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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덥고 배부르고 짜증나고 답답한 마음에 찌릉이를 끌고 나갔다. 서울대 입구에서 보라매공원까지 가는 복개천변에 자전거 도로가 쫙 나 있다는 걸 어제 처음 알았다. (이런 코스.) 한 신림역 부근까지는 양쪽에 일방통행 자전거 도로가 나 있는데 그 이후에는 양쪽 차선이 그려져 있다. 석양을 바라보며 달리는 길. 라이딩 프로그램을 켜고 그 카메라로 찍었더니 사진이 잘 안 나온다. 해상도가 확 떨어지는 게 뭔가 필터를 하나 낀 것 같은 느낌. 저 멀리 보라매 부근 주상복합빌딩이 보인다. 보라매 공원 바로 앞에서 자전고 도로는 끝난다. 조금만 더 가면 도림천이다. 앞으로는 이 길을 달려서 한강까지 가야겠다. 돌아오는 길... 자전거 도로를 달렸는데도 워낙 장애물이 많아 맘이 어지럽다. 가다 서서 사진도 찍고 정말 설..
뭐 모든 취미생활이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하나를 시작하면 풀셋팅을 해야 한다. 난 그렇지 않아! 라며 그나마 싼 잔차를 샀는데도 이런다? 사실 어제 내리막을 호롤로롤 내려오는데 앞에 사람들 피하면서 가다가 잘못하면 쟈철 역까지 데굴데굴 굴러 내려가서 머리도 깨지겠다 생각되는 순간이 꽤 있었음. 암튼 안전 제일이욤. 박스에 이렇게 예쁘게 담겨 오네. 블로그를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추천한 걸 보다가 보드 탈 때도 쓸 수 있다길래 주문. 안그래도 보드 헬멧이 없어서 하나 살까 했었는데 잘 됐다! 안쪽은 이렇게 생겼다. 헬멧 완충제 단면이 다 보인다. 일부러 그런건지 아끼려고 그런건지는 모르겠음. 분리한 모습. 머리통 작다는 얘길 많이 듣고 자라서 자신있게 S사이즈를 주문했는데 알고보니 옆짱구였다. ㅠㅠ 전화..
저녁을 먹고 나서 배가 불러서 동네 마실이나 가자하고 찌릉이를 끌고 나갔다. 사람들 피하느라 사진은 찍지도 못하고;; 서울대로 오르는 길에는 가로등도 띄엄띄엄 있는데 사람이 무지 많이 다닌다. 서울대 학생들도, 신림동 주민들도 엄청 걸어다닌다. 올라갈 땐 힘들고 내려올 땐 사람들 피하느라 힘들고. 서울대 정문까지 안 가고 중간에 수의대 쪽으로 빠졌다가 공포 영화스러운 분위기에 식겁했다. 수의대 뒷편 건물 하나에 동물들을 사육하고 있는 모양인데 다들 울부짖고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사람의 편의를 위해 동물을 희생 시키는 게 정당한 일인가, 또는 애완동물들을 치료하기 위해 다른 동물을 희생 시키는 건 정당한 일인가 등등 별별 생각이 다 날 법도 하지만 아까는 귀신 나오기 전에 빨리 여..
하늘이 엷은 분홍빛으로 물들던 저녁 점점이 빛을 내던 가로등불, 여의도 빌딩을 휘감은 화려한 조명 불을 환하게 밝힌 국회의사당을 옆에 끼고 분주하게 오가는 자동차들. 오늘은 달이 샛노랗게 떠서 가로등 노란빛과 어울렸다. 까맣게 광택을 내며 흐르는 한강은 볼 때마다 감동. 깜빡깜빡~ 찌릉찌릉~
찌릉이, 찌릉이, 찌릉이! 일요일 저녁에 찌릉이를 데리고 온 뒤부터 머릿속에 자전거만 둥둥 떠다닌다.ㅋㅋ 아이고 모지리... 암튼 이렇게 애정하는 찌릉이가 촌스러운 데칼을 두르고 있는 게 못내 아쉬워서 지워주기로 했다. 준비물: 네일 리무버. 발톱 지우려고 사놨던 거. 그리고 아세톤과 언제나 붙어다니는 화장솜! 오늘의 목표들. 아세톤을 화장솜에 흠뻑 적셔서 잠깐 붙여놓고 30초~1분 정도 기다리면 살짝 갈라지면서 뜨는데, 그 때 슬슬 문질러주면 지워진다. 요렇게 붙여 놓고 1분 기다리는 시간이 어찌나 길던지. 잘 벗기려면 양쪽으로 슥삭슥삭 문지르지 말고 한 쪽으로 쓱쓱 밀어주는 게 좋다. 때 밀듯이 한 쪽으로~! 말~끔~~~!! 'Lespo' 다섯글자 지우는데 화장솜 다섯개가 들었다. 한 글자에 하나씩...
유럽에 가서 놀란 것 중 하나가 자전거 문화, 익히 듣긴 했지만 그렇게 많은 사람이 신나게 자전거를 타고 다닐 줄은 몰랐다. 나도 딱 한번 포츠담에 갔을 때 구닥다리 엄청나게 무거운 자전거를 빌려서 돌아다녔는데 걷지 않아서 다리가 덜 아프고, 어디든 빨리 갈 수 있어서 좋았다. 사러 가기 전에 대충 검색질, 며칠 전에 요즘 라이딩에 취미 붙였다는 친구가 몇 개 추천해준 것도 있고 이리저리 인터넷을 둘러봤다. 내가 바란건, 이런거.(서서타기도 못 하는 주제에 자전거에 200만원씩 쓴다는 게 가당키나 해? -_-;;) 아니면 대략 이런 분위기. 알톤이니 티티카카니 이것저것 보다가 눈만 높아지는 것 같아서 무작정 집을 나섰다. 또 자전거는 인터넷이나 집 앞 점포나 별 차이가 없다는 얘길 들어서 그냥 자전거방에..