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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을 읽고 나니 작가의 다른 책인 가 너무너무 궁금해졌다. 혼자서 박경리 소설 릴레이 읽기 시즌으로 정하긴 했으나 잠깐 미뤄두고 이 책을 들었다. 서평으로 워낙 유명한 작가이니 분명히 읽을만한 가치가 있으리라...에서 느꼈던 것처럼 역시 필체가 좋다. 문장이 단도직입적이라 경쾌하고 하나의 글에 다양한 소재를 끌어다 쓰고 있음에도 안정감이 느껴진다. 물론 내용이 가끔 너무 널뛰기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지만 짧은 분량 내에 많은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그랬겠거니 넘어간다. 본인의 경험담과 작가를 둘러싼 사회 환경이나 작품의 배경을 함께 곁들이면서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내용 소개도 해주니 글 하나를 읽으면 최소한 3가지의 다양한 간접경험을 할 수 있다. 이 책의 유일한 문제는, 책장..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이었다.” 이 문장을 머리 속 이미지로 그려보자면, 바로 오늘 서울 풍경을 떠올릴 수 있겠다. 집에서 나오니 온통 눈 밭, 사람들이 지나가며 밟아 놓은 눈 위로 또 눈이 쌓이고 있었다. 나무가 우거진 곳은 그야말로 흰 터널이 됐다. 창릉천과 북한산이 눈을 뒤집어 쓴 모습도 절경이었다. 단풍이 지기 전에 폭설이 내리니 나무들이 무게를 못 이기고 여기저기 부러지고 내려앉아 있었다. 안타까운 마음과 단풍과 눈이 어우러진 멋진 광경에 감탄하는 마음이 교차했다. 동네 아이들이 8등신 눈사람을 만들었다. 너무 기분 좋아서 붕어빵을 나눠주고 왔다.
매일 블로그에 글을 하나씩 올리는 이유는 티스토리 오블완 챌린지 때문이다. 뒤늦게 이런 챌린지를 알게 되어서 어차피 21일을 채우지는 못하고, 어제까지 백화점 상품권 응모 기회는 잡았다.뭐 대단한 걸 주는 것도 아니지만 이 참에 매일 쓸데 없는 글이라도 하나씩 올리다 보면 일상에서 글감을 생각해두게 될 것 같았다.한 열흘 해보니,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문득문득 쓸 말이 막 머릿속을 둥둥 떠다니는 때가 있고, 오늘처럼 아무런 생각이 없는 날이 있다. 그렇지만 이렇게 아주 짧은 글이라도 남긴다. 필체를 좀 바꾸고 싶은데 이렇게 매일 뭐라도 조금씩 쓰면서 실험을 해나가고 싶어서. 무라카미 하루키는 매일 정해진 분량만큼 글을 쓴다고 하고, 이슬아는 일간 이슬아를 쓰면서 매일매일 거르지 않고 글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