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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글/벽 보고 말하는 로얄

이사한 로얄

로얄곰돌이 2014. 10. 6. 02:41

​월세에 터무니없이 높은 관리비에 주차비까지 요구하는 원룸에서 더 못 버틴 로얄. 거기다 해가 안 드니까 우울한 기분에 서울시내 아파트를 수소문하기 시작했는데, 역시 예상대로... 로얄이의 발품은 왜 내 주변 신혼부부의 2분의 1은 거기 살까? 라고 생각했던, 그리고 절친한 술친구가 살고 있어서 절대 그쪽으로는 안 가겠다고 공언했던 동네까지 가고야 말았다.

결과는...

​앍!

​헑!

저녁에 집을 보러 왔다가 한강뷰(;;)에 홀려서 일사천리로 계약을 했는데, 막상 입주해보니 이런 땟국물이 줄줄 흐르는 집일 줄이야. 저저저저저저거 원래 흰색 아냐??????

거기다 바퀴벌레들이 어디 구석에 모여서 브라더밴드 불러놓고 파티라도 여는지 자꾸 주방에 들락날락 하는 바람에 일년에 몇 번 듣기 힘든 로얄의 괴성이 메아리치길 여러날.ㅠㅠ

그래서 로얄이는 한강 조깅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집정리를 시작하였노라.

페인트칠

​문짝 떼고 페인트칠

​장판 교체

​줄눈 메꿈이

동글이 선물로 받았음.ㅋㅋ

식탁도 맹글어보고...

이런 와중에 일도 터지고 쌈질도 해야 하고 일도 해야 하고 후배들도 다독이고 선배들한테 테 푸념도 해야 하고 설득도 비난도 비판도 해야 하고 집도 정리해야 하고 오션이 장난감 뭐 줄지도 선별해야 하고 넘넘넘넘 넘넘넘넘 바쁘다. 아직도 커텐이랑 블라인드도 못 달았고 신윤복 그림 액자도 못 구했고 식탁은 미완성이고 밥통은 아직 안 왔고 새로 생긴 옷방은 터지려고 하고 내 맘도 머리도 폭발 직전이다.

나름 한강 및 북한산 및 남산타워뷰에서 산다고 얘길 하니 본인 사는 곳은 서민 및 중산층 지역이라고 주장하는 옆동네 사는 친한 선배가 "그 동네 빈민들 몰아넣으려고 만든 슬럼가"라면서 "바퀴벌레랑 같이 사는 거지 뭐ㅋㅋㅋㅋ"라고 놀려대는데

아니, 저 불꽃놀이도 (좀 많이 가려지긴 했지만) 봤다니깐요? 라면서 자존심을 세우긴 하지만 한편으론 로얄이가 대출끼고라도 올 수 있는 동네가 서울에도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월세 접고 대출 받아 전세로 옮겼는데 집은 넓어지고 베란다까지 생기고도 고정비가 줄었다. 만족도가 몇 계단 상승한 것 같다. 거기다 인덕션이 아닌 가스렌지라니ㅠㅠ 야심가 로얄이가 산 스테인리스 프라이팬이 제기능을 하게 됐다. 전세가가 천정부지로 솟았다고 하지만 없이 사는 입장에서는 그 전세라도 좀 있었으면 좋겠다.

아무튼 산밑 생활을 접고 강옆 생활을 시작한 로얄이 입니다. 산이 없으니 살이 찐다. -_-;;

p.s 이번에 느낀건데 로얄이는 머리쓰는 것보다 몸 쓰는 걸 잘하는 것 같다. 도배, 장판, 페인트칠, 가구 제작, 등기구 교체에 그 어렵다는 실리콘질까지... 등등 처음 웬만한 공구 없이 한 것치고는 꽤 수준급으로 했다. 회사 잘리면 육체노동 쪽으로 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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