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예전 글/로얄의 평범한 여행 (55)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타겠다고 비행기까지 끊어놨는데 일이 생겨서 급하게 일정을 변경했다. 특가 항공권을 사면(딱히 성수기도 없어서 연중 가격이 비슷한 듯 하지만) 여행사 수수료까지 내야 하기 때문에 취소 수수료가 꽤 된다. 한 사람당 8만원 정도를 취소 수수료로 물었다.ㅠㅠ 뜬금 없이 떠난 하와이. (다이아몬드헤드에서 본 호놀룰루) (진주만) (와이키키 해변) 일주일동안 차를 렌트해서 오아후섬 구석구석을 돌아다녔지만 사진 올리기 귀찮다. 폰으로 찍은 사진 몇 장만 추억삼아 올려놓는다. 하와이는 그냥 무난한 신혼여행지 정도로 생각했는데 가보니 정말정말 좋았다. 베를린이나 히말라야 못지 않게 두고두고 그리울 것 같다. 휴가 다녀온 후에 쉴 시간이 없어서 너무 피곤하다. 가기 전에 도움 받았던 것처럼 이곳 저..
로얄이는 이명박이 임기를 마치든말든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든말든 예고했다시피, 한 해에 여러 번 해외를 왔다갔다 한다. 그것도 재밌게. 머 그렇다고 친절한 여행기를 쓸 일은 없고, 블로그는 그냥 내가 기억하고 싶은 날들에 대한 기억 저장소랄까. 이번엔 일본. 도쿄다. 하네다에서 내려서 시나가와역까지 가는 급행열차. 일본 물가가 비싸다더니 정말 400엔이나!!! 도쿄타워. 롯본기 모리타워에서 본 야경. 사진보다 도쿄타워가 가까이 더 크게 보이는데... 여긴.. 시나가와 역이었나? 기억이 안 남. 일본은 한국처럼 전철에 사람도 많고 환승 시스템도 복잡하고.... 요코하마 쪽에서 먹은 것. 저 생 멸치 같이 생긴 작은 생선회가 이 고장 별미라는데 이름은 일본말로만 들어서 잘 모르겠다. 왼족은 회, 오른쪽은 조림..
일 때문에 구미에 다녀왔는데 KTX를 타니 한시간 반밖에 안 걸렸다. 남쪽 지방에 있는 나무들은 벌써 꽃봉오리를 매달고 있었다. 밤 공기도 따뜻해서 좋았다. 기차를 내도록 따라오던 보름달. 주말에 오랜만에 요리를 했다. 시금치 무침. 다른 게 없어서 소금, 참기름으로 무친다음 로열이가 정말정말 좋아하는 깨소금을 팍팍 뿌렸다. 돼지감자라는 걸 처음 봤다. 뚱딴지라고도 한다고. 조리법은. 그냥 먹기. 생으로 먹으라고 해서 생으로 먹었는데 돼지감자도 감자라 싹에 독이 있다고..ㅠ 하루종일 화장실 들락거렸다.
북한산에 다녀왔다. 매번 다니는 관악산만 좋아했는데, 북한산은 참 넓고 깊은 산이었다. 의외로 우리집에서 멀지도 않아서 자주 가도 될 것 같다. 전날 술을 마셔서 피곤한 몸을 억지로 끌고 갔는데, 정말 잘 했다 싶다. 말로만 듣던 대선배들을 대면한데다 나름 귀여움까지 받았으니. 물론 수상한 시절은 무려 38년이나 지속돼 그 분들의 주름살은 5년간 한층 더 깊어질 거라는 우울한 전망을 해야하긴 했지만. 그동안도 고생 많이 하셨으니 모쪼록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근데 건강하자고 산에 갔는데 집에 들어오니 밤 1시.... 그리고 난 꽐라. 지난번에 태백산서 스틱을 잃어버려서 새로 샀는데 꽐라돼서 또 잃어버렸다.ㅠㅠ
무식하면 용감하다. 그렇게 눈이 내리고 길이 안 좋고 차들이 빨리 달리는 줄은 몰랐지. 거기다 위험한 지역까지... 아무튼 정말 아무것도 몰라서 차를 빌렸고, 장시간 운전을 해본 적이 없으니 멋도 모르고 악셀을 밟아댔다. 그래서 도시간 이동거리만 총 660마일. 환산하면1062km.ㅠㅠ 너무 빨리 달렸더니 이 차가 도장이 다 벗겨져서 흰색이 됐다.... 가 아니고 사고가 나는 바람에 차를 바꿔야 했음.ㅠㅠ(마지막 행선지에서 찍은 사진인데 눈길 흙길 헤치고 오다보니 반짝거리던 새 차가 이렇게 더러워졌다.) 아래 보이는 얼음은 아마 디트로이트와 맞붙은 세인트클레인트호인 것 같은데, 호수가 얼어붙을 정도로 어딜 가나 추웠다. 그리고 또 언제나 구름이 껴 있었다. 마지막 날 돌아오는 길에 겨우 맑은 하늘을 볼 ..
