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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동력

자전거, 삼천리 엑스존20 GS.

로얄곰돌이 2012. 7. 2. 02:17

유럽에 가서 놀란 것 중 하나가 자전거 문화, 익히 듣긴 했지만 그렇게 많은 사람이 신나게 자전거를 타고 다닐 줄은 몰랐다. 나도 딱 한번 포츠담에 갔을 때 구닥다리 엄청나게 무거운 자전거를 빌려서 돌아다녔는데 걷지 않아서 다리가 덜 아프고, 어디든 빨리 갈 수 있어서 좋았다.

사러 가기 전에 대충 검색질, 며칠 전에 요즘 라이딩에 취미 붙였다는 친구가 몇 개 추천해준 것도 있고 이리저리 인터넷을 둘러봤다.

내가 바란건, 

<출처:브롬톤>

이런거.(서서타기도 못 하는 주제에 자전거에 200만원씩 쓴다는 게 가당키나 해? -_-;;)

아니면

 

대략 이런 분위기.

알톤이니 티티카카니 이것저것 보다가 눈만 높아지는 것 같아서 무작정 집을 나섰다. 또 자전거는 인터넷이나 집 앞 점포나 별 차이가 없다는 얘길 들어서 그냥 자전거방에 갔다.

 

"싸고 가볍고 접을 수 있는 걸로 주세요"

"가볍고 접을 수 있는 거면 싼 게 있겠어요?"

....

"암튼 집에서 양재역 다녀올 수 있어야 해요"

"출퇴근 할 것도 아니면 왜 위험하게 자동차 전용 도로를 타요? 그냥 도림천 자전거 도로 타고 보라매 공원이나 다녀오지 그래요?" -_-

그거야 우리 집 앞에 남부 순환로가 쭉 뻗어 있으니까...전 서서타기도 못하는 운동신경 제로인 인간이라 인도로 가려고 했다고요!

암튼 들고 지하철 계단을 내려가야 할 수도 있으니 적당한 걸 내놓으라고 하니까 스틸 하나랑 알루미늄 하나를 보여주면서 스틸도 들기 괜찮으면 가져가라고 했다. 두 개 대략 10만원 차이. 고민 했더니 현금으로 하면 많이 빼주겠대서 알루미늄으로 덜렁 샀다. 색깔은 진청색이랑 흰색 두 가지가 있었는데 "흰색은 훔쳐가지 않을까요?"했더니 "그래도 아가씬데 흰색을 타야지요"해서 또 흰색으로 결정.(주관이라고는 없음)

아저씨가 자전거 세팅하는 동안 더 바퀴가 크고 예쁜 걸 이것저것 찍었더니 무거워서 못 든다고 사지 말랜다. 

많이 빼줬다고 자물쇠만 줘서 전조등, 후미등을 사서 달고 집까지 깜빡깜빡 거리면서 왔다.  

 내 첫 애마.

현관에 들여다 놨는데 접어 놓으니 공간 차지를 별로 안 해서 좋다. 지하 주차장에 세워놓을까 고민했는데 조립하기 어렵지도 않으니 그냥 집 안에 둬야겠다.

 인터넷에 보니 차대번호를 찍어서 블로그에 올려놔야 한다고 해서.

접어 놓은 사이로 찍으려고 하니 바퀴 때문에 제대로 안 찍혔다. 다시 찍어놔야지.

자전거포에서사람 많은 거리를 헤치면서 집으로 왔는데 작아서 요리조리 피하기도 좋았다. 기어 달린 자전거를 처음 타봤는데 우리집 언덕 오르는 길이 이렇게 가뿐할 줄이야!! 

어차피 이거 타고 전국일주 할 것도 아니고 주말에 가까운 데나 타고 다닐테니까 사양은 만족한다. 아저씨도 양재역까지는 갈만하다고 했으니. 아무튼 자전거는 대충 아무꺼나 타면 되는거 아냐? 라고 했던 내가 나름대로 거금을 들였으니 앞으로 자주 이용해줘야겠다.

(집에 와서 촌스러운 데칼 때문에 고민하다가 어디 블로그에서 보고 아세톤이랑 화장솜으로 빡빡 지우다 아세톤이 떨어져서 중단한 상태. 내일 마무리하면 속이 시원할 것 같다!)

이름은 찌릉이로 지었다. 찌릉찌릉~찌릉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