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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
공연 직후 폰을 켜서 에버노트에 되는대로 감상을 적어놨었다. 글을 다시 읽어보니 정말 신이 났었나보다.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지휘:야닉 네쳇 세귄(Yannick Nezet-Seguin) Luciano Berio, Sequenza IXa for clarinet. 클라리넷 독주 Tchaikovsky, Fantasy-Overture after Shakespeare Ravel, Daphnis et Chloe(발레곡) ===== 베를린 필하모니 음악당은 정말 특이하게 생겼다. 어디에 앉아도 소리가 같게 들리도록 설계 됐다고 하는데 음악을 위한 건축물일뿐더러 창의적인 건축으로 건축사에서도 꽤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 같다. 실제로 들어가 보면 내부가 상당히 복잡하다. A부터 H 구역까지 들어가는 문이 다 다르고..
포츠담선언으로 잘 알려진 포츠담, 베를린에서 전철 타고 30분 정도 졸았더니 금방 도착했다. .... 자전거를 세워두고 달려온 길을 바라보던 그 때. 잊지 못할 순간. p.s 다음에 베를린 가면 포츠담 회담이 열렸던 체칠리아 궁전에도 가봐야겠다. (2012.6.15 현지시각)
휴가는 역시 방콕. "이 방콕? 그 방콕?" "그 방콕!" "아~ 그 그 방콕?" 뭐 이런 대화를 몇 번하고 나니까 그날이 왔다. 나도 드디어 휴가를 가게 되는 구나. 행선지는 그 방콕. 야경 보면서 된장질. (르 부아 호텔 꼭대기에 있는 '시로코'라는 데를 블로그에서 추천 많이 하길래 가봤는데, 생각보다 야외 테라스가 좁았다. 예상대로 물반 한국인 반) 콰이강이랑 죽음의 철도에도 가보고. 원래 태국어로 '쾌' 와이, 쾌 누아 강이 있는데 그걸 외국인들이 보고 '콰이강'이라고 불렀다고. 쾌와이 강의 정식명칭도 원래 다르다...(다시 찾아보기 귀찮다) 어쩌다 가끔 다닌다는 무료 버스도 타보고. 수상 버스도 타고. 엄마랑도 안 싸우고 잘 지내다 오고. 그런데 요즘에는 비행기를 타도 해외에 가도 뭔가 좀 흥이..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를 봤었지.(원곡은 콜 포터Cole Porter, 리메이크는 코날 포크스Conal Fawkes.. 영화 속에서는 콜 포터 캐릭터가 직접 피아노를 치면서 이 노래를 부른다.) 새도 하고, 벌도 하고, 교육받은 벼룩도 하는 그것. 어제 우연하게 손에 들어 온 책. 정호승, 안도현, 장석남, 하응백이 함께 엮었다. '시인은 청춘에 만들어진다'라며 그들이 청춘시절 빠져 읽었던 시와 얽힌 일들을 썼다. (안타깝게도 몇몇 시는 책에 안 나와 있어서 따로 찾아봐야 한다) 정호승 시인이 소개한 를 하루 종일 반복해서 읽었다.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언니네텃밭 (예전 포스팅 참고, http://platation.tistory.com/trackback/14) 생산자와 만나는 초록 휴가! 서울여성회나 꾸러미를 받아 먹는 사람들은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나는 횡성 여성농민회에서 꾸러미를 받고 있어서 횡성 휴가를 가게 된 것! 45인승 버스가 꽉 차서 왔다. 가족 단위가 제일 많고 나처럼 혼자 온 사람은 극소수. 휴대폰 넣을 주머니가 없어서 사진은 이게 다다. ㅠㅠ 프로그램이 꽉 짜여져서 재미있었다. -밭일 -식사(각종 채소랑 참기름, 고추장 넣어서 비빔밥을 해 먹는다) -생태 체험 -물놀이 -감자전 부치기(환상의 맛 ㅠㅠ) 를 하고 나면 하루가 다 간다. 돌아와서는 서울역 앞에서 뒷풀이를 하고 헤어진다. 경춘선을 타고 오는 길. 강 위에 안개가 피어오르..
