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내 아내의 모든 것, 민규동(2012) 본문
그러고 보니 올해 들어 더 심하게 여기저기 적을 만드는 통에 '내가 뭔가 잘못된 인간임에 틀림 없어'라는 생각도 가끔 들긴 한다. 어떤 사람한테는 "여자들은 맞는 얘길 할 때도 돌려 말할 줄 알아야 하고 남자들 보다는 조금 못난 듯이 해야 성공한단다"라며 좀 말같지도 않은 조언을 최근에 듣기도 했었지.
모 선배가 "저는 왜 이렇게 여기저기서 쌈질을 하고 다닐까요?"라고 고민하는 나한테 이런 얘길 해줬던 게 기억 났다. "내 아내의 모든 것에 나오는 주인공이 좀 그런 스타일이던데?" 말하자면 그 캐릭터에서 묘하게 나를 느꼈으니 너도 보고 느껴 보라는 이야기.
그래서 봤다.
일단 임수정은 예쁘다.(나랑은 다르게ㅠㅠ)
말이 많지만 그다지 틀린 말은 안 한다. 물론 남편한테 막 대하는 건 있지만 주위 사람들에게 하는 말은 나름 합리적인 것 같다. 대충 봐서 꼼꼼하게 짚어보지는 않았지만...
다른 남자한테 이렇게 예쁜 마누라를 유혹까지 해달라는 걸 보면 사람들은 지적하고 따지는 사람을 정말 싫어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싫은 소리라는 게 결국은 사람들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말들, 마음이 불편한 이유는 양심이든 윤리든 뭐 어쨌든 잘못 돼 있지만 대충 뭉개고 가줬으면 하기 때문 아닌가.
어쩌다 보니 캐릭터에 과몰입 해서 옹호를 하고 있는데, 영화는 영화고, 주인공은 좀 극단적이고, 또 사람들이 싫어한다면 나도 쌈닭 기질을 좀 고치려고 노력해야 하는 건 맞다. 사람들 마음이 불편하지 않으면서 설득할 수 있는 수많은 방법이 있지 않을까. 앞으로는 너무 직설적으로 이야기 하지 말고 그 방법을 고민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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