 문제가 아니고 뛰는 내내 몸이 흐물거리는 느낌? 힘이 안 붙고, 속도 쓰려서 신물 올라오고, 그냥 억지로 관성으로 겨우 뛰었다. 회복된 후에도 후유증이 좀 남고 컨디션이 어떤 사람은 50%도 안 올라온다고 하던데 앞으로가 걱정이다. 운동을 하든 보양식을 먹든 좀 끌어올려봐야지. 어쨌거나 이제 면역력이 생겼으니 당분간은 안 걸리겠지. 몸이 시험 때까지만 잘 버텨줬음..
속도에 신경을 안 쓰고 멋대로 뛰니까 10킬로 뛰고도 숨이 많이 남길래 집에 오는 길에 안 멈추고 언덕 포함 1.5킬로를 한번 더 뛰어봤다. 근데 그렇게 힘들지가 않네? 거리를 좀 더 늘리는 게 어떨까 생각 중. 하프까지는 좀 뛰고 싶은데 지금 페이스로는 2시간 이내에도 못 들어오니까 그게 좀 걸린다.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 먹는 것 같아서. 시험 끝나고나 한번 해봐야 하나 어쩌나 잡생각이 좀 들었다. 어제는 좀 황당한 일을 전해 들었다. 물론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특히 엘리트 집단이라고 분류되는 업종에서는(주로 언론, 미디어) 민주노조 출신들이 집단 내에서 권력을 잡고 나면 악질이 되기도 하는데, 그냥 지 맘에 안 든다고 인사권을 막 휘둘러버림… 심지어 눈치도 안 보고 말도 안 되는 명목으로 트집 ..
시험이 다가오니까 이것저것 다 귀찮아지고 그냥 하루하루 어디 부분 다시 봐야지, 자꾸 까먹는 거 기억 좀 났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 다른 생각들이 싹 밀려나가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달리기도 그냥 체력유지용, 생존형으로 하게 된다. 지난주부터 아~ 기록 재는 것도 귀찮다~~ 그랬는데 오늘은 뛰면서 워치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다. 뛸 때 한 90%는 무념무상이었고, 5%는 망할놈의 과목 하나를 이번주에는 다 씹어먹어버려야겠다는 다짐을 했고(막상 그렇다고 다 외워지지는 않는다ㅠ 읽었으면 머리에 좀 남아라ㅠㅠ 이 돌머리를 어째) 나머지 5%는 조성진 찬양을 했던 것 같다.(라흐 3번은 들을수록 미친 연주라는 생각이… 첫 소절부터 지상에 내려앉은 천사가 머릿속에 떠오름) 그렇게 되는대로 숨 안 차고 편안하게 발..
토요일에 학원 다녀와서 집에 있던 치킨을 두 조각 뜯고 스터디카페에 갔는데 소화가 하나도 안 됐다는 느낌이 마구마구 들었다. 그래도 다음날 모의고사 쳐야 하니까 좀 참고 공부를 했는데 그러지 말걸 그랬어. 장염으로 발전했잖아. 결국 다음날 학원도 못 가고 아침 굶고 스터디 카페 가서 아픔을 참아가며 모고만 풀어서 온라인 첨삭 신청하고, 엄마가 북어국 끓여줘서 맛 좀 보고 쇼파에 풀썩 앉았는데 그길로 쇼파에서 잠을 자기 시작해서 오후 내내 자고, 저녁에 잠깐 일어났다가 초저녁에 또 자고, 그 다음날 오전에 늦잠까지 자고, 도서관 가서 오후 내내 또 졸고 그렇게 내리 이틀을 병든 닭처럼 꼬박꼬박 졸았는데(앉아서도 그냥 잠깐 졸았다기 보다는 엄청 깊게 잠들었다.) 어제 아침에 일어나서야 느꼈다. 와 이게 묵힌..
어제 잠들기 전에 날씨를 확인 했더니 오늘 오후에나 갠다고 해서 아예 포기를 했는데 눈 딱 떠보니까 창밖이 훤한 게 뭔가 느낌이 좋았다. 비가 안 오는 걸 확인하고 옷도 갈아 입었는데, 아 몸 컨디션은 너무 안 좋았다. 술 마신 다음 날 아니면 해 본 적 없는 쇼파에서 뒹굴기를 잠깐 하다가 일단 운동 하고 늘어지자 싶어서 나갔다. 컨디션이 안 좋으니 7k만 뛰자고 런데이 설정하고 휘적휘적 뛰는데, 어쩐지 뛰다 보니까 컨디션이 쭉쭉 올라오는 느낌이 드네? 그래서 7k 휘리릭 뛰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1km 채 안 되는 언덕에서 모자라는 양을 채웠다. 매번 뛰러 나갈 때는 마지막에 언덕에서 마무리하자고 생각하는데 뛰다보면 힘들어서 그냥 천변에서 러닝은 마무리 하고 언덕은 걸어오곤 한다. 오늘보니 언덕 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