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오랜만에 달리기 이야기 본문
정식으로(?) 달리기를 시작하고 중간중간 부상 때문에 또는 코로나에 걸려서 잠깐 쉰 적은 있지만 그냥 일주일에 2~3번씩 꾸준히 뛰어 왔다.
뛰는 코스는 한강, 홍제천, 창릉천, 여의도, 남산 등이고 가끔씩 러닝메이트가 되어 주는 문 선배랑 같이 뛰는 것 말고는 혼자 뛴다. 러닝 크루 같은 데 들어가 볼까 기웃대보기도 했는데, 친구가 '달리는 헌팅포차'라는 말을 하길래 나는 안 껴주겠구나 싶어서 안 쳐다보기로 했다.ㅋㅋ (실제로 우리 동네 러닝크루는 2,30대만 받더라. 얘들아 늙은이 좀 껴주라) 훈련만 제대로 하는 러닝클럽에 한 번 들어가 볼까?, 아니다 귀찮다 말자라는 생각을 수십 번은 한 듯. 또 보통 저녁 8시 모임이 많아서 내 스케줄이랑은 좀 안 맞는 것 같기도 하고. 8시면 술약속 없으면 저녁 먹고 씻고 늘어져 있어야 하는 시간이라...
달리기 초반에는 어떻게든 속도를 더 내고 싶어서 유튭 찾아보면서 이런 저런 훈련을 따라하다 여기저기 아팠는데, 3년차에 들어서니 발목이나 무릎 주면에 근육도 적당히 붙은 것 같고, 무엇보다 속도 욕심을 안 내게 됐다. 그래서 그런가 한 1년 정도 부상 없이 잘 뛰었다.
시험 공부할 때는 평일에는 워낙 시간을 쪼개 썼기 때문에 동 트기 전에 나가서 5km씩만 딱 뛰었고, 주말에는 12km~17km 달렸다. 요즘에는 주말에 12km~17km 뛰고, 평일에 5km~10km 한 번, 30분 인터벌 한번 정도로 루틴을 잡아가고 있다. 이제 무더위가 완전히 가셔서 주말 거리는 하프까지는 늘려봐야겠다 생각만 하고 있는데 이상하게 반백수가 더 바쁘고 더 시간이 없는 것 같음. -_-
올해는 정말 630 내외로 슬슬 조깅을 주로 했는데, 인터벌을 해보니 그게 그냥 뛴 게 아니라 정말 훈련을 견딜 수 있는 기초 체력을 길러주는 과정이 맞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4분 40초 달리기 + 20초 전력질주 + 2분 걷기를 5세트 반복하는 인터벌(런데이 30분 능력향상에 있는 프로그램인데 그냥 내 인터벌 훈련 코스로 정했다.)을 하고 있는데, 마지막까지 속도를 올리면서 쥐어짜는 게 어느정도 되는 걸 보면 그렇다. 그리고 이렇게 인터벌을 했더니 10km 달릴 때 후반부에 멈추고 싶은 마음을 참아가면서 피치를 올리는 게 된다. 역시 전문가들이 괜히 권하는 게 아닌가봄. 운동은 섞어서 해야 제 맛~ 너무 실력이 더디게 느는 게 아닌가 싶긴한데, 그래도 처음엔 7분대 페이스였다가 지금은 10km 까지는 6분 페이스 이내로 뛸 수 있다. 이대로 조금씩 조금씩 성장해서 풀 마라톤을 뛸 날이 있겠지.
달리기가 좋은 건 역시 산들바람을 맞으면서 경치 구경도 하고 운동도 하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줄이는 여러가지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점이다. 봄에는 운동 = 꽃놀이가 되고, 가을에는 운동 = 단풍구경이 된다. 물론 여름에는 운동 = 고행, 겨울에는 야외 운동=미친지랄 같기는 하지만. 여름과 겨울도 그 계절 나름의 경관이 있어서 눈은 언제나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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