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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작년에 이어 올해도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다녀왔다. 영화 딱 하나 보고 술만 퍼먹다 온 작년처럼 되지 말자며 부지런하게 표를 예매해서 이번에는 이틀동안 4편이나 보고 왔다. 표 사겠다고 아침 8시부터 뻗치기하신 선배들께 감사!! 금요일에 부산 도착하자마자 부랴부랴 8시 '창수'를 봤는데... 에이 ㅆㅂㅆㅂㅆㅂ.. 술이 미친듯이 땡기게 하는 영화... 임창정이 연기를 너무 잘하는 것도 짜증났다.ㅠㅠ 좀 어설프면 얼마나 좋아.. 광안대교 광안리 방황하는 중생들 영화 보고 조개구이, 장어구이, 매운탕 먹고 마시고, 금수복국 먹고 영화 보고 OPS(옵스) 가서 빵 먹고 영화보고 밀면 먹고 그랬는데 영화관도, 먹은 것도 딱 하나씩밖에 안 찍어놨다. 너무 재밌어서 그랬다.
오랜만에 요리.. 전자렌지 전기선을 태워 먹고 수리 맡겼다가 다시 찾는데 한 3개월 걸린 것 같다.(게을러서) 아무래도 자취생이다 보니 전자렌지가 없으면 손발 다 묶인 것 같은 느낌... 추석 때 집에 가서 느끼한 걸 많이 먹어서 칼칼한 게 먹고 싶었다. 그래서 결정!!! 김치 수제비!! 친환경 무농약 100% 우리밀 밀가루(유통기한 지났음ㅠㅠ) 김치(신 배추김치, 열무김치) 아빠표 육수가루 카놀라유 고춧가루 계란 신쫄이 밀가루에 물을 붓고 카놀라유를 한 방울 떨어뜨린 다음에 팍팍 뭉친다음 비닐봉지에 넣어서 숙성.(작으니까 약 10분) 물에 육수가루를 넣고 끓인다.(육수가루는 멸치+다시마+버섯을 말려서 갈은 것. 굳이 깔끔한 국물을 먹어야겠다면 비추지만 정말 간편!!) 코렐 컵에 계란이랑 물을 1:1 비..
지난 주 맨날 같이 술 퍼마시던 술꾼 한 명이 길바닥에서 자다가 경찰에 연행 돼 가는 사건을 겪은 후(그것도 로얄이랑 마시다가 그렇게 됐음.) 반성하고 다음날부터 금주를 시작했다. 왜냐하면 그 날이 9월의 어느 날이 아니라 11월의 어느 날이었다면 끔찍한 일이 될 수도 있었으니까. 로얄이의 음주 습관은 -1주일에 4~8회(점심 포함) -주종은 주로 소폭(1차는 막걸리나 빼갈로 시작하더라도 마지막은 소폭으로 끝나게 마련) -2차까지는 거의 무조건. 좋은 사람들이랑은 새벽 2시고 3시고 4시고 끝까지. -음주량은 잘 모르겠지만 취할 때까지 마시고 모자라면 집에 들어와서 와인 한 잔 더 마시고 자는 정도. 오늘까지 술을 멀리한 지 6일째다. -하루종일 피곤하다. -멍하다 -무기력하다 -우울하다 -불면증 생김 ..
음. 오늘 겪은 황당한 일. 카페에 나가서 열공을 하다가 화장실에 들러 손을 씻는데 옆에서 계속 거울을 보고 있던 여자가 갑자기 나를 민다.(손으로 민 건 아니고 막 몸으로 들이댔다;;) "뭐지?"라고 생각했지만 발을 헛디뎠나보다 하고 그냥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입술에 뭐가 묻었길래 닦고 나왔다. 그런데 아까 그 여자가 내 뒤에 대고 뭔가 욕을 하는 게 아닌가.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뭐라고요? 무슨 말을 저한테 했어요?"라고 물었더니 이 사람이 대뜸 하는 말이 "컴플렉스 있으세요?"란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 (완전 한심하다는 표정과 함께) "저 얼굴 좀 봐~." "얼굴이나 이쁘면 말을 안 해" -_-;; 도대체 내가 뭘 잘못한거냐? 못생긴 게 잘못인거냐? 음 사실 머리 나빠서 열등감 느껴 본 적은 있..
