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예전 글/벽 보고 말하는 로얄 (72)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좋아했던 선배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나 역시 자의반 타의반으로 그만두고, 아홉달 동안 신경을 끄고 살았던 전 직장. 꿈과 희망과 좌절, 사람에 대한 애정, 믿음, 소망 사랑 땅 불 바람 물 마음 을 롤러코스터 타듯이 경험할 수 있는 참 좋은 곳이었는데 -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 싶었던 그 수없는 날들을 어찌 잊을까!- 얼마 전 들은 얘기 때문에 착잡함을 이루 말할 수 없다. 헌신적이고 성실했던 선배들이 회사를 떠난 지 1년도 채 안돼 노조 집행부는 연봉제 전환 규약에 사인을 했다고 한다. 노조 조합원 투표 결과 경영진이 제안한 황당한 부속 조항에 대해서도 찬성표가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한다. "싸울 사람이 없어서" 이렇게 됐다고들 했다. 그곳에 있을 때는 사람만이 희망으로 보였는데 나와서 멀찍이 떨어져 보니 ..
결혼 안 한 사람들이 혼자 지내는 모습이 그렇게 안타까울수 없는가보다. 혼자 여행하거나 주말에 조용한 집에서 맥주나 한잔 하는 게 즐거운 사람이 있다는 걸 이해 못한다. 굳이 남편이 없어도 그렇게 불편할 게 없다고 얘기해봐야 남들보다 늦된 인생을 변명한다고 치부한다. 여러분, 배우자, 자식, 양가 부모 챙기느라 바쁜 삶 말고 다른 삶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렇다할 불만은 못 느꼈는데 지난 주에 결국 짜증이 나버렸다. 나도 섹스앤더시티 주인공 캐리가 그랬던 것처럼 영혼 결혼식 하고 그동안 냈던 축의금이나 돌려받아볼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http://media.daum.net/politics/others/newsview?newsid=20150601122710808 박대통령이 행정입법에 대한 국회의 수정, 변경 권고를 따라야 한다는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서라도 입법을 막겠다고 발언했다는 내용의 기사다. 그런데 기사에 쓰인 단어들이 참 기사답지 않다. 요즘 국내 언론 기사들 중 뭐 하나 신뢰할만한 게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셀프 디스ㅠㅠ) 그래도 열심히 사실 파악을 위해 노력하는 꽤 많은 기자들을 생각하면 분노가 솟구친다. 정치 관련 뉴스에서 흔히 등장하는 '평소 원칙을 강조하는'이라는 단어가 오늘따라 유난히 거슬렸는데,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일단 '평소 원칙을 강조하지 않는 대통령'이 있을 수 있는가다. 어디 정권을 비판하..
91년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이 무죄로 최종 결론 난 뒤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추적 보도를 보면서 분개하고 있다. 당시 사건을 맡았던 판검사들을 다시 찾아갔는데 아무도 실수라거나 잘못된 기소 또는 판결이라고 인정하는 사람이 없다. 사건을 지휘했던 당시 부장검사는 대법관이 됐고 퇴직해서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사람 사무실에는 난 화분이 그득하다. 뻔뻔해도 벌받지 않는 사회다. 나도 뻔뻔하게 살아가든가 그게 싫으면 억울한 일, 손해보는 일 감수하면서 살아야 하는 사회다. 무슨 세상이 이런가.
네이버 웹툰 '송곳'을 다시보는데, 전에 그러니까 내가 노조 간부로 활동할 때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댓글들이 이제서야 가슴에 하나하나 알알이 박힌다. 그런데 회가 거듭될수록 BEST에 오른 댓글 중에 노조활동 하다가 또는 노동법상 규정을 얘기했다가 불이익을 받은 사람들 얘기가 늘어난다. 안전불감증이니 하는데 우리 사회는 어쩌면 노동인권 불감증이 제일 문제가 아닌가 싶다. 본인이 노동자인 줄 모르는 노동자가 태반이거니와 노동자인줄 알면서도 본인의 안위가 중요해 노동조합을 배신하거나 외면하는 노동자들. 그리고 산재를 당해도, 불합리한 일을 당해도 어디 말할 데도 없거나 혼자서 법에 호소해보다 시들어간 사람들이 있다. 그러면 적극적인 노조 가담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경영진도 아닌 그냥 선량한 노동자들에 대해 어..
