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예전 글/벽 보고 말하는 로얄 (72)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한번 할 때 똑바로 꼼꼼하게, 세심하게, 최선을 다해서, 이걸로 끝내자는 생각으로 하면 두번 세번 수정할 필요가 없잖아?저기... 일도 다 안 끝났는데 퇴근하고 가겠다고 하면 어떡해?오늘까지 마치라고 지시한 일을 내일까지 하겠다고 통보하는 건 어디서 배워먹은 책임감이지?출근 시간 좀 지키세요.일 시키면 일부터 하고나서 친구랑 카톡 하라고.전화해서 물어보면 되잖아? 일을 그렇게 좀 열심히 해봐. (입 속에서만 맴도는 말들...)
사이트 개설 초기부터 구글 뉴스 색인에 넣으려고 이짓 저짓 다 해봤는데 실패하고ㅠ 그동안 구글의 유료 콘텐츠 전략이 바뀐 덕인지 사이트 개편하면서 SEO 신경 쓰고 구글 tool이랑 연동을 해서 그런건지 이유는 정확하게 모르겠다만 아무튼 드디어 입성했다. 방금 전에 확인하고 나니 이깟 게 뭐라고 눈물이 다 나려고 한다ㅋㅋ 예전 회사에서는 너무도 당연했던 것들인데... 회사가 좋아지고 있다는 느낌이 드니까 힘이 샘솟는다. 내일은 더 열심히 일해야지~~!! 아자!
지난 연말은 그대로 좀 즐거웠다. 12월 초에는 심하게 괴로웠는데 어느새 사르르 풀렸다. 참 사람 일은 알다가도 모르겠는 것. 내년에는 이번 연말보다 쫌만 더 행복했으면 좋겠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도.
지난주에는 워크샵을 갔는데 자꾸 후배들에게 훈계가 하고 싶어졌다.(실제로 몇 마디 하기도ㅠㅠ) 내 삶을 반추해가면서 '쟤들보다 내가 더 힘들었는데 나는 이렇게 저렇게 잘 헤쳐왔고 징징대는 게 보기 싫어!'라는 생각이 든 순간부터 걷잡을 수 없이 꼰대화가 된 것 같다. 이런 생각을 뇌에서 삭제하고 싶다.
정말 오랜만에 블로그가 생각났다. 그동안 정말 뭔가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조차 안 들어서 블로그도 저 기억의 뒤편 어딘가에 있었던 듯.2년 전에 호기롭게 회사를 때려치우고(!라기보다는 두 달동안 내근직으로 좌천-> 지방발령 연타를 맞고 나서 막막한 심정을 안고 떨리는 손으로 사표를 내고 나왔지;;) 새로운 사업을 같이 꾸리고 어쩌고 저쩌고... 그렇게 보낸지 2년 반이 흘렀다. 매 주말 출근에 몸이 바쁜 것도 있었지만 다른 걸 생각할만한 여유가 없었다. 사람 집중력에는 한계가 있고, 내 조막만한 뇌는 몇 가지 일을 살뜰하게 살필만큼 용량이 크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사람이 못 할 일은 없지만 단번에 할 수 있는 일도 없다. 회사든 사람이든 '성장한다'라는 말의 뜻을 이제서야 알게 됐다. 지루한 업무를 ..
다친 발목이 아직도 다 낫지 않아서(의사 얘기로는 앞으로 3~4개월은 뻐근한 느낌이 있을 거란다) 어디 간다는 건 생각도 못하고 본가에나 가서 시간을 보냈다.첫 날은 그렇게도 사고 싶었던 레고-디즈니성이 때마침 배송 와서 조립하느라 보냈고, 그 다음 날은 남은 일거리를 '꾸역꾸역' 처리했다. 정말 귀찮은데 해야 하는 일들을 어느정도 마무리 하고 그냥 쉬면서 소설이나 좀 읽자하고 '장미의 이름'을 폈다.기본 장르가 스릴러고, 전에 워낙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술술 읽힐 줄 알았는데 의외로 한장 한장 넘기는 게 쉽지 않았다. 특히 서두에 장황한 시대적/사상적 배경이 나오는 부분은 '이렇게 길었나?' 싶을 정도로 좀 힘들었다. 나중에는 대충대충 보아 넘겼는데, 그래서 줄거리가 이어지는 중간중간 앞으로 돌아가서 ..
