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노종면의 돌파 본문
그저 월급 잘 받고 사는 나도 지치는데 이 분은 잘린 지 오래도 됐는데 여전히 참 밝다.
방송 기자답게 글을 감각적으로 쓴다. 유려한 문장은 없지만 바로바로 머리에 영상이 그려진다. YTN 기자들이 왜 "낙하산 사장 반대"를 외치면서 파업을 했는지, 어떻게 해직을 당했는지 파노라마 사진처럼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 사이사이 결단의 순간에서 흔들리는 인간군상들도 엿볼 수 있고.
웃긴건 어딜가나 대의를 위해 희생하는 사람, 양쪽을 놓고 갈등하는 사람, 권력의 품에서 안주하는 사람, 프락치가 있다는 것. 그리고 어떤 사람이 평소 어떤 말을 했느냐가 아니라 결정적인 순간에 무슨 선택을 했느냐가 그가 누구인지 결정한다는 것도.
굴하지 않고 싸우고 있는 이 분도 대단하고, 작게나마 노조비로 생활비를 지원해주고 있는 YTN 식구들도 존경스럽다.
얼마 전에 정말 재수 좋게 이 분이랑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얼굴도 잘 생기고 키도 크고 똑똑한데다 노래까지 잘하고 성격도 좋고 재미도 있었다. 신은 자기가 공평하다는 걸 보여주려고 이 분을 회사에서 잘리게 만들었나? -_-;;
아직 한참 커야 하는 아이들이 셋이나 있고 복직도 요원하나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고 지켜줘야 하는 사람이다. 이 분의 생계를 위해서라도 책을 꼭 한 권 사서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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