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치스와 골드문트
꿀잠 본문
시험 공부를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바꾼 건 기상 시간이다. 5시에 알람을 맞춰두고, 알람 끄고 밍기적 거리더라도 6시 전에는 웬만하면 일어난다. 학원 빨리 가서 복습 좀 하려고 주말에 일찍 일어나기 시작했는데, 퇴사 후에는 아예 평일까지 생활 습관으로 굳혔다.
일찍 일어나면서 달리기도 시작했더니 잠의 질이 달라졌다. 눈 붙이면 자고, 새벽에 깨는 새나라의 어른이 됐다.
이렇게 밤에 개운하게 잘 자도 공부하면서 졸린 건 어떻게 해볼 수가 없다. 도서관에 앉아 있으면 여지없이 졸음이 몰려온다. 커피를 마셔봐도 고작 아메리카노 한 잔 정도 카페인으로는 압도적인 졸음기운을 물리치는 게 불가능하다. 안 돌아가는 뇌를 억지로 억지로 굴리는 데 그 에너지가 좀 많이 쓰이겠냐만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곯아떨어질 때가 많다.
오늘도 아침에 10km 뛰고, 자동차 검사하고, 조카님 병원 라이딩 해주고 좀 바쁘게 쏘다니고 도서관까지 걸어왔더니 또 졸음이 덮쳤다. 방금 약 15분간 꿀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낮잠마저 너무 잘 자는 게 신기해서 이렇게 적어두고 있다.
원래 난 이렇게 잘 자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심할 땐 밤을 꼴딱 새고 새벽에 겨우 한두시간 눈 붙이고 출근했던 적도 꽤 여러 번 있고, 술을 좋아하니까 당연히 자정 넘어 술자리가 이어지니 다음날 오전 내내 헤롱거린 적도 많고, 술 마시면 속이 더부룩하니까 더 못 자고. 등등 잠을 잘 못 잘 이유가 넘쳤고, 잠을 제대로 못 잔 날이 잘 잔날보다 적었다. 그래서 수면장애 겪는 사람들에게 이 방법들을 추천해보고 싶다. 잘 자려고 시작한 건 아니지만 생활 패턴을 바꾸니 잠이 잘 오는 부가 효과를 얻게 됐다. 내 생각에 자는 데 제일 도움이 되는 건, 운동도 운동이지만 11시 전에 일찍 잠자리에 드는 거다. 잡생각만 안 해도 잠이 잘 온다. 심지어 중요한 1차 시험 전날에도 잠을 잘 잤으니(중요한 일 앞두고 이렇게 푹 잔 건 40년 인생에서 거의 처음인 듯.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다음날 시험 걱정을 했는데도!) 말 다했지 뭐.
+ 10km 630 러닝은 안정화를 향해 가고 있다. 같은 페이스로 뛰고나서 힘들면 지속주 훈련을 한 거고, 개운하면 조깅한 거라고 하는데 지난 번엔 개운했고, 오늘은 언덕,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했더니 힘들었다.
+홍제천엔 다양한 새들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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