그 추운데 광화문 나가서 촛불 든 게 아까워서 생각도 안 하던 비판적지지라는 걸 하게 생겼다. 비판적 지지에 비판적이었던 로얄이가 비판적지지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만드는 너! 대체 누구냐? 재작년에 회사를 꾸리기 시작한 다음부터 골치 썩을 일은 거의 회사 일이었는데, 회사가 좀 안정돼 가는 느낌이 드니까 하나둘 신경 쓰이는 게 생긴다. 발목을 다쳐서 벌써3주째 반깁스를 하고 있고ㅠ 그와중에 아파트 상가에 있던 마트가 없어졌다. 생활의 질이 뚝 떨어지는 느낌... 가까운데다 대형마트보다 제철 채소가 싱싱하고 싸기까지 해서 좋았는데 역시 띄엄띄엄 밥 해먹는 로얄이 정도 단골은 가게 유지에 별 도움이 안 됐던 듯하다. 베란다 화분 관리도 제대로 못 했더니 봄인데도 작년처럼 싹 올라오는 게 없다. 꽃 사다 ..
응답하라1994 첫번째 편을 보면 삼천포가 신촌역에서 연대 옆에 있는 하숙집을 가려고 택시를 타는데 남산타워가 보이고, 한강 다리를 건너는 장면이 나온다. 삼천포는 돌고돌고 돌아서 겨우 하숙집에 도착한다. 스마트폰은 고사하고 인터넷도 일반인은 안 쓰던 시절에는 타지 사람들 등처먹는 그런 일들이 꽤 많았던 것 같다. 그 때 택시 안에 앉아 있는 삼천포의 불안한 모습이 잔상이 돼 뇌리에 박혔더랬다. 그런데 지난 1년 동안 나도 수시로 삼천포가 느꼈을 법한 그 비슷한 심정을 느꼈는데, 웹 개발, 수정 이슈가 나올때마다 그랬다. 웹사이트라는 걸 직접 운영한지 1년여. 외주 개발사도 꽤 여럿 만나보고 작업을 해봤는데, 역시 가장 뼈저리게 느낀 건, 나.도.뭔.가. 알.아.야.한.다.는 것이다. 기술을 모르는 사람..
대한민국 노동자의 대표가 '노동자 총궐기' 대회를 이끌었다는 이유로 징역 5년이 선고 됐다. 나는 노동자로서 이 판결에 절대 수긍할 수 없고, 우리의 대표를 인정하지 않은 사법부에 정의를 바랄 수 없게 됐다. 불법으로 낙인 찍든 어쨌든 나는 노동자로서 내 권리를, 우리의 권리를 찾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 그게 이렇게 수모를 겪은 우리의 대표에 대한 예우이자 우리 집단에 대한 예의 아니겠는가. 만국의 노동자들이여 단결하자.
인생에서 1년이 이렇게 빨리 흘러갔던 적이 있었나 싶다. 작년 초부터 모여서 이런저런 얘기만 하다가 7월 말에 실제로 일을 저지르고, 8월 사이트를 열고 전직장을 퇴사하고 월급을 반토막도 아닌 3분의 1토막으로 깎아 생활하기 시작했다. 사람들 때문에 직장을 뛰쳐나왔는데 여전히 사람들 때문에 고통 받는다. 인생은 정말 무간지옥인가싶다. 든든했던 사람들이 짜증 유발자로 변해가고, 그저 좋은 줄 알았던 사람들의 이면을 보고 사람이 무섭다가도 '결국 사람이다' 싶기도 했다. 인간에 대한 애정이 밀물과 썰물처럼 가슴 가득 부풀었다 사라졌다 하는데, 예전에는 그 들고나는 주기가 꽤 길었다면 요즘에는 거의 하루에 한번 꼴이다. 그리고 오늘 밤도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나 처박히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느긋하게 책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