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새벽편지, 곽재구 본문

예전 글/벽 보고 말하는 로얄

새벽편지, 곽재구

로얄곰돌이 2013. 1. 21. 05:15

새벽에 깨어나

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으면

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

사랑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

고통과 쓰라림과 목마름의 정령들은 잠들고

눈시울이 붉어진 인간의 혼들만 깜빡이는

아무도 모르는 고요한 그 시각에

아름다움은 새벽의 창을 열고

우리들 가슴의 깊숙한 뜨거움과 만난다

다시 고통하는 법을 익히기 시작해야겠다

이제 밝아올 아침의 자유로운 새소리를 듣기 위하여

따스한 햇살과 바람과 라일락꽃향기를 맡기 위하여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를 사랑한다는 한마디

새벽 편지를 쓰기 위하여

새벽에 깨어나

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으면

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

희망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로 넘어가는 새벽.

잠이 안 온다... 어느 집엔가 신문을 놓으러 분주하게 뛰어다니는 발걸음 소리가 문 앞까지 다가왔다가 아스라하게 멀어졌다. 안 창문을 여니 까만 밤, 드문드문 가로등 불 밑으로 차들이 요란하게 내달린다. 창문에 하얀 김이 내려 앉는다. 그렇게 희미해져가는 풍경을 보다가 문득 깨달았다. 잘 해서가 아니라 못 해서 날 응원해준 거였다.  

'예전 글 > 벽 보고 말하는 로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긍정적인 세상(4)-누가 더 깡패짓을 많이 했을까  (2) 2013.02.04
얼 빠진 로얄  (0) 2013.01.29
우리는 할 수 있는 게 많다  (4) 2012.12.19
눈사람  (0) 2012.12.08
일 하는 즐거움  (0) 2012.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