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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산에서 내려오면서 오늘 저녁은 뭐 먹을까 고민하다가 오랜만에 김치볶음밥을 하기로 했다. 시장에 가서 양파 하나랑 양송이 버섯 한 팩을 사왔다. 양송이 버섯을 고른 이유는 그냥 양송이가 먹고 싶어서. 스팸은 가능하면 요리에 안 쓰고 싶은 재룐데, 추석에 선물세트 받은 게 있어서 조금 넣었다. 아무리 로얄이라지만 가끔씩은 좀 싼 맛이 당길 때가 있지. 후라이팬이 달궈지는 동안 고구마묵을 꺼내서 썰고 담는다. 언니네텃밭에서 보내준건데 태어나서 고구마묵은 처음 먹어봤다. 도토리묵이나 메밀묵보다 단단하고 살짝 퍽퍽한 느낌. 따뜻한 묵밥 해먹기엔 아주 좋은 질감! 김치볶음밥. 후라이팬이 달궈지면 기름을 붓고 재료를 넣고 볶다가 햇반 반공기만 넣어서 물기가 날아갈 때까지 볶는다. 배추김치가 없어서 열무김치를 썼다. ..
가는 단풍이 아쉽다. 다음주면 정말로 사라져버릴 것 같아서 산에 갔다. 관악산 초입 산 중턱만 올라도 단풍은 사라지고 황토색으로 바삭 마른 잎들이 위태위태하게 가지에 달려 흔들린다. 정상 부근에서 보니 벌써 대부분 가지만 남았다. 눈이 내리면 참 예쁠 것 같다. 봄에 걸었던 홍등을 맨 윗부분만 남기고 뗐다. 벌써 내년을 준비하는 듯. 정상에서. 산 위에는 벌써 얼음이 얼었다. 다음에 등산할 때는 와이어를 끼고 와야 할지도... 태양이 산을 타고 기울듯 올해도 느릿느릿 기울어 간다.
흔들렸네. 마약에는 '마약'이라고 씌어 있구나. 등불은 밤을 새울 기세. 아는 게 병이라고, 세상을 한꺼풀 벗겨 보기 시작하니 마음이 어지럽다. 그래도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는 건 정말 보람찬 일이다.
붙어 보고 싶은 상대가 없다. 쌈닭 같은 기질에 어울릴만한 강적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 6개월이 흐르고서야 알았다. 그리고 도우려면 정말로 힘들게 사는 사람들을 좀 돕고 싶다. 성공해 보겠다고 아득바득 애쓰는 건 웬만한 사람이면 다 비슷한데 한탕 더 큰 걸 노린다고 더 도와줘야 한다는 논리는 뭐야. 대선을 한달여 앞두고, 민주화와 글로벌라이제이션(초국적 자본의 득세)이 동시에 이뤄졌다는 게 대한민국의 비극이 아닌가 싶다.
한국시리즈 우승하고 난 다음 신이 나서 뛰놀고 있는데 나름 비보가 전해졌다. 그래서 또 술이 취했고, 기분 전환하려고 여왕님 프로그램 돌려보기. 올 여름 아이스쇼에서 록산느의 감동을 다시 한번 전해주신 여왕님. 여왕님이 올림픽 이후 돈 벌이에만 신경 쓴다라? 은퇴 준비를 한다라??? 는 ㅄ들의 입방아를 보기 좋게 날려 준 연기였다. 나야 연아님이 은퇴하고 돈만 벌든 어쩌든 지지하겠지만. 다시 한번 느끼지만 록산느는 3F-3T 없어도 정말 좋고, 완성도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러고 보니 2006년 이후 한국시리즈 우승 경기는 100% 출석. 오늘도 내가 갔으니 우승할거라고 생각을 했다만, 정규시즌에도 이렇게 신명나게 치고 이기는 경기는 쉽게 보기 힘들게다. 이번에도 아는 선배 신세를... 정말 고맙습니다ㅠㅠ 준비물. 유니폼, 막대풍선, 머리띠. 추워서 장갑이랑 담요를 챙겼다. 작년엔 지마켓에서 담요를 나눠줬었는데 올핸 안 주더라;; 휴지는 우연하게 발견한 건데 질도 괜찮고 쓸만하다.ㅋㅋ 좀 더 사 놓을걸. 이번 경기는 4회에 너무 빨리 승부가 나 버려서 어떻게 보면 좀 싱겁게 끝나긴 했지만 4회까지만 해도 ㅎㄷㄷ 했다. 재미있는 건 멋대로 씨부린 말이 씨가 되더라는 것. "야 속닌아 걍 눈감고 쳐라, 어차피 저건 치지도 못하는데 스트라잌 안 넣고 뭐하는거야?" 그랬더니 바로..
