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작가들이 사랑한 도시, 프라하 본문
이반클리마, 알로이스 이라세크, 구스타프 마이링크, 에곤 에르빈 키쉬, 미할 아이바스, 프란츠 카프카, 야로슬라프 하셰크, 얀 네루다, 이르지 카라세크 제 르보빅, 카렐 차페크, 이르지 바일, 요세프 슈크보레츠키, 야힘 토폴, 다니엘라 호드로바...
체코를 대표하는 작가들이 프라하를 배경으로 쓴 소설들을 묶은 책이다.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에 차례로 점령당하고 땅을 되찾았다가 공산 혁명의 붉은 깃발 아래 놓였다가 또다시 혁명..
작가들이 묘사하는 프라하를 읽다보면 유럽의 심장으로 불리는 프라하가 겪은 영욕의 세월을 짐작할 수 있게 된다. 다양한 인종이 스쳐지나간 프라하 거리는 첨탑들 덕분에 아름답지만 골목은 우중충하고 한편으로는 몽롱한 느낌일것이다. 또 길을 걷다가 어떤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해도 '프라하니까'라고 넘겨버릴 수 있을 것 같다.
-19p. 프라하는 역설로 가득 차 있다. 프라하는 교회들로 넘쳐나지만, 이 도시에서 실제 기독교인은 아주 소수다. 중부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들 중 하나와 수세기 동안 좋은 교육을 받은 주민을 자랑하지만, 여기만큼 학식이 천대받는 곳은 세계에서 거의 예를 찾을 수 없다.
또 다른 역설은 도시를 지배하고 있는 프라하 성이라는 건축물이다. 이 성은 중부유럽에서 가장 큰 요새(그 기본 계획은 대 패배의 시기 이전에 만들어졌다)에 속한다. 그 성은 왕이 거의 거기 살지 않던 시기에 최후의 대규모 재건축 공사를 했다. 지금 그 성에는 대통령이 살고 있다. 대통령들의 운명은 그들이 나라를 지배했던 이 도시의 운명을 반영한다. 아홉명의 전직 대통령들 중에서 네 사람이 3년 이상 수감생활을 했다. 다섯 번째는 그보다는 짧게 감옥에 있었다.(재임기간의 대부분이 나치 점령 기간과 일치하기 때문에 보다 쉽게 잊혀졌을) 또 한 사람은 감옥에서 죽었다. 남은 세 사람은 국외로 달아나는 것으로 간신히 수감이나 처형을 면할 수 있었다. 감옥과 왕궁 사이에 참으로 기묘하고 역설적인 관계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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