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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글/벽 보고 말하는 로얄

답답한 날들

로얄곰돌이 2014. 7. 28. 01:23

요즘 종로쪽 도심으로 갈 일이 많은데 한강대교를 건너 용산을 지날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 아래 사진을 찍은 곳은 용산 재개발4구역, 바로 '용산참사'가 일어난 남일당 건물이 서 있던 곳이다. 재개발 하겠다고 건물에 세들어 장사하던 사람들을 몰아내려다가 그 많은 사람이 불 타는 망루에서 죽었다. 그리고 남은 건 흉물스럽게 나붙은 펜스와 여전히 탐욕만 드러내는 현수막, 그냥 공터 뿐.  

세월호 관련 집회를 여러번 다녀왔는데, 갔다 올 때마다 유가족 모습이 너무 안쓰럽고 마음이 아팠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자기 자식이 왜 죽었는지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고 앞으로는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 특별조사위원회에 수사권, 기소권을 부여하라는 게 그렇게 힘든 요구인가. 그걸 외치는 시위대에게 경찰은 언제나 "교통질서 방해" 운운하면서 해산하라는 경고 방송을 정말로 시끄럽게 확성기로 떠들어댄다. 또 막상 현장에서 보면 교통질서를 방해하는 건 전국 각지에서 다 끌어 모은 경찰 버스들이다. 버스로 2차선을 막아놓고 교통체증 책임을 시위대에게 묻다니.

여러가지로 답답한 날들이다. 개인적으로는 TF에 갑자기 차출됐는데, 정말 느끼는 게 많다. 한 10~15년 후에 팀장급이 됐을 때 난 어떤 상사가 돼 있을까... 다른 건 몰라도 딱 세가지는 기억하자고 매일 아침마다 다짐한다.

-회의 길게 하지 말기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내가 했던 일들을 후배들 붙잡아 놓고 애써 설명하거나 포장하지 말기(그냥 일 잘하는 상사는 후배들이 알아서 존경한다)

-지식을 기반으로 일하는 조직에서 상사가 무식한 건 진짜진짜진짜 죄다. 머리가 나쁜 건 어쩔 수 없으니 판단이 잘 안될 땐 후배라 해도 묻자. 노력으로 가능한 건 최대한 열심히 하고 안 되는 건 팀 사람들을 활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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