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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서울에는 관악구가 있다. 강원도 못지 않게 경치가 멋있는 곳이다. 오늘만은.ㅋㅋ 관악경찰서를 지나 관악산으로.. 눈 내린 다음날 해가 뜨니 눈이 부셨다. 주말이고 날이 그렇게 춥지 않아서 사람이 많겠다싶긴 했는데 역시나... 거의 가을 단풍질때만큼 사람이 많았다. 그래도 오늘은 사람 싫은 줄 몰랐네요. (역시 폰 사진이라 색감을 잘 못 살리는구나.) 늘 찍는 곳에서... 엄지랑 검지만 전기가 통하는 장갑을 꼈는데 사진이 이렇게... 눈 쌓인 암자가 참 예쁘다. 하얀 산등성이. 온 세상이 하얗다. 하얀 눈꽃도. 정상 너른바위도 눈으로~~ 전등에도 눈꽃이 폈다. 설국. 겨울은 참 나기 힘든 계절인데, 눈이 있어서 그나마 차가운 공기와 을씨년스럽고 쓸쓸한 느낌을 잊게 해준다. (관악산, 2014. 2. 9 눈..
1월 중순 간다간다 했던 원주 황작가네 다녀왔다. 황작가네는 중앙고속도로 신림톨게이트 바로 앞쪽에 있어서 차로 가기 편하다. 몇 년전 여름에 갔을 때 황작가네 집 대문을 보고 정말 예쁘다고 생각했었다. 서너 계단을 올라가게끔 축대가 쌓여 있고 양쪽으로 나무를 심어 문 대신 삼았는데 그 앞에 심어진 꽃들이랑 잘 어우러졌다. 도시에서만 자란 로얄이로서는 전원 생활의 로망을 느낄 수밖에 없는 정취였다. 겨울에 가니 잎이 다 떨어진 나무들이 앙상하게 남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농촌에 가면 확실히 계절이 변한 걸 느낄 수 있다. 신림에서 가까운 곳에 '은혜갚은 까치'로 유명한 상원사가 있다. '은혜갚은 꿩'이 원본인데 동화로 알려지면서 꿩이 까치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등산로 입구까지는 평탄한 길이 이어진..
오늘 총파업은 사람도 많고, 그래서 별로 춥지도 않고 흥겨웠다. 특히 '파업'이라고 붙은 행사에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다는 게 웬지모르게 감동적이었달까... 외국 노총들에서 보내온 영상과 사진을 보면서 '아, 만국의 노동자들이 한국 정권 덕분에 단결하는구나, 마르크스 할아버지가 이 광경을 본다면...ㅠㅠ'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그러나 역시 언론 보도는 제한적이고, 특히 KBS, MBC는 정권 나팔수 역할만 충실하게 하고 있다. 파업 현장에서는 사람들 온기와 표정들 덕분에 '손에손잡고'를 부를 때처럼 가슴이 뭉클하고 이런저런 감상에 젖었지만 돌아와서 눈물 닦고 TV를 보면 언론 바닥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요즘 방송 뉴스는 JTBC가 으뜸이라고 하고, 심지어 JTBC 뉴스는 방심..
지난주에는 서울 시청앞 데모에 갔었다. 얇은 옷을 입었는데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서 오들오들 떨다 왔다. 그래도 사람이 많아서 생각보다는 덜 추웠다. 삭풍 부는 그 야외에서 그래도 다닥다닥 몸 붙이고 있으니 한 두시간 앉아 있어도 온기가 느껴진달까. 역시 일반 대중이 할 수 있는 건 많이 모이는 길밖에 없는 것 같다. 오늘 경찰이 물대포까지 준비했다고 하는데, 제발 우리 모두 좀 인간적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예전에 우리는 그 남자가 그녈 사랑하는지 안 하는지에 대해서 말, 행동 하나하나 꼼꼼하게 분석해가며 열띤 토론을 했었는데, 오늘은 그 남자가 그녈 사랑하는지 어떤지 상관 없이 그 남자의 조건을 감내할 수 있느냐 없느냐로 한 시간 넘게 이야기 했다. 같이 이야기한 유부녀들이 그저 사랑한다고 결혼한 여자들인데, 다들 잘 살고 있어서 다행이다. 개인적으로는 사랑해서 결혼하는 환상 동화가 영원했으면 좋겠다.