씨네큐브 갔다가 저녁 한끼 떼우려고 맥도날드로.... 그런데 리모델링..ㅜ_ㅜ 옆에 있는 정동국시에 사람이 별로 없길래 들어갔다. 사골국물 칼국수. 맛은 밍밍한 편인데 조미료를 안 써서 그런 것 같음. 국물이 깔끔하긴 했다. 너무 비싸서 다음엔 그냥 다른 걸 먹어야겠다고 결정! 유명한 집 답지 않게 너무 친절해서 놀랐음.
정말 하기 싫은 일이 있었는데, 미루고 미루다가 여기까지 와 버렸다. 내일 아침까지 다 작성해서 보내야 하는데 졸려서 머리가 아프고, 그래서 더 일은 진척이 없다. 후덜덜.ㅠㅠ 이 와중에 뜬금없이 '다시 히말라야나 갈까?'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뭘까.ㅋㅋ 이번에는 짧게 말고 한달 정도 걷고 쉬고 밤에는 별 보고 오고 싶다. 몬순시기라도 참 좋았는데, 또 간다면 그래도 비올 때는 피하고 싶다. 그리고 다시 한번 베를린. 베를린은 그냥 거기 서 있는 것 자체로 좋았다. 항상 내가 소개팅 주선자에게 해오던 말이 "새로운 데려가 주는 남자한테 끌려"였는데, 이제는 내가 좋아하는 장소에 함께 가고 싶은 남자를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그러고 보니 이제는 못 가봤으니 여길 가봐야지 싶은 곳 만큼 다시 가고 ..
일신상에 변화가 있을 당시, 전혀 통보를 받지 못한 상태였고 거의 '스테이' 확약을 받았기 때문에 많이 당황 했었다. 어떻게 개인에게는 아주 중요한 그런 일들이 하루 아침에, 그것도 공고나기 몇 시간 전에 뒤집힐 수 있는 거지? 아무튼 나는 뭐 이런 일도, 저런 일도 어쩔 수 없는거라 생각하고 "왜 옮기게 됐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우스게 소리로 "제가 일을 잘 못해서 그렇게 됐네요^^"라고 말했었다.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그 말이 농담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표면적으로야 옮기는 게 별 일은 아니었지만 사실상 밀려나는 모양새라 몇몇 선배들은 날 불러서 위로하고 술도 사줬다. 그 다음 우연하게 왜 그런 어이 없는 일이 이뤄졌는지 과정을 상세하게 알게 됐는데, 그 때도 뭐 그러려니 넘어갔다...
얼마 전에 어떤 회사에서 인턴을 하고 있다는 A씨와 잠깐 만나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대학생이고, 졸업반이며 휴학을 하고 그 곳에서 일하고 있다고 했다. 인턴 월급이 얼마냐?고 묻자 80만원이고 세금을 제하고 나면 70만원대라고 한다. 그가 일하고 있는 회사는 외국계 자본이 한국에 만든 계열사고, 그들은 스스로를 '스타트업', 즉 창업 초기 기업이라고 부르는데, 사실 일반적인 대기업 계열사나 외국계 기업 한국 지사나 별 다른 점은 없다. 여기 경영진들은 외국계 자본에서 1억원 넘는 연봉을 받고 일정 지분을 부여 받았다. 말하자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이 회사가 돈을 못 벌면 창업자도 돈을 못 버는 일반적인 형태의 벤처회사와는 다르다. 꼬박꼬박 월급이 나오고 회사가 돈을 벌면 성과급도 받을 수 있는데다 회..
오스트반호프(Ostbahnhof)역에서 내려서 강변으로 걸어나오면 남아 있는 베를린 장벽이 강을 따라 서 있다. 벽에 빼곡하게 그림이 그려져 있어서 갤러리가 됐다. 알렉산더플라츠에서 전철 타고 한 정거장만 더 가면 나온다. (2012.6.17, 베를린에서 마지막날)
베를린에서는 내키는 대로 해보자는 생각으로 살았다. 호텔 뒤편으로 나가니 바로 슈프레강이 흐르고 있어서 유람선을 탔다. 유럽에 갔던 때가 마침 유로2012 기간. 유람선 타고 오니 독일 국기를 든 사람들이 모두 한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어서 나도 따라갔다. 브란덴부르크문 뒤에 설치해 놓은 대형 스크린으로 가는 거였음. 아침까지만 해도 개방돼 있던 그 주변이 전부 폐쇄. 들어가는 구멍은 단 한 곳. 티어가르텐을 끼고 소니센터 앞까지 갔다가 돌아 들어가야 했다.ㅠㅠ (2012.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