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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글/벽 보고 말하는 로얄

3년 넘는 냉담 생활을 마치며

로얄곰돌이 2012. 8. 12. 22:52

성당에 나가지 않기 시작한 것도, 성당에 다시 나간 것도 사실 별 이유가 없었다.

그 때는 바빴고, 주말마다 회사에 출근해야 했던 거고 지금은 여유가 생겼고 또 성당이 그리 멀지 않은데다 밤늦게 저녁 미사가 하나 더 있어서. 저녁 먹으면서 맥주를 드링킹하다가 '성당에나 가볼까'라는 생각이 퍼뜩 들어서 술냄새 풀풀 풍기면서 갔다.

하도 오랜만이라 가서 그냥 미사만 하고 와야지 생각했는데 성당 문 들어서자 마자 수녀님이 귀신같이 알아보시고 "고해성사 해야 하는 건가?"이라고 물으심.ㅠㅠ "저 준비를 안 하고 왔는...."데고 자시고 그냥 온 김에 보고 가라고 하셔서 얼떨결에 지난날을 반성하고 생각 나는 걸 털어 놓고 나왔다.

그리고 앞으로 나의 홀리 라이프가 다시 시작되는거다. 예수쟁이 싫어하는 내가 그래도 신자라는 정체성을 안 버리고 있는 걸 보면 그것도 참 신기하단 말이지.

사실 오늘 갔다가 '다음주에 갈걸'하고 후회했는데, 8월 15일이 성모승천대축일, 즉 의무축일이라 이번 주에 성당에 한번 더 가야 하거든. 어릴 때도 광복절에 성당 가는 걸 제일 싫어했었지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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