고려대 학생이 쓴 '안녕들 하십니까'의 반향이 크다고 한다. 카톨릭대 학생회가 도장을 찍지 않은 대자보를 수거해서 논란이 됐다고 한다. 오늘도 내 직장 동료는 페이스북에 북한, 장성택, 빨갱이에 관한 글을 올렸다. 결기가 결기로만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학생의 표현의 자유는 어떤 형태로든 허용 됐으면 좋겠다. 아니, 모든 사람이 표현의 자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그걸 억압하는 게 일상화 된 사회에서는 의견 하나를 말하는데 사소하거나 대단한 제약이 있게 마련이고, 그걸 합리화하는 사람들도 있다. '질서'를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이렇게 어지러운 사회에서 왜 질서는 한 쪽에만 강요돼야 하는가? 지난 단체협약 협상 때 사내 게시판 문제를 가지고 시비가 붙은 적이 있는데, 사측의 생각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내가..
사회 변혁운동이 자꾸 실패(라고 써서 미안하지만...)하는 이유는 자기 말만 하기 때문은 아닐까. 페이스북 타임라인을 쭉 보다보니 돈을 벌고 싶고 그냥 이 체제를 계속 유지하고 싶은 사람들은 설득하는 방법을 아주 다양하게, 과하다싶을 정도로 고민하는 것 같다. 전에 프로파간다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말만 바꾸면 최근의 마케팅 이론이랑 거의 일맥상통하는 걸 보고 아, 바로 이거구나...라는 생각을 했던 적 있다. 이렇게 타인을 설득하는 일에 열심히 고민하는 사람이 하는 말과 자신의 말 중 어떤 게 더 먹힐지 이른바 운동한다는 사람들은 좀 생각할 필요가 있다. 옳은 말이라도 반복적으로 강요하다보면 누구나 기분이 좋지 않고 반발심까지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 운동가 중에 부모나 교사의 훈계를 달가워하는 사람..
성판악-백록담-관음사 코스. 중문 쪽에서 성판악 가는 방법은, 5번 버스-서귀포 시외버스정류장-5.16도로 타는 버스(정류장 가면 많이 있다). 버스 기다리고 어쩌고 하면 시간이 후딱 가니까 등반 예정 시각 1시간 정도 전에 출발하는 게 좋다. 성판악-백록담은 단체가 아니라면 성판악에서 백록담까지 3시간 정도 걸린다. 백록담-관음사는 스틱이랑 접지력 좋은 등산화가 있다면 3시간~3시간 반, 그게 아니라면 무한정... 관음사 휴게소에는 주말만 제주 시내까지 금방 가는 버스가 있는데, 4시 30분에 온다.(3시 타임에도 하나 있다는데 정확한 시각은 잘 모르겠다) 그 버스를 타고 제주대까지 가서 제주대에서 환승해서 공항이나 제주 시내로 들어갈 수 있다. 제주도. 강정마을 앞. 외돌개가 저 멀리 보이는 조용한 ..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타겠다고 비행기까지 끊어놨는데 일이 생겨서 급하게 일정을 변경했다. 특가 항공권을 사면(딱히 성수기도 없어서 연중 가격이 비슷한 듯 하지만) 여행사 수수료까지 내야 하기 때문에 취소 수수료가 꽤 된다. 한 사람당 8만원 정도를 취소 수수료로 물었다.ㅠㅠ 뜬금 없이 떠난 하와이. (다이아몬드헤드에서 본 호놀룰루) (진주만) (와이키키 해변) 일주일동안 차를 렌트해서 오아후섬 구석구석을 돌아다녔지만 사진 올리기 귀찮다. 폰으로 찍은 사진 몇 장만 추억삼아 올려놓는다. 하와이는 그냥 무난한 신혼여행지 정도로 생각했는데 가보니 정말정말 좋았다. 베를린이나 히말라야 못지 않게 두고두고 그리울 것 같다. 휴가 다녀온 후에 쉴 시간이 없어서 너무 피곤하다. 가기 전에 도움 받았던 것처럼 이곳 저..
정말 아예 생각 자체를 하기 싫은 요즘이다. 오늘까지 날씨가 더운 탓도 있고, 주말에도 잘 쉬지 못한다는 점도... 또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자니 짜증만 나니까.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려도 가려지는 신기한 세상. 나사 하나 풀고 사는 게 오히려 나을지도... 음 근데 애정 문제는 철저히 사생활이라고 생각하는 로얄이 입장에서 고위공직자 도덕성 논란에 혼외정사나 혼외자식이 그 어떤 다른 것보다도 중요하게 다뤄지는 게 이해가 안 된다. 탈세, 위장전입, 군 기피 등등 모든 게 용서돼도 불륜은 안 돼~!!라는 건 뭔지. 어떤 의도를 가졌든 아니든 언론에서 하는 발광이 먹히는 것도 신기하고. 그냥 가십이라면 모를까. 우리 엄마는 고위공직자는 사회 지도층이니까 저런 식으로 불륜을 저지르면 사람들이 괜찮다고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