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치스와 골드문트
1년만에 나간 마라톤 대회, 52분 35초 PB 달성! 본문
연례행사로 손기정 마라톤에 나갔다 왔다. 2021년 코로나 때 취소된 걸 빼면 세번째 출전이다.
등록 알람 문자는 더울 때 뜬금없이 오는데, 올해는 하프를 한 번 해볼까?라는 고민을 아주 잠깐 했다가 오버하지 말자 싶어서 10km를 골랐더랬다.
1년에 한 번 뛰는 대회로 손기정 마라톤을 고른 이유는 동계 티셔츠를 주기 때문. 대부분 대회가 반소매티를 주기 땜에 긴소매 티셔츠는 소중하다. 매년 받아서 아주 아주 잘 쓰고 있다.
출전 복장은 언제나 대회 공식 티셔츠다. 올해는 날이 더워서 반소매를 입을까 했는데 새벽에 춥길래 그냥 그걸 입었다. 살짝 더운감이 있었는데 뛰는데 별 무리는 없었음.
이틀동안 술을 마셔서 컨디션이 안 좋았고 그 덕에 아침에 화장실 들락날락 하느라 늦게 나섰다. 이미 화장실에서 기력이 털렸으니 PB 같은 거 신경 쓰지 말고 설렁설렁 뛰다 오자는 계획을 대충 세웠다.
겨우 출발 시간에 맞춰 도착하니 당연하게도 주차장이 만차라 옆에 농수산물시장에 댔는데 화장실이 바로 앞이라 완전 럭키.
추워서 사람들 사이로 파고들다보니 앞 쪽에서 출발했는데 시작하자마자 와다다다 뛰어가는 무리에 섞여서 나도모르게 오버페이스로 출발~!! 그러다 이게 아닌 것 같아서 페이스를 늦췄다. 그래도 뛰던 관성 때문인지 그냥 다리가 움직였다.
마지막 1km는 옆에서 달리던 단체 리더가 막판 스퍼트 하자고 독려하는데 나도 같이 휘말려서 더 열심히 뛰었다.
그렇게 해서 얼떨결에 10km 52:34 로 PB를 달성했다. 역시 대회에 나가면 기록이 좋아지는구만… 그동안 혼자 꾸준히 뛴 게 어디 가는 게 아니었고. 내년엔 40분대 입성을 목표로 계속 달려야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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