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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심각한 후유증은 없는데 좀 거슬리는 후유증이 남았다. 1. 살이 빠졌는데, 자꾸 더 빠짐 자가격리하는 일주일 내내 먹고 자고 먹고 자고 정말 잘 먹고 잘 잤는데 살이 좀 빠져있어서 근육이 빠졌나? 했는데 운동을 재개했는데도 오늘 보니 살이 더 빠졌다. 몸무게 앞자리가 바뀐 것뿐만이 아니고 중학생 때 이후로 처음 본 몸무게를 기록했다. 몸이 바이러스랑 싸우느라 개고생한 듯. 살집이 좀 있어야 체력도 잘 붙을텐데 이런이런… 몸보신을 좀 해줘야겠다. 2. 운동할 때 힘이 안 붙음 자가격리 마친 다음날 뛰었을 때도 뭔가 몸에 근육이 붙는 느낌이 아니라 몸이 좀 흐물흐물한 느낌이었는데 오늘도 좀 그랬다. 처음부터 끝까지 땀은 엄청 흘리고 숨은 차는데 허벅지 근육이 펌핑이 안 되는 것 같음. 복근운동도 좀만 해도 ..
드디어 자가격리가 끝나고 한번 나가서 뛰어봤다. 일주일동안 거의 일생동안 못 잤던 잠을 다 끌어온 듯이 잠만 잤더니 여기가 꿈인지 생신지, 몸이 다 나은건지 어떤건지도 잘 모르겠더라. 일단 무리하지 말고 5킬로만 뛰자하고 나갔는데… 하… 역시 힘들구나. 지독한 바이러스다 참. 그렇게 먹고 자고 먹고 자고만 했는데도 몸을 꽤 망가뜨려놨음. 속도가 문제가 아니고 뛰는 내내 몸이 흐물거리는 느낌? 힘이 안 붙고, 속도 쓰려서 신물 올라오고, 그냥 억지로 관성으로 겨우 뛰었다. 회복된 후에도 후유증이 좀 남고 컨디션이 어떤 사람은 50%도 안 올라온다고 하던데 앞으로가 걱정이다. 운동을 하든 보양식을 먹든 좀 끌어올려봐야지. 어쨌거나 이제 면역력이 생겼으니 당분간은 안 걸리겠지. 몸이 시험 때까지만 잘 버텨줬음..
속도에 신경을 안 쓰고 멋대로 뛰니까 10킬로 뛰고도 숨이 많이 남길래 집에 오는 길에 안 멈추고 언덕 포함 1.5킬로를 한번 더 뛰어봤다. 근데 그렇게 힘들지가 않네? 거리를 좀 더 늘리는 게 어떨까 생각 중. 하프까지는 좀 뛰고 싶은데 지금 페이스로는 2시간 이내에도 못 들어오니까 그게 좀 걸린다.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 먹는 것 같아서. 시험 끝나고나 한번 해봐야 하나 어쩌나 잡생각이 좀 들었다. 어제는 좀 황당한 일을 전해 들었다. 물론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특히 엘리트 집단이라고 분류되는 업종에서는(주로 언론, 미디어) 민주노조 출신들이 집단 내에서 권력을 잡고 나면 악질이 되기도 하는데, 그냥 지 맘에 안 든다고 인사권을 막 휘둘러버림… 심지어 눈치도 안 보고 말도 안 되는 명목으로 트집 ..
시험이 다가오니까 이것저것 다 귀찮아지고 그냥 하루하루 어디 부분 다시 봐야지, 자꾸 까먹는 거 기억 좀 났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 다른 생각들이 싹 밀려나가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달리기도 그냥 체력유지용, 생존형으로 하게 된다. 지난주부터 아~ 기록 재는 것도 귀찮다~~ 그랬는데 오늘은 뛰면서 워치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다. 뛸 때 한 90%는 무념무상이었고, 5%는 망할놈의 과목 하나를 이번주에는 다 씹어먹어버려야겠다는 다짐을 했고(막상 그렇다고 다 외워지지는 않는다ㅠ 읽었으면 머리에 좀 남아라ㅠㅠ 이 돌머리를 어째) 나머지 5%는 조성진 찬양을 했던 것 같다.(라흐 3번은 들을수록 미친 연주라는 생각이… 첫 소절부터 지상에 내려앉은 천사가 머릿속에 떠오름) 그렇게 되는대로 숨 안 차고 편안하게 발..
토요일에 학원 다녀와서 집에 있던 치킨을 두 조각 뜯고 스터디카페에 갔는데 소화가 하나도 안 됐다는 느낌이 마구마구 들었다. 그래도 다음날 모의고사 쳐야 하니까 좀 참고 공부를 했는데 그러지 말걸 그랬어. 장염으로 발전했잖아. 결국 다음날 학원도 못 가고 아침 굶고 스터디 카페 가서 아픔을 참아가며 모고만 풀어서 온라인 첨삭 신청하고, 엄마가 북어국 끓여줘서 맛 좀 보고 쇼파에 풀썩 앉았는데 그길로 쇼파에서 잠을 자기 시작해서 오후 내내 자고, 저녁에 잠깐 일어났다가 초저녁에 또 자고, 그 다음날 오전에 늦잠까지 자고, 도서관 가서 오후 내내 또 졸고 그렇게 내리 이틀을 병든 닭처럼 꼬박꼬박 졸았는데(앉아서도 그냥 잠깐 졸았다기 보다는 엄청 깊게 잠들었다.) 어제 아침에 일어나서야 느꼈다. 와 이게 묵힌..
