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축제와 탈진 본문
자주 찾아 읽는 칼럼니스트 박권일씨가 기고문을 엮어서 단행본으로 낸 책이다. 침대 옆에 두고 조금씩 조금씩 한달여에 걸쳐서 읽었다. 글이 그렇게 길지는 않은데 순간순간 곱씹어보거나 잘 이해가 안 돼서 다시 읽거나 하는 부분들이 꽤 있어서 다 읽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칼럼집이라 그 때 그 때 주류 담론이나 현상들을 짚어주고 있는데, 어쨌거나 이 분의 칼럼은 일관된 주장을 하고 있다.
내가 이해한 바를 요약하자면, “자기 삶이 구체적으로 변하지 않는 축제에 정신이 팔렸다가 탈진하기를 반복하는 것은 그만 하고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가자.
그러려면 개인들이 해야 할 일은, 기득권들이 은폐해 온 나의 계급성을 인식하고, 기존의 사고 프레임을 전환해 좌파-평등주의적 기획에 동참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워낙 다양한 현상에 대해 분석하고 있기 때문에 읽는 재미도 있거니와, 나를 반성적으로 바라보는 계기도 됐다. 어떻게 보면 ‘지행합일’, ‘평등과 연대’ 등 모두가 알고 있는 걸 반복해서 주장하고 있는데, 역설적이게도 이명박, 박근혜를 거쳐 촛불 정부라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4년이 흐른 지금도 같은 주장을 해야 한다는 건 동참하는 사람이 그만큼 적기 때문이리라.
정치와 언론이 역할을 못 한다면 투명인간 중 한 사람인 나라도 또 다른 투명인간들과 연대 의식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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