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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아이고 또 개미지옥 놀이 하고 있다. 왜 유툽 들어가서 또 피겨 영상을 돌려 보고 있는거지. 피겨는 중독성이 강해서 시작하면 끊기 힘들다. -_-;; 제프 덕분에 제임스블런트라는 가수도, 하이 라는 노래도 알게 됐고 남싱계에도 섬세한 선이 존재한다는 걸 느꼈다. 거기다 치팅이 전혀 없는 깔끔한 점프와 동작들까지. 그 전까지는 제냐와 야구딘의 불꽃같은 금메달 경쟁밖에 몰랐었지. High를 보고 느꼈던 감정은 수컷내가 진동하는 밀림에서 순진하게 웃고 있는 어린왕자를 만난 거랑 비슷하다고 표현하면 되려나. 남싱이 이렇게나 아름다운 이나바우어를 보여 주다니... 제프를 좋아하는 또 한가지 이유는, 쇼에서도 최선을 다 한다는 점이다. 더블 악셀을 두 번 뛰는데 이 또한 꽉 찬 악셀.. 2바퀴 반만 돌고 트리플 악..
내친김에, '내가 바로 여왕 김연아다'라는 걸 만천하에 보여 준 2007 도쿄 세계선수권 SP. 골백번을 돌려 본 영상. 이 때 허리 통증이 심했는데 그래도 꿋꿋하게 연기를 펼쳤고, 70점을 넘는 기염을 토했다. 트리플플립-트리플토룹, 트리플러츠, 더블악셀 어느 것 하나 입댈 것 없이 너무나도 깔끔했고, 여싱에서 저런 직선 스텝은 본 적이 없기에. 음악과 딱 맞춘 런지하며ㄷㄷㄷ 무엇보다도 카메라웤이 정말 좋은데 빙판 전체를 휘젓고 다니는 여왕님의 스케이팅 스킬과 속도를 화면에서도 느낄 수 있다. 직선 스텝 끝나고 레이백 스핀 전에 빙판 가운데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장면은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명장면이고 언제나 전율이 느껴진다. 일명 개다리 스파이럴은 이 시즌이 마지막이었는데 그 땐 싫었는데 다시 보니 그립..
오늘 이상하게 상큼한 연아가 보고 싶었다. 갈라에서 3F-3T를 뛰는 연아. 변성기가 지나지 않은 마이클잭슨 음색이랑 너무도 잘 어울리는 청순한 연아. 이미 이 때부터 넘사벽의 기술과 표현력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피겨에 무지한 나라에서 태어나 그 진가를 인정 받지 못하고 있을 때였다.
배트맨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보기 전에 예습. 그러고 보니 배트맨 비긴즈도, 다크나이즈도 안 봤다. 모든 사람이 히스레저 이야기를 할 때 "뭥미?"하고 있었으니 외톨이가 되는 건 이유가 있는 듯. 쩝. 보통 차는 날렵한 걸 좋아하는데 배트맨 차는 무게감이 있으면서도 잘 빠졌다. 하루키 소설 에 나오는 '뚱뚱하지만 몸매가 좋은 여자'를 보는 느낌이랄까. 매력 넘친다.(음 근데 뚱뚱하지만 몸매가 좋은 남자는 왜 상상이 안 되지?) 영웅 시리즈는 언제 봐도 재미있다. 터지고 불타고 깨지는 걸 보면서 함께 아드레날린을 뿜어내는 기분도 좋고 근육맨 영웅이 툭탁거리면서 싸우는 장면은 역시 볼거리~! 무슨 리뷰가 필요할 쏘냐. 그냥 보고 재밌으면 끝!(솔직히 두 편 연달아 보고 나서 아무 생각이 안 들었다. 결론은 인..
46층에서 본 서울. 옅은 하늘을 배경으로 뭉개 구름이 피어올랐다. 그 아래 말갛게 빛나는 서울. 파란 유리를 깔아놓은 것처럼 광택이 흐르는 한강물. 야트막한 산이 스카이라인 뒤로 굽이 친다. 더울 때 태어나서 고생하는 사과. 고모가 준 엉덩이 발진 크림 덕분에 피부 트러블 없이 잘 지내고 있다니 다행이야!