홍어 먹고 걷다가 오설록카페에 가서 팥빙수를 먹기로 했다. 인사동에 있고 인테리어가 맘에 든다. 다기세트랑 나무 트레이랑 예뻐서 1층부터 3층까지 둘러보고 왔다. 3층은 고급 호텔 회의실 분위긴데 거기 걸린 발이 예뻐서 뜯어 오고 싶었다.ㅠㅠ 지금까지 먹어 본 팥빙수 중에 최고가. 1만6000원. 녹차얼음을 그대로 갈았다. 그 위에 팥을 얹고 녹차 아이스크림을 올렸다. 떡은 쫄깃쫄깃~~ 얼음이 고르고 얇게 잘 갈렸다. 맛있긴한데 가격의 압박이...(오늘은 그러고보니 비싼 것만 먹고 왔구나) 난 팥빙수 위에 아이스크림 올려 주는 걸 별로 안 좋아하니까.. 별은 4개만 주겠다.
안국역 6번 출구 앞에 있는 홍어가 막걸리를 만났을 때. 칠레산 대(大)자 되시겠다. 열맞춰~!!! 여긴 가격이 좀 센편이다. 칠레산 대자 한 상에 7만원, 국내산은 소자가 5만원, 대자가 11만원이다. 먹는 방법도 따로 있어서 밑에 수육 깔고 새우젓을 놓은 다음에 김치를 조금만 떠서 그 위에 놓고 홍어는 안 쪽에 절반 정도만 초장을 찍어서 덮는다. 이렇게 먹어야 김치맛이 홍어맛을 가리지 않아서 맛있다고. 음. 정말로 그렇게 먹으니까 맛있더라고. 나중에 모자라서 국내산 소자를 하나 더 시켜 먹었는데 좀 더 삭은데다 확실히 더 쫄깃했다. 가격 땜에 어쩔 수 없이 맨날 가던 연남동 홍어랑탁이랑에 가게 될 것 같긴 하지만, 사준다는 사람 있으면 여기 가는 것도 괜찮을 듯.ㅋㅋ 아래는 지도. 주차장 골목 중간에..
호적에 잉크도 안 말랐다는 게 우리 션이를 두고 하는 말인 듯. 태어난 지 50일! 축하 벌써 많이 컸다. 마냥 이쁘기만 할 줄 알았는데 보면 볼수록 하는 짓이 넘 웃겨.ㅋㅋㅋ 잘 때도 꼭 입벌리고 널부러져서 자고, 사람들 오면 자는척 하면서 실눈 뜨고 얼굴 확인하고 다시 감는다. 이렇게 아기가 많이 먹고 많이 싸는 줄 몰랐었지. 날이갈수록 포동포동 살이 오르고 있다. 아기가 있으니까 우리집이랑 사돈네 식구들 모두가 들여다 보면서 행복해 한다. 션이는 이런 마법같은 순간들은 기억도 못하겠지. 그래도 빨리 커서 말도 좀 하고 고모한테 까불었으면 좋겠다.
성당에 나가지 않기 시작한 것도, 성당에 다시 나간 것도 사실 별 이유가 없었다. 그 때는 바빴고, 주말마다 회사에 출근해야 했던 거고 지금은 여유가 생겼고 또 성당이 그리 멀지 않은데다 밤늦게 저녁 미사가 하나 더 있어서. 저녁 먹으면서 맥주를 드링킹하다가 '성당에나 가볼까'라는 생각이 퍼뜩 들어서 술냄새 풀풀 풍기면서 갔다. 하도 오랜만이라 가서 그냥 미사만 하고 와야지 생각했는데 성당 문 들어서자 마자 수녀님이 귀신같이 알아보시고 "고해성사 해야 하는 건가?"이라고 물으심.ㅠㅠ "저 준비를 안 하고 왔는...."데고 자시고 그냥 온 김에 보고 가라고 하셔서 얼떨결에 지난날을 반성하고 생각 나는 걸 털어 놓고 나왔다. 그리고 앞으로 나의 홀리 라이프가 다시 시작되는거다. 예수쟁이 싫어하는 내가 그래도..
사실 07-08시즌 COC 부터 박쥐를 이리저리 돌려 보다가 퍼오지는 않았는데, 실수를 한 번이라도 하면 이상하게 맘이 아파서. ㅠㅠ 클린 박쥐가 없다는 게 정말 아쉽다. 콩콩콩 발랄하게 노니는 게 정말 귀여운데. 07-08시즌에 여왕님이 클린 하셨던 COR LP 미스사이공만 갖고 왔다. 월드 때 의상을 바꿨는데 난 사실 이 의상도 참 맘에 들었었다.(여왕님은 한 쪽 어깨가 불편해서 싫어했다고;;) 그리고 바뀐 파스텔톤 의상만 떠올리면 그 때 겪었던 갖은 고초가 생각나는 게 영 맘이 편치 않다는 것도 있고. 스핀이 하나하나 다 정말 예쁘다. 오르골이 돌아가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