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치스와 골드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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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노트

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 김미옥

로얄곰돌이 2024. 12. 2. 22:16

<미오기전>을 읽고 나니 작가의 다른 책인 <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가 너무너무 궁금해졌다. 혼자서 박경리 소설 릴레이 읽기 시즌으로 정하긴 했으나 잠깐 미뤄두고 이 책을 들었다. 서평으로 워낙 유명한 작가이니 분명히 읽을만한 가치가 있으리라...

<미오기전>에서 느꼈던 것처럼 역시 필체가 좋다. 문장이 단도직입적이라 경쾌하고 하나의 글에 다양한 소재를 끌어다 쓰고 있음에도 안정감이 느껴진다. 물론 내용이 가끔 너무 널뛰기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지만 짧은 분량 내에 많은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그랬겠거니 넘어간다. 본인의 경험담과 작가를 둘러싼 사회 환경이나 작품의 배경을 함께 곁들이면서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내용 소개도 해주니 글 하나를 읽으면 최소한 3가지의 다양한 간접경험을 할 수 있다. 

이 책의 유일한 문제는, 책장을 넘겨 갈수록 읽고 싶고 읽어야 할 책이 점점 쌓인다는 것.  이미 책장에 읽어야지 하면서 사놓고 쌓아만 놓은 책이 수십권인데 여기에 또 읽을 책을 더 얹고 있다. 조만간 읽어보자며 메모해 둔 책만 10여권이고, 거기서 꼬리를 물고 이어질 작가들의 책까지 합하면 읽어야 할 책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미 미오기전을 읽다 파블로 네루다의 <모두의 노래>를 주문해 받아 보고, 압도적인 분량에 책장을 펼 엄두를 못 내고 있던 차다. (이 책에 대한 교보문고 한 리뷰는, 양이 방대하지만 차근차근 읽다보면 중남미의 역사와 문화를 음미할 수 있으니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쓰고 있다... 그러므로 한땀 한땀 읽어 나가야 한다. 언제? 글쎄요ㅠ)

일단은 책 목록을 메모만 해두다가 이건 지금 읽고 넘어가야겠다!라면서 확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이 정철훈의 <백석을 찾아서>다. 이미 김연수의 <일곱 해의 마지막>을 두 번 읽고 절필 후 백석의 삶이 너무 궁금했는데, 그 의문을 다소간 풀어주는 책인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을 시작하면 책장이 꽂아만 둔 <백석 평전>이랑 <내 사랑 백석>까지 읽어야 성에 찰 것 같다. 중간중간 백석 시집을 들춰보는 시간도 추가요~ 한국 작가들 작품을 읽으면 또 거기 등장한 지역에 여행도 가고 싶어지니 이를테면 책 한 권 집어드는 일은 욕망의 수레바퀴를 굴리는 짓인 셈이다. 공부 할 것도 많은데 이걸 언제 읽어치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