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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지난번에 못 올렸던 사진부터. 흔하게 볼 수 있는 꼬마 비행기. 디트로이트에서 미네아폴리스 갈 땐 이것보다는 약간 컸다. 이건 미네아폴리스에서 새기노 가는 꼬꼬마 비행기. 착륙할 때 바람이 좀 불었는데 장난 아니게 흔들렸다. 물론 나는 자다깨서 몽롱한 기분에 무섭다는 생각도 못했지. 눈 앞에 보이는 건 대략 이런 풍경.... 미들랜드에서는 거의 눈만 봤다. 여긴 정말 눈이 지겹게 많다. 매일 아침 이런 걸 먹고... (미국 비즈니스 호텔 조식 부페는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오믈렛, 오븐에 구운 감자, 베이컨, 소시지, 햄, 빵, 과일, 디저트, 요거트, 시리얼, 우유.... 화려하고 다양한 음식으로 브런치를 즐기고 싶다면 동남아나 제주도에 가자.) 이틀에 한번씩은 수영(클리블랜드 호텔 수영장이 제일 ..
오기 전부터 "아 망할 회의 때 방정 떨다가 미국에 가게 됐어..."라며 후회를 했지만 이미 상황은 걷잡을 수 없었고... 지금. 나는. 여기. 미국 미시간주. 미들랜드. 한 호텔에. 감금돼 있다. 엉엉ㅠㅠ 3일짼데 아직도 시차 적응이 다 안 돼서 머리도 어질어질. 인터넷 상태가 안 좋아서 사진 한 장 블로그에 올릴 수 없지만 뭐 시골 마을 올리나 안 올리나 그게 그거다. 지금까지 미국이라고 하면 샌프란시스코부터 새너제이까지 이어진 실리콘밸리, 환락도시 라스베이거스 정도 가본 게 다라 이번에도 "화아~려한 도시를 그리며 찾아 왔"건만. 중부지방 최대 도시라는 미네아폴리스 및 세인트폴(즉 트윈타워)은 다운타운 마천루 몇 개 건물 빼고는 시골 of the 시골이었던 것이다. 세인트폴 호텔에 갇혀 있으면서 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2012112345&code=210100 노조 교육이 있을 때마다 많은 활동가들이 했던 말이 있다. "특히 이 집단은 자신이 노동자라는 자각 조차 없기 때문에 더 노조 하기가 힘들다"라는 것. 몇 년간 여러가지 사건을 보고 들으면서 이 말이 명확한 사실이라는 점을 깨달아 가고 있는 요즘이다. 좋은 대학 나오고 '언론고시'라는 걸 통과한 소위 엘리트라 자부하는 기자, PD가 주축이된 언론사에서 연대의 가치는 무너진지 오래다. 정치부든 산업부든 줄 잘대서 어디 옮겨갈 자리만 보고 있는 기자가 수두룩하다. 잘 나가는 기자는 잘난만큼 높은 자리에 가고 싶다는 욕심이 큰데, 이게 결국 연대를 힘들게 한다...
희한하게 장난감질을 하면 자랑이 하고 싶다. 어렸을 때 "우리집에 이거 있어!"하면서 뿌듯해했던 기분이 다시금 든달까...(그렇게 자랑할 게 없었다는 게 문제지만) 특히 레고는 지금이나 그 때나 상당히 부담스러운 가격이라 더더욱 바라기 힘들었다. 그래도 여기저기서 얻은 벌크들이 좀 있었는데, 칸초랑 낑낑이랑 그걸로 비행기도 만들고 자동차도 집도 만들고 이불로 산도 만들고 카라멜에 들어 있던 동물 피규어들을 하나씩 들고 놀았었다. 여튼 여력이 되는 지금도 가격 때문에 레고를 사기 전엔 한 15분은 고심을 해야하니 하나씩 모으는 재미가 여전히 있다.(그래도 좀 더 싸졌으면 좋겠다ㅠㅠ) 피규어 때문에 모으기 시작한 슈퍼히어로. 어벤저스나 아이언맨은 원작도 별로 안 좋아하는지라 배트맨이랑 스파이더맨만 보고 있다..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3020489221&sid=010731&nid=000<ype=1 내일자 한경 가판에 희한한 기사가 떴다. 매경의 비리를 고발한다는 상당히 자극적인 내용을 1면 톱으로 실었다. 지금까지 한국의 잘난 언론인 중에는 언론 사주나 기자의 비리 사건에 대해서는 "동종 업계" 운운하며 보도를 자제하는 게 관례라는 등신들이 판쳤는데(막상 지상파-종편-보수-진보 등등 여러 갈래로 싸워왔지만), 이번에 1,2위(매출액 기준) 경제지라는 두 곳이 서로 비리를 고발한다며 맞붙은 이례적인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대한 로얄의 감상. XXX파와 XXX파가 결투하는 걸 보는 느낌이랄까. 언론사라 자처하는 조폭들의 깡패짓은 오래된 ..
