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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
30대 초반 직장인 A씨는 삶에 열정적이다. 월급은 대충 도시근로자 평균 또는 그 이하로 받지만 혼자 쓰기에 그렇게 적은 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매년 여름 휴가지는 해외고 역시 결혼을 하지 않고 '싱글라이프'를 즐기는 친구들과 가끔 만나 비싼 음식을 즐기면서 회사 상사 욕을 한다. 돈이 꽤 많이 드는 취미 생활을 찾아 즐기고 운동하는데 시간이나 비용을 쓰는 것도 아끼지 않는다. 그는 일에서도 매사에 적극성을 보여서 상사에게 나름 인정도 받는다. 주말을 쪼개 회사에 출근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지난 3월부터 한달에 절반 이상은 휴일 근무를 했다. 월급을 더 주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이유는 부양 가족이 없고 육아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 이 기간을 자신의 '커리어'를 쌓는 시간이라 생각하..
난 그가 누군지도 몰랐는데 남성연대 대표라는 사람이 자살극을 벌여서 실제로 죽었다고 한다. 오늘에야 어떤 일이 있었는지 좀 찾아봤는데, 글을 한 두 세개 읽다보니 어쩌면 이 사회는 나나 내 친구들이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봐야 어떻게 손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른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요즘엔 가끔 일하다가도 욕하기엔 내 입이 아까울만큼 한심한 인간들을 볼 때가 있는데 그러려니 하고 있다. 아... 이렇게 체념해 가는건가.
=작년 말 부서 배치 새로 받은 다음부터 날이갈수록 피곤이 쌓여간다. 평일이고 주말이고 시간 나면 멍 할뿐. 뭔가 머릿속에 채운다든가 고민을 한다든가는 도저히 못하겠다. 당연히 요즘엔 책도 안 읽는다. 쉬운 소설책을 읽어도 집중이 안 될 정도. =거기다 피부에 갑자기 알러지가 생겨서 약을 먹고 있는데 이게 또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일주일정도 독한 약을 계속 먹었더니 이제는 입맛까지 텁텁하다. =지난 주에는 악재가 겹으로 들이닥쳤는데, 그것도 인생에서 처음 겪는 일들이었다. 딱 일주일 지났는데 다 어떻게 마무리가 됐다. 올 여름에만 두 번이나 "넌 도와주는 사람이 많아서 인생 편하게 살 팔자"라는 얘길 들었는데(점쟁이 한 명 포함), 내게 보이지 않는 손이 도움을 주긴 주나보다. =작년 같았으면 주말에 ..
로얄이는 이명박이 임기를 마치든말든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든말든 예고했다시피, 한 해에 여러 번 해외를 왔다갔다 한다. 그것도 재밌게. 머 그렇다고 친절한 여행기를 쓸 일은 없고, 블로그는 그냥 내가 기억하고 싶은 날들에 대한 기억 저장소랄까. 이번엔 일본. 도쿄다. 하네다에서 내려서 시나가와역까지 가는 급행열차. 일본 물가가 비싸다더니 정말 400엔이나!!! 도쿄타워. 롯본기 모리타워에서 본 야경. 사진보다 도쿄타워가 가까이 더 크게 보이는데... 여긴.. 시나가와 역이었나? 기억이 안 남. 일본은 한국처럼 전철에 사람도 많고 환승 시스템도 복잡하고.... 요코하마 쪽에서 먹은 것. 저 생 멸치 같이 생긴 작은 생선회가 이 고장 별미라는데 이름은 일본말로만 들어서 잘 모르겠다. 왼족은 회, 오른쪽은 조림..
로얄이가 제일 좋아하는 계절이 왔다. 날씨가 따뜻해지니까 정말 좋다 ㅠㅠ 로얄이는 추운 건 참을 수가 없어!!! 봄이 또 좋은 이유는 나물이 많이 나기 때문이지! 시금치랑 냉이, 감자, 돼지감자를 한무더기 받아 놓고 처리를 못 하고 있다가 황작가가 집에 놀러 왔길래 두움큼씩 나눠 주고 남은걸로 반찬을 해먹었다. 처음으로 해 본 시금치오믈렛. 시금치 이파리를 듬성듬성 썰어서 계란물에 넣어서 휘휘 저은 다음 후라이팬에 굽다가 안 쪽이 익을랑말랑 할 때 감싸준다. 오믈렛은 원래 약간 반숙이어야 한다고 어디서 본 것 같애. 감자조림. 감자를 삶다가 진간장, 물엿을 넣고 졸였는데 붉은 색깔이 난다. 이유는 모르겠다. 냉이 된장국. 멸치, 버섯, 다시마 육수에 된장 풀고 감자 작은 거 하나 썰어 넣고 감자가 다 익..