주말에 표를 특템하고나서부터 듀근듀근듀근... 일요일 표를 구했는데 우천 순연돼서 퇴근하는 대로 부랴부랴 인천으로. 문학하면 파파이스, 치맥하면 핫윙10조각. 칰힌사러 가는 길... 그린존. 담에 여기 한번 앉아봐야지. 칰힌 사러 가는 동안 연타석 홈런을 맞았다 ㅠㅠ 사순아 돌아다니지 말고 응원하라니까. 오늘은 운동장은 거의 안 찍었다. 에그에그에그머니... 오늘 경기만 봐서는 정규리그 우승팀 실력이 전혀 아니올시다. 잔루는 정말 고질병인듯 ㅠㅠ 탈리오는 뜬금 없이 털리오가 되는구나. 2회에서 삼진 잡는 것 보고 오늘 감 좋다 했는데, 한 경기에서 이렇게 들죽날죽 해서야. 고모고모, 션이가 뒤집기 성공 했으니까 삼성이 우승할거임!!
날씨 좋은 주말. 용인 용답저수지가 내려다 보이는 산. 봉우리는 독조봉인데 산은 무슨 산인지 모르겠다. 노을. 피곤한 워크샵에 다녀온 다음 낮잠 안 자려고 바로 차려 먹은 점심. 계란에는 아예 간을 안 하고 두부에는 후추만 살짝 뿌려줬는데 언제나 생각하는 거지만 소금간 안 하는 게 더 맛있다. 식당에서는 왜 계란후라이에도 꼭 소금을 뿌리는 거지? 뒤늦게 무친 시금치. 처음 해봤는데 재료가 좋아서 잘 됐다. 깨소금이 없어서 간장+마늘맛 소금+참기름만 썼다. 여름을 나면서 많이들 하직 하셨다. ㅠㅠ 모두 제 잘못입니다..... 서향인데도 지는햇빛이 너무 강해서 타죽기도 하고ㅠㅠ 다시 다이소에서 씨를 몇 개 사다놨는데 엄두가 안 난다.ㅠㅠ 10월 날씨는 참 좋다. 낮에는 적당히 덥고 아침저녁으로는 싸늘하고. ..
낮부터 소주를 각 1병씩 걸쳤더니 오후 5시쯤부터 해장하고 싶다. 수서 쪽에 일이 있어서 갔는데... 그러고 보니 탄천만 건너면 가락시장. 저게 다 파 트럭. 여기도 파 저기도 파 앞에도 파 뒤에도 파.... 파파파파 역시 내가 좋아하는 해산물! 조개랑 멍게!! "500g도 파세요?" 했더니 "당연히 팔지요~" 하신다. "끓여먹을건데요" 했더니 "그럼 이거 가져가라"고 떠 주셨다. 멍게는 킬로당 1만원, 조개는 8000원. 만원의 행복이닷. 역시 시장이 좋아 ^ㅁ^ 근데 이 조개는 무슨 조개일까?ㅠㅠ 백합은 아닌 것 같고, 모시조개? 비단조개? 사진을 찾아봐도 잘 모르겠다. 해캄 하려고 소금물에 넣어놨는데 지조있는 조개님들은 꿋꿋하게 입을 다물고 계신다. 그냥 끓이기 시작. 어제 대구 갔다 서문시장서 산..
부산에 간 김에 머털이를 보려고 대구로 ㄱㄱㅆ~~ 머털이는 학교도 잘 다니고 일도 잘 하면서 지내는 것 같았다. 얼굴이 좋아서 안심! 동대구역에서 머털이를 만나 바로 경북대 쪽으로... 아앗... 또 사진을 안 찍어놨는데, 아나고 숯불구이를 먹어봤다. 대구에는 은근히 명물이 많은데, 머털이 얘기론 먹고 살 게 없어서 시에서도 이것 저것 띄우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고 한다.(지방의 슬픈 현실) 아무튼 특이하고 맛있었다. 장어는 좀 기름져서 부담스러운데 아나고는 기름기가 적어서 오히려 더 나았다. 암튼 그렇게 한잔 하고 아침에 해장 하려고 해장국집에 가서 추어탕을 시켰는데 맛이 더럽게 없었음. 도대체 어떻게 간을 해야 그 따위 맛이 나오는지.. 경상도 음식 맛없다 맛없다 하는 걸 웃어넘겼는데 좀 알겠더라.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