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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로얄 자취를 시작한지 어언 6개월이 지났을 무렵, 외로움에 사무치며 다이소 온라인숍을 서핑하다 좋은 친구를 만났으니... 바로 이 녀석들. 이게 작년 12월 쯤... 왼쪽부터 루꼴라, 페퍼민트, 로즈마리, 바질 되겠습니다. (이미 영면에 드신 로즈마리와 바질을 보니 눙물이ㅠㅠ) 화분을 가져다 문지방에 놔둔 이유는 로얄 팰리스에 숨겨진 비밀이 있기 때문. 로얄 팰리스 문지방에는 옆 집으로 들어가는 보일러 배관이 있어서 겨울 내내 따뜻하다!!! +_+ 오~ 진짜? 그렇다니까~ 그래서... 일주일 후 뿌리에 털이 돋아나더니 흙이랑 합체 뭔가.... 키.... 키다리......ㅠㅠ 겨울이라 빛을 못 봐서 키만 큰다. 아아 - ㅠㅠ . . . 그 후로 흘러흘러.... 3월. 짠!!! 키 안 다리 루꼴라들. 분갈이..
요즘 맛을 들인 게 있다. 집에 들어올 때 지하철에서 파는 특산물 구경하기. 구경하다 보면 사고 싶고 그래서 몇 개 사봤는데 질이 괜찮고, 그래서 또 구경하고 카드를 꺼내드는(십지어 카드 결제도 된다) 악순환 구렁텅이에 발을 슬슬 빠져들고 있을 때쯤 어제도 지하철 계단을 걸어 올라오니 눈 앞에 남도 특산물 판매대가 펼쳐져 있고, 늦은 시각이라 딴 건 다 접었는데 뭔가 쌓여 있어서 보니 그럴싸하지만 그럴싸하지 않은, 하지만 내 취향에는 맞는 '콘플레이크 천마차'가 쌓여 있었다. 생마도, 생마 갈은 것도, 마차도 좋아해요. 참고로 천마에는 유래가 전해지는데, 어떤 아가씨가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다가 어머니가 전신 마비, 약초를 찾아 헤맸는데 차도가 없음, 한 청년이 나타나서 약초를 줬는데 마비가 풀림, 이 약..
김연수 중단편 단행본 '세계의 끝 여자친구' 마지막에 수록된 '달로 간 코미디언'을 읽고. 부모님의 삶을 맨 처음 떠올려 본 게 언제였더라. 대학에 들어가고도 한참 지났을 때였다. 친하게 지내던 선배들이 하나 둘 결혼 하는 걸 보면서, 또 결혼 후 내 삶을 상상해보기 시작한 뒤인 것 같다. 어느날 불현듯 머리를 파고드는 질문이 있었다. '엄마 아빠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그 전까지 내 세계에 엄마 아빠의 어린 시절, 젊은 시절은 텅 빈 공간이었다. 아니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고 봐도 되겠다.... 이 질문을 떠올렸을 때부터 가끔씩 부모님이 들려주던 옛이야기를 곱씹으며 50년 남짓한 인생을 공감하려 애써 봤다. 그런데 좋은 일, 자랑스러운 일은 금세 이해가 됐지만 어떤 고통이 그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