2012년 7월 28일 서울 기온 섭씨 33도. 오전 11시반. . . . 관악산. 지난번부터 계곡을 정비해 나가고 있는데 아직 안 끝났나보다. 산 중턱까지도 돌을 다 깨고 등산로를 옮겨놨다. 바짝 마른 계곡에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돌 무더기를 보니 더 덥다. 이 옆에 지날 때는 정말정말 더웠다. 땀을 너무 많이 흘린데다 햇볕이 내리 쪼여서 이러다가 더위 먹어서 그냥 쓰러지는 건 아닐까 걱정될 정도. 또 변한 풍경 하나... 깔딱고개 바로 위에 있던 막걸리 장사가 없어졌다.... ㅠㅠ 나름대로 정비를 한 건가본데... 내려오면서 이런 저런 생각이 다 들었다. 혼자 산에 오를 때마다 정상 부근에서 아이스께끼를 하나 사 먹으면서 엄청난 기쁨을 만끽하곤 했는데, 또 가끔은 막걸리 한 사발에 마늘쫑 된장에 찍어먹..
베를린에 가면 곰돌이가 여기저기 널려 있다. 가기 전부터도 그랬지만 다녀오고 난 다음, 심지어 야바위꾼들한테 돈 까지 뜯긴 기분나쁜 추억이 있는 도시지만 베를린은 다시 가고 싶은 곳이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곰돌이!!! 베를린이라는 이름 자체가 곰(Bär)에서 딴 거라고 하니, 이름하여 베를린은 곰의 도시. 이 도시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쏘랴.ㅠㅠ 자 그러면 베를린 곰돌이 나가신다~!!!(스압) (베를린, 2012.6.13~17)
국회 도서관에 다녀왔다. 작렬하는 태양, 새하얗게 빛나는 땅에서 올라오는 김, 선명한 초록빛, 땀. 이런 날 하늘을 볼 때면 생각나는 장면들. 이방인에서 장례 행렬이 뜨거운 태양 아래 걸어가는 모습, 영화 개같은 날의 오후에 등장하는 조각조각 씬들... 그리고 이를 달래줄 수 있을 것 같은 맥주 한 잔. 잔에는 수증기가 닿아 송글송글 물방울이 맺혀 있어야 한다. 오늘 나는 일을 하는 것 같으면서도 안 하는 것 같은 일을 했다. 금요일 저녁에는 일로 만난 것 같으면서도 놀려고 만난 것 같은 사람들이랑 술을 코가 벌게지도록 마시고 새벽에야 집에 들어 왔다. 복날에는 일로 만난 사람들이랑 신나게 서오릉까지 가서 유명하다는 장작구이 닭구이를 먹고 오질 않나. 그리고 난 언제나 책을 한 권씩 들고 다니면서 읽다가..
언니네 텃밭에서 격주로 보내주는 꾸러미. 집에서 밥을 잘 안 먹으니 점점 쌓여만 가고..... 주말에 엄마 집에 부지런히 안 들고 가면 썩어서 버리는 일도 다반사.ㅠㅠ 시간 날 때마다 열심히 먹어줘야 한닷!!! 꾸러미를 받을 때마다 저녁 뭐 먹을지 고민하는 주부들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이걸로 뭘 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 지금 집에 있는 재료:계란, 감자, 가지, 피망, 강낭콩, 오이, 두부, 열무김치 좋다. 볶음밥이다. 그 전에, 감자가 너무 많으니 감자 조림도 한다. 감자 껍질을 벗긴다. 깎둑썰기 해서 삶는다. 젓가락 찔러보고 다 익었으면 물을 절반만 남기고 따라 버린 다음 간장 넣는다.(짠 거 싫어하니까 쪼금만 넣었다.) 설탕이 없으니 엄마가 직접 만든 매실 원액을 넣자. 피망. 귀엽다.ㅎㅎ..
오랜 친구인 H사 L모 기자가 소개시켜 준 연남동 맛있어서 또 같이 갔다. 위치는 찾기 쉽지 않은데, 네이버 지도에서 검색해도 안 나오고;; 아래 지도에 보이는 대명비발디파크 아파트 바로 뒤에 있다.(철길 따라 쭉 걸어오면 된다.) 2012.7.15 | 지도 크게 보기 © NHN Corp. 홍어집인데 의외로 사장님은 진해 출신. 경상도 사투리를 쓰신다. 홍어 삼합이 2만5000원, 홍어탕이 5000원. 문어숙회도 있는데 반만 시키면 1만5000원. 둘이라 반반 시켜도 되냐고 물었더니 손님이 별로 없어 여유가 있으니 해주시겠다며. 문어 숙회가 먼저 나왔다. 얼은게 녹을 때까지 잠깐 기다렸다 먹는 게 더 맛있다. 삼합. 서울 시내 홍어가 대부분 그렇지만 푹 삭히지는 않았다. 코가 뻥- 뚫리는 느낌도 날락말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