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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월세에 터무니없이 높은 관리비에 주차비까지 요구하는 원룸에서 더 못 버틴 로얄. 거기다 해가 안 드니까 우울한 기분에 서울시내 아파트를 수소문하기 시작했는데, 역시 예상대로... 로얄이의 발품은 왜 내 주변 신혼부부의 2분의 1은 거기 살까? 라고 생각했던, 그리고 절친한 술친구가 살고 있어서 절대 그쪽으로는 안 가겠다고 공언했던 동네까지 가고야 말았다. 결과는... 앍! 헑! 저녁에 집을 보러 왔다가 한강뷰(;;)에 홀려서 일사천리로 계약을 했는데, 막상 입주해보니 이런 땟국물이 줄줄 흐르는 집일 줄이야. 저저저저저저거 원래 흰색 아냐?????? 거기다 바퀴벌레들이 어디 구석에 모여서 브라더밴드 불러놓고 파티라도 여는지 자꾸 주방에 들락날락 하는 바람에 일년에 몇 번 듣기 힘든 로얄의 괴성이 메아..
말문이 트이더니 맨날 "고모 주떼요."라고 한다. ('주세요'랑 '고맙습니다' 할 때만 존댓말;; 상당히 칸초스러움.) 오늘 이사한 집에 첨 왔는데 레고 여객열차랑 스파이더맨이랑 지브리 컬렉션 DVD를 뜯어갔다. 그리고 내가 자기 따라한다고 "토마~" 그랬더니 "아니야!! 토마쯔야!!"라면서 처음으로 가르침을;; 야 "제임스 해봐!! 제임스는 뭐야?" 그랬더니 여전히 "젬"이라고 했다. 하늘은 높고 사람은 얕고 아니 사람은 깊고 세월은 가고 조카는 크고 인생은 하하
술을 안 마시니까 다른 먹을 게 당긴다. ㅠㅠ 오늘 하루만 참아보자. (알콜중독자의 독백) 짤은 송곳 캡처본. 요즘 제일 걱정하는 게 서 있는 곳이 달라졌을 때 내가 어떤 인간이 돼 있을까라는 거다. 워낙 많은 사람이 변하는 걸 봤기 때문에.
전부터 프랑스는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언제까지 때를 기다릴게 아니라 그냥 짧더라도 휴가 때 다녀오자 싶었다. 일정은 7박9일, 첫 이틀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렌트카를 빌려서 지베르니-에디프-에트르타-몽생미셸을 다녀왔는데, 운전하는 것도 정말 즐거웠고(내가 언제 170킬로로 달려보겠냐) 경치든 뭐든 다 좋았다. 영국 연수간 선배를 항구에서 픽업해서 같이 다녔는데 그것도 신선한 경험. 그 다음은 평범하게 파리 시내, 미술관, 에펠탑, 샹젤리제, 베르사유 등등. 소매치기한테 돈이 다 털린데다 시간도 없어서 쇼핑은 안하고 루브르박물관, 뽕삐두센터, 오르셰미술관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다. 첫 숙소가 몽마르뜨 쪽이었는데 치안이 안 좋다던 평들도 있었지만 오히려 늦게까지 불켜진 식당이 많고 북적거려서 그냥 그쪽에..
요즘 종로쪽 도심으로 갈 일이 많은데 한강대교를 건너 용산을 지날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 아래 사진을 찍은 곳은 용산 재개발4구역, 바로 '용산참사'가 일어난 남일당 건물이 서 있던 곳이다. 재개발 하겠다고 건물에 세들어 장사하던 사람들을 몰아내려다가 그 많은 사람이 불 타는 망루에서 죽었다. 그리고 남은 건 흉물스럽게 나붙은 펜스와 여전히 탐욕만 드러내는 현수막, 그냥 공터 뿐. 세월호 관련 집회를 여러번 다녀왔는데, 갔다 올 때마다 유가족 모습이 너무 안쓰럽고 마음이 아팠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자기 자식이 왜 죽었는지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고 앞으로는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 특별조사위원회에 수사권, 기소권을 부여하라는 게 그렇게 힘든 요구인가. 그걸 외치는 시위대에게 경찰은 언제나 ..