일 때문에 구미에 다녀왔는데 KTX를 타니 한시간 반밖에 안 걸렸다. 남쪽 지방에 있는 나무들은 벌써 꽃봉오리를 매달고 있었다. 밤 공기도 따뜻해서 좋았다. 기차를 내도록 따라오던 보름달. 주말에 오랜만에 요리를 했다. 시금치 무침. 다른 게 없어서 소금, 참기름으로 무친다음 로열이가 정말정말 좋아하는 깨소금을 팍팍 뿌렸다. 돼지감자라는 걸 처음 봤다. 뚱딴지라고도 한다고. 조리법은. 그냥 먹기. 생으로 먹으라고 해서 생으로 먹었는데 돼지감자도 감자라 싹에 독이 있다고..ㅠ 하루종일 화장실 들락거렸다.
북한산에 다녀왔다. 매번 다니는 관악산만 좋아했는데, 북한산은 참 넓고 깊은 산이었다. 의외로 우리집에서 멀지도 않아서 자주 가도 될 것 같다. 전날 술을 마셔서 피곤한 몸을 억지로 끌고 갔는데, 정말 잘 했다 싶다. 말로만 듣던 대선배들을 대면한데다 나름 귀여움까지 받았으니. 물론 수상한 시절은 무려 38년이나 지속돼 그 분들의 주름살은 5년간 한층 더 깊어질 거라는 우울한 전망을 해야하긴 했지만. 그동안도 고생 많이 하셨으니 모쪼록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근데 건강하자고 산에 갔는데 집에 들어오니 밤 1시.... 그리고 난 꽐라. 지난번에 태백산서 스틱을 잃어버려서 새로 샀는데 꽐라돼서 또 잃어버렸다.ㅠㅠ
무식하면 용감하다. 그렇게 눈이 내리고 길이 안 좋고 차들이 빨리 달리는 줄은 몰랐지. 거기다 위험한 지역까지... 아무튼 정말 아무것도 몰라서 차를 빌렸고, 장시간 운전을 해본 적이 없으니 멋도 모르고 악셀을 밟아댔다. 그래서 도시간 이동거리만 총 660마일. 환산하면1062km.ㅠㅠ 너무 빨리 달렸더니 이 차가 도장이 다 벗겨져서 흰색이 됐다.... 가 아니고 사고가 나는 바람에 차를 바꿔야 했음.ㅠㅠ(마지막 행선지에서 찍은 사진인데 눈길 흙길 헤치고 오다보니 반짝거리던 새 차가 이렇게 더러워졌다.) 아래 보이는 얼음은 아마 디트로이트와 맞붙은 세인트클레인트호인 것 같은데, 호수가 얼어붙을 정도로 어딜 가나 추웠다. 그리고 또 언제나 구름이 껴 있었다. 마지막 날 돌아오는 길에 겨우 맑은 하늘을 볼 ..
미국 북동부 지역에 또 갈 일이 있을까, 뭐 뉴욕이라면 몰라도 또 갈 일은 없겠지... 클리블랜드를 나서면서 고민을 했는데 나이아가라를 찍고 돌아가자니 운전도 부담스럽고 짐을 한번 더 풀었다 싸는거라 귀찮기도 했다. 그런데 마침 바로 86번 고속도로를 타고 목적지로 가자니 길 상태가 안 좋다는 구글의 친절한 설명이... 길이 갈라지는 에리(Erie) 부근에서 86번으로 빠지지 않고 그냥 쭉 90번 고속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내달렸다. 도착... 미국쪽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일단 감상. 지나가던 사람들한테 사진 한 장 찍어달라고 부탁! 뒤에 아스라하게 보이는 건물들이 캐나다 쪽 호텔들이다. 잠깐 보다가 곧장 레인보우 브릿지를 건너 캐나다로 고고씽! 캐나다에서 본 미국쪽 폭포 그리고 오른편으로 드디어... 웅..
클리블랜드까지 왔으니 야구를 사랑하는 로얄이가 야구장에 안 가볼 수는 없지. 오후 일정을 끝내고 프로그레시브 필드로 향했다. 다운타운 초입에 있는데 남쪽에서 접근하면 주변 지역이 상당히 낙후됐다는 걸 알 수 있다. 싸리눈이 추적추적 내리고 차도 막히고 시즌도 아니라 그냥 차 타고 밖에서 구경만 하고 왔다. 저 멀리 깃대가 보인다. 다운타운을 한 바퀴 돌고 나와서 본 앞모습. 작년까진 시즌 때면 야구장 주변에 추신수 사진이 나부끼고 있었을텐데.. 태어나서 처음으로 주유를 해봤다. 내가 렌트한 차가 휘발유인지 경유인지 주유소 들어서기 전까지 몰랐다는 게 부끄럽다. 주유구를 열어보니 '가솔린'이라고 씌어 있어서 그 때서야 알았다. 미들랜드 사시는 황 모 박사님한테 주유하는 법을 배워 왔기 땜에 수월하게 만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