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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어느덧 길을 걸은지 7일이나 됐다! 절반도 안 남았다~!! 지난주 금요일 출발했으니 와우~!!! 언제 이렇게나 시간이 갔는지… 드디어 오늘은 산티아고까지 100km가 깨진 날! 축하축하!! 어제오늘은 날씨, 경치 다 참 좋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 걸었다. 물론 어제는 새끼발가락 때문에 아픈 걸 참으면서 걷긴 했는데, 경치 보면서 아픔을 좀 잊을 수 있었고 오늘은 새끼발가락이 덜 아픈 방법을 드디어 알게 돼서!!!(감격ㅠㅠ. 깔창새끼발가락 부분을 과감하게 잘라내면 된다는!!) 훨씬 편했다. 어제는 바이오나 다음에 있는 사바리스 Sabaris 에서 비고 Vigo까지 갔고, 오늘은 비고에서 레돈델라Redondela 바로 옆동네인 세산떼Cesante 까지 왔다. 지금은 2시 전에 일찌감치 알베르게에 와서 씻..
오늘은 오 세라요 o serrallo에서 사바리스 sabaris 까지 좀 짧게 걷고 길도 좋아서 여유가 있다. 닌자앱 기준 18.3km, 애플워치 기준 20km. 알베르게 문 열기 전에 도착해서 근처 바에 가서 상그리아 한잔(3.5유로) 때리고 와서 샤워하고 빨리 건조기 돌려 놓고 앉아 있다. 몇 킬로 차인데 20키로 이내로 움직이니까 이렇게 여유가 넘친다. 여정이 오늘만 같아라~ 스페인에 넘어 오니까 1시간이 빨라져서 해가 더 늦게 뜬다. 오늘 일출 시간은 8시 40분.. 그러나 새나라의 어른인 로얄이는 5시 반부터 일어나서 부스럭대다가(이래서 1인실을 쓴다;;) 7시 좀 전에 길을 나섰다. 어제 너무 고생해서 아침거리를 준비 안 해서 좀 배고프고 초라하게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올라!! 지나가다 첫번..
보통 순례자 숙소로 불리는 알베르게는 까미노 길 옆에 있다. 순례자들을 위한 곳이니 순례자들이 가장 편하게 오갈 수 있는 곳에 있는 게 정석이니까. 그런데 가끔 완전히 길에서 동떨어진 산 중턱이나 산 꼭대기에 있는 알베르게들이 있다. 3일차에 묵었던 Viana do Castelo 의 Santa Lucia 성당 알베르게가 딱 그런 곳이다. 보통 3일차에는 다들 거리를 조금씩 늘려서 Vila do conde 부터 26km 정도를 걸어서 비아나 두 카스텔로까지 가는 경우가 많은데(길에서 만난 사람들 전부 목적지가 비아나 두 카스텔로였음. 출발지는 빌라 두 콘데보다 조금 더 가까운 곳도 있었지만) 처음으로 25km 넘게 걸어야 하는데다 산 위로 올라가는 케이블카나 경사 엘리베이터가 운행을 안 하는 요즘 시기에(..
시작하며> 포르투 해안길을 따라 산티아고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대략 12일 일정을 계획했는데 다음주에는 비가 잦을 것으로 보여서 13일로 늘어날 수도 있다. 어쨌든 20일 새벽에 마드리드로 가는 비행기만 탈 수 있으면 되는 거니까… 순례길을 꼭 걸어서 완주하는 게 인생 버킷리스트 이런 것도 아니고 카톨릭 신자로서 한번 와 본 거라 여차하면 중간에 버스나 기차를 탈 생각도 있다. 아무튼 그때 그때 상황 봐서 이동할 예정. 둘째날까지는 미리 숙소를 예약해서 어쩔 수 없이 걸어야 했는데, 2일차에는 새벽부터 걷기 시작해서 자주 신발 벗고 쉬었더니 어제보다 훨씬 수월했다. 나름 노하우가 쌓여간다고 할까. 마의 둘째날이라는 말이 있던데 확실히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 맞는 듯. 1일차는 포르투에서 지하철 타고 마토..
여행 많이 다니면서 여행기라고 할만한 걸 제대로 써 본 적이 드문데 시간이 많으니까 참 많이도 적게 된다. 일단 유명한 석양. 모루 정원이랑 세라 두 필라르 수도원, 도루강 남쪽 어귀에서 본 장면이다. 또한 유명한 동루이스 다리. 강변에 늘어선 와이너리들. 원래 와이너리 투어를 계획 했는데 돌아다니면서 와인을 너무 많이 마셔서 투어는 안 하기로 했다. 기념품샵마다 보이는 정어리들. 귀엽다.