통영에 다녀왔다. 버스 정류장에서 택시를 타고 고개 하나 넘으니 바다 내음이 온 도시에 퍼져 있었다. 신선한 바람에 비릿한 냄새가 실려왔다. "좋은 일로 왔으면 참 낭만적이었겠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잠깐 밤바다에 나가 걸었다. 혼자 부두에 나갔는데 배들이 찰랑찰랑 움직이고 있어서 무섭지도 않고 외롭다는 생각도 안 들었다. 유달리 문상 다녀올 일이 많았다. 천수를 누리고 죽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겠다. 죽음이 너무 가까이 있다. 누군가 죽었다는 게 꿈을 꾼 것처럼 아득하게 느껴질 정도다. "그 분 잘 계시냐"고 물어보면 "어, 요즘엔 건강하셔"라고 대답해줄 것 같은 느낌이랄까. 삶과 죽음의 경계가 찰나에 결정나는 것처럼 꿈과 생시가 뚜렷하게 구분이 안 된다. 사실은 통영에 다녀왔다는 사실도 있었던 일..
지난 전주 영화제에서 본 '위 아 더 베스트'라는 영화에 나오는 대사다. 전자 기타가 사고 싶은데 용돈으로는 부족한 아이들은 지하철 역에서 구걸을 한다. 처음에는 "기타를 사게 도와주세요"라고 하다가 나중에는 "부모님은 술주정뱅이에 동생들은 아프고... 어쩌고"하면서 거의 목마른 사슴 레퍼토리로 변하는데, 그 때 지나가던 한 부부가 한 말이다. 국민들이 구걸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나라. 그게 그렇게 힘든걸까. 점점 노동자가 살기 척박하게 변하는 대한민국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왜 다들 서비스 질이 안 좋아졌다고 불만을 터트리면서 "그 회사는 잉여 인력이 많아서 구조조정을 해야한다"고 하면 그냥 끄덕이고 마는건지? "그 회사 연봉도 많이 받고 일도 편하다"고 하면 그런 일자리를 더 만들 생각을 하지..
사는 게 무엇인지 아픔이 무엇인지 아직 알 순 없지만... 얼마 전에 차가 심하게 막히는 도로에서 짜증을 내다가 이 노래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길래 따라서 흥얼흥얼 불렀다. 그래서 그런가 오늘은 자꾸 이 노래가 귀에 맴돌았다. 대학 동아리에 수더분한 후배가 하나 있었는데, 입학 했을때부터 학교 생활도 동아리 활동도 아르바이트도 열심히 했더랬다. 그렇게 바쁘게 살던 친구가 어느 날 행정고시에 철썩 한번에 붙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대학 때 로얄이는 그야말로 대강대강 살면서 주어진 시간을 유유자적 흘려보내고 있었는데, 그 아이가 고시가 됐다는 말을 듣고 내가 몇 살 더 많은 선배지만 참 존경할만하다 생각했었다. 열심히 사는데다 고시도 한번에 붙은 일명 '엄친딸'. 거기다 배려심도 좋고 누구나 옆에 있으면 참 맘..
부음 소식을 듣고 갑작스럽게 여수에 가게 됐다. '가슴이 아프다'는 말이 실재(實在)한다는 걸 안 게 스무살을 막 지난 때였는데, 타인의 눈물 때문에 내 가슴이 아플수도 있다는 걸 이제서야 알았다. 돌아가신 분의 명복을 빕니다. 남은 친구와 그 동생이 빨리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민주당은 구체적인 정책은 있지만 철학이 없고 새정치연합은 철학은 있지만 정책이 미흡했다. 뚜렷한 철학을 갖고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실행력이 결합된다면 괜찮은 제1야당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자꾸 예전 유머책에서 봤던 내용이 생각 나네. 마릴린먼로가 아인슈타인에게 제안했다. "우리가 결혼하면 외모는 저처럼 아름답고 당신처럼 머리는 좋은 아이를 낳을 수 있을 거에요."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대꾸했다. "만약 외모는 날 닮고 머리는 당신을 닮으면 어쩌지요." ... 결론은 부장님 개그는 겉으로는 비웃지만 사실 곱씹어보면 웃기다는 것. ==================================================================================== 라고 썼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