슬라비아 카페를 나서면 바로 레기교(Most Legii)다. 다리를 건너 페트르진 언덕으로 간다. 하늘이 맑다. 강은 푸르다. 맘이 트인다. 다리를 건너면 바로 이정표가 나온다. 체코어를 몰라도 그림을 보면 무슨 뜻인지 알 수 있다. 언덕 초입에 있는 조형물. 공산주의 정권 때 희생당한 사람들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뒤로 갈수록 사람의 모습이 조금씩 지워진다. '평등하게 잘 사는 사회'를 꿈꾸던 세상에서는 독재와 폭력에 사람이 희생됐고 '공평하게 자기 몫을 찾는 사회'를 꿈꾸자 돈 때문에 사람이 죽어간다. 인류 역사를 보면 인간 사회는 절대로 지향하는 가치대로 흘러가지는 않는 것 같다. 언덕이 그리 높지는 않지만 관광객을 위한 열차를 운행한다. 나는 그냥 길을 따라 걸어보기로... 그래야 이렇게 올라가..
오늘은 이번 겨울 눈이 제일 많이 온 날이다. 창밖을 보니 아직도 눈이 펄펄 온다. 햇볕 쨍- 하던 맑디맑은 프라하가 갑자기 떠올랐다. 프라하는 생각보다 더 낭만적인 도시였다. 길거리 어딜 가나 음악이 흐르고, 대부분 사람들이 손을 잡고 걸어다녔다. 혼자 거리를 걷고 있다는 게 너무나도 아쉬울만큼 아름다운 곳이었다. 도착하자마자 지하철을 타고 숙소로 이동한 후 짐을 풀고 바로 거리로 나섰다. 12시가 다 돼서 우선 시계탑으로 향했다. 시계탑은 그냥 찾아가려면 좀 어려운데, 시내 한가운데 있다. 지도를 들고 찾아가도 복잡한 곳이 프라하다. 아무튼 저기가 중간쯤이겠거니 하면서 걸었더니 어느새 눈 앞에 나타났다. 사람들이 많은 쪽으로 걸어가는 게 제일 쉽게 찾을 수 있는 방법이다. 12사도를 보기 위해 모여든..
그러고 보니 재작년 크리스마스 때 스키장 다녀온 뒤로 1년간 못 갔다. 그래서 이번엔 연초부터...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고 요건 올만에 요리한 거. 매번 두부를 다 못 먹고 버려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하루키가 에세이에서 '튀김두부'를 먹는다고 했던 게 생각났다. 두부를 직사각형으로 썬 다음 밀가루를 묻힌다. 전분이 없어서 밀가루로... 그 다음 튀기면 완성. 두부에서 수분이 나오니까 물을 잘 빼주는 게 중요하다. 계란도 너무 많아서 참치랑 무청시래기랑 섞어서 전을 부쳤다. 술안주로 제격일세~
"아차! 내가 왜 이러지?" 하는 일이 부쩍 잦아졌는데 급기야 한 선배가 내가 요즘 얼이 빠진 것 같다고 했다. 도대체 내 정신은 어디에 뒀을까. 딱히 둘만한 곳도 생각 안 나는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치매 초기 증상인가... OTL...
새벽에 깨어나 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으면 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 사랑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 고통과 쓰라림과 목마름의 정령들은 잠들고 눈시울이 붉어진 인간의 혼들만 깜빡이는 아무도 모르는 고요한 그 시각에 아름다움은 새벽의 창을 열고 우리들 가슴의 깊숙한 뜨거움과 만난다 다시 고통하는 법을 익히기 시작해야겠다 이제 밝아올 아침의 자유로운 새소리를 듣기 위하여 따스한 햇살과 바람과 라일락꽃향기를 맡기 위하여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를 사랑한다는 한마디 새벽 편지를 쓰기 위하여 새벽에 깨어나 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으면 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 희망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로 넘어가는 새벽. 잠이 안 온다... 어느 집엔가 신문을 놓으러 분주하게 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