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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집에 산나물도 한 봉다리 있겠다, 부추도 있겠다, 친구도 온다고 했겠다(드디어 친구 등장ㅠ) 산나물 부추전을 해봤다. 그러나 어제 친구랑 먹었던 음식들은 사진을 하나도 안 찍어놨고... 이번에 포스팅 하는 건 새로 부친 전. 무농약 밀가루. 일부러 부침가루를 안 사고 그냥 밀가루를 샀는데 굳이 간이 돼 있는 부침가루를 먹을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어차피 전 부칠 때 가루는 많이 안 쓰니까 뭐. 부추랑 산나물이랑 오징어랑 느타리 버섯이랑 가운데 손가락 한마디 크기로 썰어서 넣고 두부 반에반 모를 으깨 넣는다. 밀가루 뿌리고 소금 훅훅 친다음 계란을 톡 깐다. 원래 전 부칠 땐 밀가루에 물을 좀 부어줘야 하는데 난 그러면 진 맛도 나고 잘 안 익는 것 같아서 물을 안 붓는다. 산나물 향이 좋아서 생 산..
신나는 금요일!! 역시 저녁 약속이 없다. -_-;; 밥이나 먹자. 장을 본다. 마트 가기 싫어서 시장에 갔다. 200원. 팽이버섯 200원. 감자 (자르기 전에 사진을 안 찍어놨다) 1000원. 다시마(떨이로 남아 있던 거 다 싸줬다) 1000원. (2000원에 팔다가 아저씨가 기분 좋아서 1000원에 팔기 시작) 마트에 갔으면 이거 다 사는데 5000원 넘게 썼을 것 같은 느낌. 기분 좋다고 더 싸주고 싸게 팔고 하나만 달라고 그러면 하나만 주는 시장이 좋아! 언니네텃밭에서 보낸 곰취는 데치고 다시마는 몇 줄기만 꺼내서 소금기를 빼고 된장 끓이기. 육수의 비결 을 가르쳐줄게. 마른 멸치랑 말린 버섯이랑 말린 다시마를 갈아서 넣어먹으면 돼.(아빠가 갈아서 싸준거. 냉장고에 넣어 놓으면 두고두고 먹는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모여서 밥을 먹는다고 하는(사실 혼자 안 살아도 가도 된다) 일일집밥(http://blog.naver.com/inthetiger)에 갔다가 언니네텃밭 (http://www.we-tutbat.org/) 이라는 걸 알게 됐다. 10만원을 내면 1주에 한번씩, 5만원을 내면 2주에 한번씩 제철 채소를 보내준다니! 왔다. 편지가 들어 있다. 뭐뭐 들었는지 써있다. 읭? 이것들은 뭐지? 로얄로 살아와서 이 풀이 저 풀인지 저 풀이 이 풀인지 분간을 못 함.ㅠㅠ (나중에 보니 왼쪽 건 산나물 모듬이고 오른쪽건 열무다) 쑥가래떡. 검은쌀. 아이스팩 때문에 좀 가렸는데 두부다. 깻잎 절임. 달걀 8개. 생각보다 너무 푸집하게 와서 다 못 먹을 것 같다. 주말에 3분의 2는 엄마 갖다주기로 했다;; ..
일요일 저녁, 뭘 먹을까 냉장고를 들여다 보다가 퍼뜩 발견한 거. 쥐눈이콩물을 끓이고 난 다음에 남아있는 삶은 콩!! 일단 갈자. 도깨비 방망이를 쓰면 잘 갈린다. 이거. 한일 도깨비 방망이. 이것저것 보다가 싸고 디자인이 괜찮은 걸로 샀다. 이렇게 곱게 갈린다. 여기서 팁, 콩물을 조금씩 넣어가면서 갈면 쉽게 갈 수 있다. 수분이 좀 있어야 됨. 그리고 여기서 또 하나 팁을 얘기하자면 삶은 쥐눈이콩이랑 우유, 바나나를 같이 갈면 맛있고 고소한 바나나 슬러시를 먹을 수 있다는!!! 아무튼 갈고 나서 고민 시작. 이걸 어디에 쓰지? 집에 있는 거라곤 라면(안튀긴면), 시리얼, 생양파 두개, 된장, 꼬마김치, 각종 양념. 선택은 단 한 가지!! 라면을 끓이자.(역시 도구는 독일제 스테인리스 냄비) 양파도 넣..
몸살에 감기에 죽겠다. 목이 칼칼하던 목요일에 1시까지 막걸리, 소폭, 노래방+맥주로 달린게 화근. 집에 들어오는 길에 우유 사러 편의점에 갔다가 '화火로 화禍를 다스리자'는 생각이 퍼뜩 들어서 사왔다. 고추장으로 버무린! 불타는! 멸치! 멸치떼가 서로의 몸을 탐하며 누워 있는... 난 방부제가 따로 들어있으면 좀 더 믿을만 해. 음식에 직접 방부제를 뿌리지는 않았을 거 아냐. 근데 이거 맞는 이론임? 대가리가 똑똑 끊어져서 눈마주치고 입안으로 넣는 만행은 저지르지 않아도 된다. (머리만 따로 모아 버렸다) 정체가 의심스러운 와인을 따고 설날에 선물 받은 조각 치즈를 겯들인다. 완전 맛있어!! 쁘레지당 치즈치즈!! 아이고 취한다...
요즘 맛을 들인 게 있다. 집에 들어올 때 지하철에서 파는 특산물 구경하기. 구경하다 보면 사고 싶고 그래서 몇 개 사봤는데 질이 괜찮고, 그래서 또 구경하고 카드를 꺼내드는(십지어 카드 결제도 된다) 악순환 구렁텅이에 발을 슬슬 빠져들고 있을 때쯤 어제도 지하철 계단을 걸어 올라오니 눈 앞에 남도 특산물 판매대가 펼쳐져 있고, 늦은 시각이라 딴 건 다 접었는데 뭔가 쌓여 있어서 보니 그럴싸하지만 그럴싸하지 않은, 하지만 내 취향에는 맞는 '콘플레이크 천마차'가 쌓여 있었다. 생마도, 생마 갈은 것도, 마차도 좋아해요. 참고로 천마에는 유래가 전해지는데, 어떤 아가씨가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다가 어머니가 전신 마비, 약초를 찾아 헤맸는데 차도가 없음, 한 청년이 나타나서 약초를 줬는데 마비가 풀림, 이 약..
드디어 첫번째 포스팅. 그동안 차 선물 많이 받았는데, 그 중에 케이스가 제일 예쁜 걸 소개하려고 한다. 티뮤지엄에서 나온 '로즈버드 핑크'. 이게 들어 있던 상자는 더 예뻤는데 사진을 못 찍어 놨다. 상자에 차통이랑 차 우리는 거름망이 들어 있고 분홍색 리본으로 묶여 있었다. (보면 알겠지만 사진을 못 찍는다. 수전증도 있고 빛, 프레임 같은거 난 몰라.) 오늘은 토요일이고 잠을 좀 늦게 잘 것 같아서 장미차를 마시면서 고상한 기분을 즐기기로 했다. 차를 마시며 읽을 책은 선거날 집에 갔다가 동생한테서 빼앗아 온 '주진우의 정통시사활극 주기자'. 먹는 방법은, 거름 망에 장미 찻잎 2~3개를 넣은 다음 꽃잎이 하얘질 때까지 기다리는 거다. 찻물을 우린 뒤 하얗게 변한 장미 잎. 향은 계속 남아 있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