미국 북동부 지역에 또 갈 일이 있을까, 뭐 뉴욕이라면 몰라도 또 갈 일은 없겠지... 클리블랜드를 나서면서 고민을 했는데 나이아가라를 찍고 돌아가자니 운전도 부담스럽고 짐을 한번 더 풀었다 싸는거라 귀찮기도 했다. 그런데 마침 바로 86번 고속도로를 타고 목적지로 가자니 길 상태가 안 좋다는 구글의 친절한 설명이... 길이 갈라지는 에리(Erie) 부근에서 86번으로 빠지지 않고 그냥 쭉 90번 고속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내달렸다. 도착... 미국쪽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일단 감상. 지나가던 사람들한테 사진 한 장 찍어달라고 부탁! 뒤에 아스라하게 보이는 건물들이 캐나다 쪽 호텔들이다. 잠깐 보다가 곧장 레인보우 브릿지를 건너 캐나다로 고고씽! 캐나다에서 본 미국쪽 폭포 그리고 오른편으로 드디어... 웅..
클리블랜드까지 왔으니 야구를 사랑하는 로얄이가 야구장에 안 가볼 수는 없지. 오후 일정을 끝내고 프로그레시브 필드로 향했다. 다운타운 초입에 있는데 남쪽에서 접근하면 주변 지역이 상당히 낙후됐다는 걸 알 수 있다. 싸리눈이 추적추적 내리고 차도 막히고 시즌도 아니라 그냥 차 타고 밖에서 구경만 하고 왔다. 저 멀리 깃대가 보인다. 다운타운을 한 바퀴 돌고 나와서 본 앞모습. 작년까진 시즌 때면 야구장 주변에 추신수 사진이 나부끼고 있었을텐데.. 태어나서 처음으로 주유를 해봤다. 내가 렌트한 차가 휘발유인지 경유인지 주유소 들어서기 전까지 몰랐다는 게 부끄럽다. 주유구를 열어보니 '가솔린'이라고 씌어 있어서 그 때서야 알았다. 미들랜드 사시는 황 모 박사님한테 주유하는 법을 배워 왔기 땜에 수월하게 만땅을..
지난번에 못 올렸던 사진부터. 흔하게 볼 수 있는 꼬마 비행기. 디트로이트에서 미네아폴리스 갈 땐 이것보다는 약간 컸다. 이건 미네아폴리스에서 새기노 가는 꼬꼬마 비행기. 착륙할 때 바람이 좀 불었는데 장난 아니게 흔들렸다. 물론 나는 자다깨서 몽롱한 기분에 무섭다는 생각도 못했지. 눈 앞에 보이는 건 대략 이런 풍경.... 미들랜드에서는 거의 눈만 봤다. 여긴 정말 눈이 지겹게 많다. 매일 아침 이런 걸 먹고... (미국 비즈니스 호텔 조식 부페는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오믈렛, 오븐에 구운 감자, 베이컨, 소시지, 햄, 빵, 과일, 디저트, 요거트, 시리얼, 우유.... 화려하고 다양한 음식으로 브런치를 즐기고 싶다면 동남아나 제주도에 가자.) 이틀에 한번씩은 수영(클리블랜드 호텔 수영장이 제일 ..
오기 전부터 "아 망할 회의 때 방정 떨다가 미국에 가게 됐어..."라며 후회를 했지만 이미 상황은 걷잡을 수 없었고... 지금. 나는. 여기. 미국 미시간주. 미들랜드. 한 호텔에. 감금돼 있다. 엉엉ㅠㅠ 3일짼데 아직도 시차 적응이 다 안 돼서 머리도 어질어질. 인터넷 상태가 안 좋아서 사진 한 장 블로그에 올릴 수 없지만 뭐 시골 마을 올리나 안 올리나 그게 그거다. 지금까지 미국이라고 하면 샌프란시스코부터 새너제이까지 이어진 실리콘밸리, 환락도시 라스베이거스 정도 가본 게 다라 이번에도 "화아~려한 도시를 그리며 찾아 왔"건만. 중부지방 최대 도시라는 미네아폴리스 및 세인트폴(즉 트윈타워)은 다운타운 마천루 몇 개 건물 빼고는 시골 of the 시골이었던 것이다. 세인트폴 호텔에 갇혀 있으면서 미..
슬라비아 카페를 나서면 바로 레기교(Most Legii)다. 다리를 건너 페트르진 언덕으로 간다. 하늘이 맑다. 강은 푸르다. 맘이 트인다. 다리를 건너면 바로 이정표가 나온다. 체코어를 몰라도 그림을 보면 무슨 뜻인지 알 수 있다. 언덕 초입에 있는 조형물. 공산주의 정권 때 희생당한 사람들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뒤로 갈수록 사람의 모습이 조금씩 지워진다. '평등하게 잘 사는 사회'를 꿈꾸던 세상에서는 독재와 폭력에 사람이 희생됐고 '공평하게 자기 몫을 찾는 사회'를 꿈꾸자 돈 때문에 사람이 죽어간다. 인류 역사를 보면 인간 사회는 절대로 지향하는 가치대로 흘러가지는 않는 것 같다. 언덕이 그리 높지는 않지만 관광객을 위한 열차를 운행한다. 나는 그냥 길을 따라 걸어보기로... 그래야 이렇게 올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