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나쓰메소세키, 마음 본문
로얄이의 머리 속은 보통은 해도그만 안 해도 그만인 잡생각들로 가득차 있는데, 요즘에는 특히 그동안 해왔던 일들에 회의를 느낀다거나 사람에 대해 분통해 한다거나 '허전한데 이 외로움을 채울길이 없네' 등등의 전혀 생산적이지 않은 내용들이 더더욱 그 얕은 생각의 우물을 차지하고 앉은 터였다.
이유는 올 한해 로얄이가 점점 예의 그 순수함보다는 이른바 사회의 때라고 하는 걸 묻히는데 열중했기 때문인데, (로얄이는 올해 갑을관계로 통칭되는 사회 구조를 이용해서 돈이 주는 아늑함을 한껏 만끽했다.) 아무리 내가 자청해서 현실의 시궁창에 굴러들어갔다고 한들 양심에 한줌 거리낌이 없는 건 아니었다.
그런면에서 나쓰메소세키는 아주 훌륭한 변명거리를 줬다고 할까. 누구나 보통은 다 좋은 사람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완전히 달라질 수 있고, 돈이나 사랑 앞에서, 별 대단치도 않은 명예라도 그 앞에서 의연하기 쉽지 않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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