포르투갈의 진짜 풍미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일단 조리된 요리는 좀 아닌 것 같다. 비쌀수록 뭔가 아쉬워지는 경험을 자꾸 하고 있다. 일단 와인의 도시 답게 와인은 어딜가나 무슨 종류를 골라도 다 맛있는 것은 절대적으로 인정!!! 숙소에 놓여진 웰컴 와인마저도 너무 맛있어서 황홀했다. 나타(에그타르트)랑 같이 파는 포트와인도 존맛ㅠ 마트에서 산 팩에 든 비노 데 틴토마저 맛있다. 자칫하다간 알콜중독될 것 같다. 포르투갈 맥주인 슈퍼복도 역시 맛있다. 특히 카페에서 술도 같이 파는 거 넘 내 스타일이다. 달달한 거 먹으면서 달달한 음료수 먹는 거 완전 싫은데 술이랑 같이 먹으니까 딱 좋다. 커피도 예술적이다. 오늘은 무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파는 곳을 발견해서 아아메를 한잔 때려줬는데 무슨 아아메가 이렇게..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기 전에 잠깐 여유를 두고 준비도 하고 포르투 구경도 하려고 포르투에서 이틀을 머물렀다. 관광지로서의 명성은 익히 들었는데, 숙소에 짐을 풀고 잠깐 걸어나갔는데도 사람이 너무 많아서 놀라웠다. 평일도 이정도라면 주말에는 어떻다는 거야?? 알고 보니 숙소가 번화가 바로 앞(볼량역)이었고, 도착한 날이 포르투갈 공휴일이라 그랬다고 하더라. 정말 어딜가나 사람이 북적이고 온 도시 전체에 음악이 흐르고… 좁은 골목들이 얼기설기 어지럽게 얽혀 있고 평지 없이 오르락 내리락해서 정신 없고 재미있는 도시라는 게 포르투에 대한 첫인상이다. 그래도 이틀동안 사람들 헤치면서 잘 다녔다ㅎㅎ 교통 수단도 버스, 지하철 말고 트램, 케이블카, 푸니쿨라(언덕 경사면을 오르는 레일) 등등 다양해서 골라탈 수 있..
어제밤 바르셀로나 도착해서 잠만 자고 바로 아침 비행기를 타고 포르투로 가서 공항에서 곧바로 버스 터미널로 이동해서 드디어 파티마에 입성했다. 길고 긴 이동이 끝나고 드디어 여행 다운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포르투갈 첫날은 전반적인 인상이 너무 좋다. 일단 사람들이 대체로 친절하다. 뭘 물어봐도 손짓 발짓 하면서 다 알려주고, 안 물어봐도 필요하면 알려준다. 공항에서 나오는 지하철 종점에서 갈아타야 하는데 내가 안 내리고 있으니까 앞에 앉았던 아주머니랑 아가씨가 내려야 한다고 막 알려줘서 다행히 잘 갈아탈 수 있었다. 포르투는 대형 관광지인데도 이렇게 외부인 친화적이라니! 꼭 부산 같은 느낌ㅋㅋㅋ 파티마로 와서는 그저 홀리하게 지냈다. 미사 참석하고, 성당 둘러보고, 저녁 촛불 예식 참석하고. 순례길의 ..
4년만에 바르셀로나에서 밤을 맞는다. 지난번이랑 출발 시각이 비슷한 것 같은데 이번엔 입국 수속하고 바로 나왔는데도 버스 정류장 도착하니 해가 이미 저물었다. 전엔 9월 초에 왔으니까 한달 남짓 차이가 참 크구나. 비행기 타는 것도 4년 전보다 훨씬 힘들었다. 드림라이너 787 완전 새 비행기에 좌석도 넓어지고 쾌적했는데도 관절 마디마디가 다 쑤신다. 젊었을 땐 비행기 길게 타는 것도 참 좋아하고 장거리도 창가에 앉아 가고 그랬는데 이제는 수시로 다리랑 허리를 풀어줘야 해서 창가석은 꿈 같은 얘기가 되어가고 있다. 그렇다고 백수 주제에 비즈니스 탈 형편은 안 되고요. 음… 여행 첫날의 설렘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일기가 되어가고 있다. 이번 여행을 어떻게 계획했고, 뭘 기대하는지 등등 적는 것도 귀찮… 아..
어제는 모처럼 집에 혼자 있는 주말이었다. 운동 스케줄을 이틀 쉬는 걸로 얼추 맞추고 있는데 그렇다면 어제 달리기를 했어야 했다. 그런데 혼자 늘어져 있으니까 귀찮아서 끝까지 늘어져 버렸고, 집에 반찬이 없어서 예전에 닭가슴살 시키면서 패키지에 같이 들어 있던 곤약볶음밥이 있길래 그걸 돌려 먹었다. 곤약밥이나 면이 속 안 좋은 사람한테는 소화불량을 일으킨다는 얘길 얼핏 들은 적이 있는데, 곤약을 좋아하고 많이 먹어와서 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났는데 속이 이상했다. 아랫배가 빵빵하고 가스가 차서 아팠다. 실제로 통증이 있었음. 이렇게 장이 좀 힘들 때 내가 하는 짓이 병원 가거나 약 먹는 게 아니라 냅다 뛰는 것임. 그동안은 일단 뛰면 장운동이 되면서 좀 괜찮아졌었기 때문에. 뛰면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