로얄이는 오늘 주차장에서 차 왼쪽 문이랑 바닥을 다 갈아드셨다. 운전을 관둬야 하는걸까. 오늘부터 복싱을 시작했다. 엔진 소리가 고롱고롱고롱하는 차를 겨우 끌고 집으로 와서 부랴부랴 체육관으로 달려갔다. 가입원서를 쓰는데 관장님이 "정상 체중인데 웬 체중관리?"라고 하셔서 기분이 좋았습니다ㅋㅋ 앞으로 나 건들지마. 다 죽었어 -_-+
작은 물병 하나, 먼지 낀 카메라 때 묻은 지도 가방 안에 넣고서 언덕을 넘어 숲길을 헤치고 가벼운 발걸음 닿는 대로 끝없이 이어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네 내가 자라고 정든 이 거리를 난 가끔 그리워하겠지만 이렇게 나는 떠나네 더 넓은 세상으로 그래 이제는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보자! 이렇게 뜬금 없이 직장을 바꿀 줄은 몰랐는데, 아무튼 그렇게 됐다. 너무 길고 길어서 제발 떠나보내고 싶던 2014년이 갔다. 새해에는 더 신나게 살자^^
알량한 힘 따위 믿고(그래봐야 그냥 먼저 태어난 게 권력) 하는 짓이 하도 뻔뻔스러운 인간이 있길래 SNS에 욕을 한마디 했다. 물론 특정 인물을 지칭한 건 아니고 그냥 내 감정을 토로한 것일 뿐. 어차피 연결된 사람은 내 친구들이니 사정 알만한 사람들이 좋다고들 했다. 그런데 다음날 전화를 한 통 받았다. 제발 사람 좀 살리자고 호소하는데 "모르겠다", "혼란스럽다"라고 하다가 결국 외면한 사람이다. 그가 그랬다. "로얄아, 네 기분이 안 좋은 건 알겠고 그 사람이 잘못한 건 맞는데 욕 한건 좀 그렇지 않니? 회사 사람들도 보고 있거든." 언뜻 로얄이를 걱정하는 척하는 그 말을 듣고 당시에는 기분 나쁘게 해드려 죄송하다고 답했지만 나중에 생각하니 더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어려운 일을 함께 하자거나 또..
졌지만 정말 좋은 사람들을 얻었잖니. 그래서 난 졌다고 생각 안 한다. 선배 그거 정신승리에요. 진 거 맞아요. 우리 졌어. 그게 포기한다는 뜻이 아닌 것 뿐이에요. 야 이렇게라도 해야 버티니까 하는 소리야. 회사 경영진들이 그냥 싫어서 누군가가 해직 당하고, 연봉제+퇴직금누진제폐지+임금피크제+호봉상한제 등 전경련 패키지를 회사가 들고 나왔는데 그래서 이제 안 하겠다던 사람이 굳이 또 한번 본인한테는 별 도움도 안 되는 삶을 1년 더 살겠다고 결심을 했는데...... 속으로는 아, 네 목에 칼 들어와도 아무도 안 지켜줄거야. 당해봐야 알지. 라고... 아니 진짜 속내는 니가 인간이냐. 어떻게 본인에게 유리한 게 뭔지도 판단을 못하는 한심아!! 아니 그보다 더 진짜 마음은 그런 약한 인간들을 돌본다는 자부..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602922&no=39 요즘 웹툰 '송곳'을 보고 있는데, 처음에는 제목이 '낭중지추'를 지칭하는 말인가 했는데 송곳같은 사람들을 비유한 것 같기도 하다. 읽는 사람 처지에 따라 해석돼서 그런가. 요즘 로얄이는 회사에만 가면 송곳으로 찌를데를 찾고 있는 사람들을 착잡한 심정으로 봐야한다. 송곳 3-4회에도 참 다양한 사람들이 회사를 위해 노조원이나 노조원 자격이 있는 사람들을 회유하는 장면이 나온다. "아래위도 없는 놈들" "결국 다 잘려" "싸워서 몇 푼 올려봐야 뭐해. 얘기 잘 해줄테니까 이거나 받아" "애들 졸업도 안 했잖아" "걔 원래 먼저 승진해야 되는데 그거 안 되서" 등등. 참 다양한 말들이 '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