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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글/로얄의 평범한 여행

베를리너 필하모니케(Berliner Philharmoniker)

로얄곰돌이 2012. 9. 5. 01:14

 

 

 

 

 

 

 

 

 

 

공연 직후 폰을 켜서 에버노트에 되는대로 감상을 적어놨었다.

글을 다시 읽어보니 정말 신이 났었나보다.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지휘:야닉 네쳇 세귄(Yannick Nezet-Seguin)

Luciano Berio, Sequenza IXa for clarinet. 클라리넷 독주

Tchaikovsky, <Romeo and Juliet> Fantasy-Overture after Shakespeare 

Ravel, Daphnis et Chloe(발레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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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필하모니 음악당은 정말 특이하게 생겼다. 어디에 앉아도 소리가 같게 들리도록 설계 됐다고 하는데 음악을 위한 건축물일뿐더러 창의적인 건축으로 건축사에서도 꽤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 같다. 실제로 들어가 보면 내부가 상당히 복잡하다. A부터 H 구역까지 들어가는 문이 다 다르고 공연장 안에서 보면 어떤 위치에서도 앞 사람 방해를 그리 받지 않고 공연을 볼 수 있다. 그리고 4층 정도(하도 복잡해서 여기가 몇 충이라고 이야기 할 수도 없다)에 오르면 푸르트뱅글러, 카라얀 등  베를린필을 이끌었던 지휘자들을 볼 수 있다. 카라얀은 베를린필을 이끈 지휘자 중에서도 가장 많은 팬을 거느렸을게다. 그가 베를린필을 이끌게  된 계기가 어떻든간에  카라얀 덕분에 이 오케스트라 위상이 올라간 건  사실, 그래서 음악당 정문 쪽  길 이름이 카라얀 스트리트다.

 

공연으로 돌아가 보자면  

하얀 머리가 양 옆으로 붙은 노인이 크라리넷을 연주하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노인은 여전히 무대 위에서 논다.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니!! 차이코프스키!  현악기 선율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 처음 알았다.  심금을 울리는음이다. 그리고 이 곡은,  오케스트라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절대 선택할 수 없을 곡. 이렇게 빠른 곡을 한치 오차없이 연주해내는 오케스트라라. 특이한 점은 첼로랑 비올라 자리가 조금 달랐다는 것. 아무튼 모든 악기는 그 아름다운 선율을 잃지 않으면서도 속도를 높여 내달렸다. 아, 그 연주를 어찌 잊으리오.

 

라벨은 거의 한 시간을 연주했는데 솔직히 이해하기 너무 난해했다. 발레곡이라 발레를 함께 보면 더 낫지 않을까. 특이하게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들었던 연주가 라벨 곡인데 여기서도 라벨을 듣게 됐다. 이번 느낌은 판타지 숲길이 아니라 천국으로 가는길이라고 할까. 합창단위의 낮은 울림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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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휴가를 갈 필요 없이 베를린필 공연을 베를린에서 직접 볼 기회가 생겼고, 결국 휴가비가 굳었다. 올해는 별로 좋은 일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그게 아니구나.

(2012.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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