어제 잠들기 전에 날씨를 확인 했더니 오늘 오후에나 갠다고 해서 아예 포기를 했는데 눈 딱 떠보니까 창밖이 훤한 게 뭔가 느낌이 좋았다. 비가 안 오는 걸 확인하고 옷도 갈아 입었는데, 아 몸 컨디션은 너무 안 좋았다. 술 마신 다음 날 아니면 해 본 적 없는 쇼파에서 뒹굴기를 잠깐 하다가 일단 운동 하고 늘어지자 싶어서 나갔다. 컨디션이 안 좋으니 7k만 뛰자고 런데이 설정하고 휘적휘적 뛰는데, 어쩐지 뛰다 보니까 컨디션이 쭉쭉 올라오는 느낌이 드네? 그래서 7k 휘리릭 뛰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1km 채 안 되는 언덕에서 모자라는 양을 채웠다. 매번 뛰러 나갈 때는 마지막에 언덕에서 마무리하자고 생각하는데 뛰다보면 힘들어서 그냥 천변에서 러닝은 마무리 하고 언덕은 걸어오곤 한다. 오늘보니 언덕 뛰기..
이건 지극히 과민성 대장을 갖고 있는 나한테만 해당하는 건데, 뛸 때 제일 신경 쓰이는 건 사실 발목도, 무릎도 아닌 장이다. 이놈의 장은 국민학교 다닐 때부터 참 트러블을 많이 일으켰는데, 초딩들은 잘 모르겠지만 국딩 때는 학교에 푸세식 화장실이 있었다. 요즘엔 쪼그려 앉는 양변기도 구경 못한 아이들도 있겠지만, 90년대만 해도 그랬다. 그냥 밑이 뻥 뚫린.. 아 지금 생각해도 싫다. 다시 돌아가라고 해도 화장실 참을거야. 그런고로 학교에서 똥마려울까봐 노심초사 했었다. 공부나 친구 스트레스보다 더 큰 게 선생들 회초리질이었고(잘하든 못하든 오지게 맞았고, 학생들 인간 취급 안 해주던 선생 많았음), 그거 못지 않게 스트레스인 게 화장실이었다. 그 때 화장실을 장 못 갔던 게 과민성 대장 증후군으로까지..
장마 시작! 새벽부터 하늘이 꾸물꾸물하길래 비오기 전에 서둘러 달려 나감. 이제 오른쪽 무릎이 묵직하게 아픈 건 좀 가셨고, 꼭 왼쪽 발목처럼 그냥 뛰면 느낌 좀 있고 거기서 큰 변화는 없는 상태가 됐다. 뼈마디는 한번 아프면 어차피 완치가 되는 경험을 못 해봤기 땜시롱ㅠ 그냥 안 아프면 된 거다 치고 다시 거리를 늘려봤다. 혹시나 해서 7k 설정하고 뛰었는데 나중에 3k 추가함. 올 여름들어 처음 반바지 입었는데 진작 입을걸 왜 글케 덥게 뛰었을꼬. 무릎 보호대 하기도 훨 편하고 시원하고 가볍고.. 확실히 10킬로 뛰니까 더 지치고 더 힘들고 더 숨차고 그래서 더 운동한 느낌이 나서 좋다. 운동하고 나서도 폐가 계속 열려 있는 것 같다. 무릎님만 요대로 버텨주면 계속 즐겁게 뜀박질 할 수 있읕텐데!
초반에는 다리가 괜찮길래 10킬로 가보자! 했는데 웬걸, 5킬로 좀 넘어가니까 또 무릎 안쪽에 뻐근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ㅠ 7키로만 딱 채우자고 생각하고 한강까지 달렸다. 쭉 내리막이라 아주 편안한 레이스를 즐겼음. 오늘 낮에는 날이 엄청 더웠는데, 아침에는 아직 기온이 오르기 전이라 살랑이는 바람결이 정말 좋았다. 한강에서부터 따릉이 타고 복귀하는데 얼굴에 닿는 공기가 정말 쾌적해서 흥얼흥얼 노래도 부르면서 왔다. 여기서 더 안 더워지면 딱 좋겠지만 그럴 일은 없겠지. 아무튼 10킬로는 못 채웠어도 다시 뛰니까 정말 좋다. 이 날씨를 최대한 만끽해야지.
무릎 아프고 난 다음 일주일만에 뛰었는데, 달리고 나서 그 숨차고 피곤한 느낌이 없어서 좀 아쉽기는 했다. 이제는 한 5킬로는 뛰어야 몸이 풀리는 듯한데(정확하게 몸이 풀리기 시작하면 내 몸 안에서 제일 둔한 것 같은 장이 움직이는 느낌이 든다) 오늘은 5키로만 딱 뛰었으니 몸풀기만 하고 끝낸 셈. 어쨌든 무릎도 더 이상 나빠지면 안 될 것 같고, 운동을 더 쉬기는 싫고 나름 타협한 게 이 정도다. 페이스 안 맞추고 속도도 그냥 몸이 원하는대로 뛰어보자고 했더니 내리막에선 빠르고 오르막에선 느려서 평소 페이스랑 비슷해졌다. 그러고 보니 관절 중에 안 아파본 데가 이제 거의 없는 것 같다ㅠ 손가락 발가락 있잖아? 하고 생각해보니 손가락도 한번 다쳐서 체외충격파 치료 한다고 돈 엄청 깨졌던 기억이 나고.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